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저서 지지자만 보는 尹…MBC "관저정치" KBS는 비판 없어

노지민 기자 2025. 4. 6.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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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면된 尹, 극렬 지지자 향한 메시지만...KBS 뉴스, 타 지상파 대비 '비판' 덜어내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위헌·위법적 비상계엄(12·3 내란사태)으로 파면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사흘 째 관저에서 나가지 않은 채 “늘 여러분 곁을 지키겠다”며 극렬 지지자를 위한 메시지만 내고 있다. 국가기간방송사 KBS 뉴스에선 이에 대한 비판을 찾아보기 어렵다.

윤 전 대통령은 6일 탄핵 심판 법률대리인단을 통해 “청년 여러분께서 용기를 잃지 않는 한 우리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며 “저는 대통령직에서는 내려왔지만, 늘 여러분 곁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또 “2월13일 저녁 청계광장을 가득 메웠던 여러분의 첫 함성을 기억한다”면서 “나라의 엄중한 위기 상황을 깨닫고 자유와 주권 수호를 위해 싸운 여러분의 여정은 대한민국의 위대한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2월13일은 일명 '대통령 국민변호인단'이라는 윤 전 대통령 지지 단체가 서울 청계광장에서 출범식을 열고 대통령 탄핵 반대에 더해 부정선거 음모론, 일부 법관에 대한 비난 등을 높인 날이다. 이 단체는 비상계엄이 국민 계몽을 위한 '계몽령'이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이에 윤 전 대통령은 국민 기본권을 억압하는 비상계엄을 선포해 파면된 전직 대통령이 본인이 파면된 결정에 대한 승복이나 사과 없이 강성 지지층 결집만 노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025년 4월6일 MBC 뉴스데스크 갈무리

이날 저녁 주요 지상파 3사 중 MBC, SBS는 윤 전 대통령의 관저 정치를 메인뉴스의 첫 번째 '톱(TOP) 리포트'로 다뤘다.

MBC '뉴스데스크'는 <윤석열 “여러분 곁 지키겠다”..퇴거는 않고 사실상 '관저 정치'> 리포트에서 “파면 당일에도 '지지자들의 기대에 부응 못 해 죄송하다'고만 했던 윤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결정을 존중한다거나, 반성과 사죄, 국민 통합의 표현은 지난 사흘 간 단 한 번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윤 전 대통령은 관저에서 퇴거할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 파면 사흘째 저녁 청와대에서 나왔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달리, 여전히 한남동 관저에 머무르면서 사실상 '관저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과 같은 야당 뿐 아니라 집권 여당 국민의힘 내에서도 “매우 부적절한 행동”(조경태 의원)이라는 쓴소리가 나왔다고 했다.

▲2025년 4월6일 SBS '8뉴스' 갈무리

SBS '8뉴스'는 <윤, 지지층에 “위대한 역사로”…민주당 “안위 위해 선동”> 리포트를 통해 “오늘 메시지는 앞으로 대선 과정에서 지지층의 결집을 기대하는 마음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면서 “민주당은 논평에서 윤 전 대통령을 향해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에 불복하는 것이냐며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 극렬 지지층을 선동해 폭주를 이어갈 셈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했다.

이어진 <승복 메시지 없었다… “여러분 곁 지킬 것” 정치적 노림수?> 보도에선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정당성을 우회적으로 주장하고 있으며, 자연인 신분으로 정치적 행보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해석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2025년 4월6일 JTBC '뉴스룸' 갈무리

이날 종합편성채널 JTBC '뉴스룸'도 1~2번째 리포트로 윤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윤 전 대통령은 파면 선고로부터 약 56시간 만에 삼성동 사저로 갔던 박근혜 전 대통령보다도 더 오랜 시간 관저에 머물며, '대선 승리'를 운운한다는 야당 비판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승복' 대신 '지지층 결집' 입장문만…윤 '메시지 정치' 본격화하나> 제목의 두 번째 기사에선 '메시지 정치'에 나선 윤 전 대통령의 행보가 “국민 분열을 더 키우고 있단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2025년 4월6일 KBS '뉴스9' 갈무리

반면 KBS '뉴스9'는 우원식 국회의장의 조기 대선·개헌 국민투표 동시 시행 제안, 여야 정치권의 대선 체제 전환 관련 보도를 먼저 전했다. 4번째 순서의 <윤, 승복 대신 “늘 지지층 곁에”…이번주 사저 이동> 리포트는 윤 전 대통령이 헌재 결정에 승복하지 않았다고 짚었으나, 현 행보에 대한 비판은 담지 않았다.

KBS는 “윤 전 대통령의 '책사'로 불렸던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 선고 직전 승복과 통합을 촉구한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며 “윤 전 대통령은 이번 주 중후반쯤 서울 서초동 사저로 이동할 전망이다. 경호처는 사저가 공동주택인 만큼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경호를 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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