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혜롭고’ ‘자비로운’ 우리의 트럼프 [편집장 레터]

“Just figured out where these fake tariff rates come from. They didn‘t actually calculate tariff rates + non-tariff barriers, as they say they did. Instead, for every country, they just took our trade deficit with that country and divided it by the country’s exports to us.

So we have a $17.9 billion trade deficit with Indonesia. Its exports to us are $28 billion. $17.9/$28 = 64%, which Trump claims is the tariff rate Indonesia charges us. What extraordinary nonsense this is.”

<미국 언론인 James Surowiecki의 X>

‘fake tariff’ 가짜 관세라는 단어에 시선이 콕 박힙니다. 그의 계산법이 아주 흥미롭습니다. “미국의 인도네시아로부터의 무역적자는 179억달러이고, 인도네시아의 미국 수출액이 280억달러인데 179를 280으로 나누면 0.6393 반올림해서 0.64가 나오고 그래서 64%라는 숫자가 도출됐다. 트럼프는 이 숫자가 인도네시아가 미국에 부과하는 관세율이라 주장했다.”

한국은 어떨까요? 한국이 발표한 수치 기준으로 한국은 지난해 미국에 1278억달러를 수출했고 대미 무역흑자가 557억달러였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집계한 2024년 무역 자료를 보면 한국의 지난해 대미 수출액은 1330억달러, 대미 무역흑자는 660억달러로 나옵니다. 인도네시아 계산법처럼 660을 1330으로 나누면 0.4962 반올림해서 0.50이 나옵니다. 트럼프가 한국이 미국에 부과하는 관세율이 50%라고 했으니 정확하게 맞습니다.

그리고 ‘호혜롭고’ ‘자비로운’ 트럼프는 그 숫자의 딱 절반인 25%(전 세계 모든 나라를 다 합해도 ‘잽도 되지 않는’ 세계 최강 미국이 첫날 26%라고 했다가 다음 날 25%라고 정정하질 않나) 관세를 한국에 부과합니다. 46%를 때려 맞은 베트남도, 32%를 부과받은 대만도, 24%로 상대적으로 나은 일본도 계산법은 다 똑같습니다. 정말 자로 잰 듯 정확하게 ‘호혜’롭습니다. 게다가 그 숫자를 뚝 잘라 절반으로 줄여줬으니 얼마나 ‘자비’로운 우리의 트럼프인지요.

한국 25%도 기함할 일이지만, 베트남 46%는 놀랄 ‘노’ 자입니다. 중국을 대체할 생산기지로 베트남을 선택해 오래전부터 베트남에 자리를 잡은 한국 기업들이 난리가 났습니다.

이런 ‘호혜롭고’ ‘자비로운’ 트럼프식 관세 방정식은 언제까지 작동할 수 있을까요? 한국 경제는 물론이려니와 세계 경제가 과연 버텨낼 수 있을까요? 미국 경제는 물론이고요. 어쩌면 전 세계는 지금 트럼프 기관사가 모는 ‘지옥으로 가는 열차’에 탑승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너도 죽고 나도 죽고 다 같이 죽으니 이 또한 지극히 ‘호혜로움’의 결과려나요.

제임스가 X에 쓴 마지막 문장이 뼈를 때립니다.

“What extraordinary nonsense this is(정말 엄청난 헛소리예요).”

그나마 탄핵 선고가 8 대 0 전원 일치로 나와 다행이다 싶습니다. 지금부터 하나하나 정리되길 바랄 수밖에요.

[김소연 편집장 kim.soye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04호 (2025.04.09~2025.04.1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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