100일째 수취인불명 [참사 아카이브: 공항 계단의 편지]
[유지영, 소중한, 이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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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족 이효은(고 박예원씨 어머니, 왼쪽)·정현경(고 이민주씨 어머니)씨가 3월 25일 광주 북구 새로나추모관에서 <오마이뉴스>를 만났다. |
| ⓒ 소중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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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족 이효은(고 박예원씨 어머니)씨가 3월 25일 광주 북구 새로나추모관에서 딸의 봉안함 옆에 걸려 있는 수첩에 편지글을 적고 있다. |
| ⓒ 소중한 |
오지 않는 연락을 기다린 지도 어느덧 100일이 흘렀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숨진 고 박예원씨의 어머니 이효은씨는 지금도 딸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다. 메시지 옆의 '1'은 2024년 12월 29일 이후 사라지지 않는다.
이씨뿐만 아니라 유가족 모두가 겪고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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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안국제공항 계단에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를 애도하는 편지들이 가득 붙어 있다. 2025. 02. 28. |
| ⓒ 소중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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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니가 좋아하는 거 사다 준다는 너의 연락이 더 마음 아프고 가족방에 없어지지 않는 1이 아직도 믿을 수 없어." |
| ⓒ 소중한·유지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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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국에 도착했다는 전화 매일매일 기다리고 있는데 아직까지 전화가 없구나. 도착하자마자 제일 먼저 나한테 전화해라. 아빠가 전화 요금 다 내줄게." |
| ⓒ 소중한·유지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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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잘 갔니? 도착했음 카톡해야지 왜 답이 없어." |
| ⓒ 소중한·유지영 |
"성호. 내 동생으로 태어나서 지금까지 단 한 순간도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다. 이제는 모든 짐을 내려두고 너와 ○○이의 행복을 위해 살기를. 많이 보고 싶다, 아주 많이! 행복한 여행이 되어라. 곧 만나자. 사랑해. - 누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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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주 많이! 행복한 여행이 되어라. 곧 만나자. 사랑해." |
| ⓒ 소중한·유지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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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생 많았고 우리 애들 지켜줘요. 사랑합니다. 많이 사랑했어요." |
| ⓒ 소중한·유지영 |
공항엔 아직 유가족들이 남아 있다. 그리고 2636개의 편지가 공항 계단에 여전히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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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월 1일 무안국제공항을 찾은 제주항공 참사 추모객들이 2층으로 향하는 계단에 추모 쪽지를 붙이고 있다. |
| ⓒ 소중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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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주 북구 새로나추모관에 나란히 놓여 있는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고 박예원·이민주씨의 봉안함. 2025. 03. 25. |
| ⓒ 소중한 |
"예원아. 오케스트라 모두 왔다. 네가 우리 모두에게 이렇게 중요하고 귀한 존재였다는 걸 꼭 기억해라. 선생님이 진짜 많이 보고 싶다. 꼭 다시 보겠지만 그 시간이 아득하구나."
"예원아, 사실 나 아직도 믿기지 않아. 네 목소리, 얼굴 모든 게 생생한데 네가 내 카톡도 안 읽고 나한테 시비도 안 걸어주는 게 이상해."
"예원아. 거기서 민주랑 재미있게 놀고 있어. 가끔은 내 꿈에 나와서 같이 놀아줘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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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꼭 다시 보겠지만 그 시간이 아득하구나." |
| ⓒ 소중한·유지영 |
"민주야 보고 싶다. 난 아직도 거짓말 같아. 믿기지 않아. 사실 근데 진짜 내일이라도 연락해서 아니라고 할 것 같아."
"너 보고 온 다음 날 일하다 손가락을 베었는데 그 작은 상처도 이렇게 아픈데 넌 얼마나 고통이었을까 감히 상상도 할 수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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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 보고 온 다음 날 일하다 손가락을 베었는데 그 작은 상처도 이렇게 아픈데 넌 얼마나 고통이었을까." |
| ⓒ 소중한·유지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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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족 정현경(고 이민주씨 어머니)씨가 25일 광주 북구 새로나추모관에서 여행 중이던 딸과 나눈 대화를 내보이고 있다. |
| ⓒ 유지영 |
"제가 아직 이곳에 있다는 건, 나나 우리 예원이나 아직 시간여행자를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저는 계속 기도합니다. 시간여행자를 만나 제발 딸에게 이 말을 전하게 해달라고요. '떠나지 말고 제발 집에 있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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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족 이효은(고 박예원씨 어머니)씨가 25일 광주 북구 새로나추모관에서 딸의 봉안함 옆에 앉아 있다. |
| ⓒ 소중한 |
시간을 되돌릴 순 없지만 기억을 멈추지 않겠다는 이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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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록 시간을 멈추어 되돌릴 수 없다 하더라도 기억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
| ⓒ 소중한·유지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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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일 공항에 있지만 너무들 관심이 없고 우리 부모님, 형제·자매들이 벌써 잊히는 것 같아." |
| ⓒ 소중한·유지영 |
"목포와 공항을 오가며 '이게 아닌데'를 수없이 되뇌어도, 결코 되돌릴 수 없음을 알면서도 쉬이 마음의 이별이 안 된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 보고 싶고 만지고 싶고 목소리 듣고 싶고 정말이지 미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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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하는 나의 아들아, 어떻게 우리를 버리고 하늘나라로 간 거냐. 믿을 수도 믿고 싶지도 않다." |
| ⓒ 소중한·유지영 |
"사랑하는 내 동생 ○○아 추도식이 끝난 후 비로소 그때야 내 꿈에 나타나 준 너, 내가 물었지. '○○아 다음 생에 태어나면 그때 또 누나 동생으로 태어나 줄 수 있을까? 그땐 더 잘해줄게.' 넌 대답했어. '누나, 그땐 내가 오빠로 태어날게.' 존재 자체가 축복이었던 너. 다음 생엔 오빠 동생으로 또 만나. 사랑해."
"엄마! 사랑하는 나의 엄마. 엄마의 빈자리는 크겠지만 잘 견디며 살아갈게. 보고 싶으면 언제든 꿈속에서 꼭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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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음 생엔 오빠 동생으로 또 만나. 사랑해." |
| ⓒ 소중한·유지영 |
다른 참사의 유가족도 공항을 찾았다. "어느 평온한 날, 차갑게 식어 돌아온 가족을 맞아 본 사람"들은 "조금이나마 마음을 보탰"다.
"어떤 말로 가족 분들의 아픔을 위로할 수 있을까요. 다만 어느 평온한 날, 차갑게 식어 돌아온 가족을 맞아 본 한 사람으로서 그저 눈물만 흘리다 갑니다. 부디 부디 쓰러지지 마세요."
"남아 있는 가족분들의 아픔과 충격. 시간이 갈수록 그리움은 더할 것이라 짐작합니다. 매순간마다 보고 싶고 심장이 조여오지만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고 하루하루를 견디게 될 그 마음 누구보다 잘 아는 저도 이곳에서 유가족 옆에서 조금이나마 마음을 보탭니다. 부디 굳건하시길. - 대한민국의 또 다른 참사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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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 아들도 떠난지 100일이 다가오는데." |
| ⓒ 소중한·유지영 |
"순간 그 순간 찰나만큼은 아무 기억도 못 하길. 아무 고통도 없으셨길. 그냥 순간이 꿈처럼 지나갔길. (저는) 그냥 그 순간만큼은 그냥 진짜 그날 운이 좋았던 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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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
| ⓒ 소중한·유지영 |
"마음이 너무나 아픕니다. 가신 분들이 편안히 가시기를 바랍니다. 이 대한민국에서 두 번 다시는 이 같은 불행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조사와 항공 안전사고 대비 준비를 잘 해서 일가족을 먼저 보내는 아픔이 발생되지 않도록 정부에서 대책 마련해주시기를 바랍니다."
"179명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공항 시설 관련 방안 강화, 안전 시설 확충을 바라며 더 이상 이런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하지 않기를 간곡히 바랍니다."
"무지개를 보았어요. 좋은 곳으로 가셨을 거라 믿어요. 이제 가족 분들과 저희가 함께 연대할게요. 끝날 때까지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진상규명이 반드시 이뤄지도록 유가족들에 대한 2차가해를 끊어낼 수 있도록 함께 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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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 가족 분들과 저희가 함께 연대할게요. 끝날 때까지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
| ⓒ 소중한·유지영 |
"엄마·아빠! 그렇게 이뻐하던 딸 왔어. 많이 보고 싶었지? 태국 가서 망고 사 오라니까 사 오기 싫은지 안 오네. 망고 안 사와도 되니까 얼른 와. 보고 싶어. 앞으로 어리광 피울 날이 많을 줄 알고 철없는 행동 많이 했었는데 이렇게 짧을 줄이야. 나 평생 철 안 들 거야. 그러니까 엄마·아빠가 따뜻한 햇살로, 시원한 바람으로 내 곁에 오래오래 있어 줘. 그럼 나도 엄마 아빠가 가르쳐준 대로 남에게 배려하고 베풀며 살아갈게."
부치지 못한 편지는 지금도 공항 계단에 붙어 있다. 아래 편지 2636개를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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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아빠! 그렇게 이뻐하던 딸 왔어. 많이 보고 싶었지?" |
| ⓒ 소중한·유지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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