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배 재판관 '울컥', 윤석열 파면에 화제된 이 장면
[성하훈 영화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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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른 김장하>에 등장하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
| ⓒ 시네마달 |
12.3 내란이 발생했을 당시 가장 많이 입에 오른 영화는 <서울의 봄>이었다. 1979년 전두환·노태우를 중심으로 한 신군부의 12.12 군사 쿠데타를 세밀하게 묘사한 <서울의 봄>은 2023년 11월 22일 개봉한 이후 1300만 관객이 관람하면서 12.3 윤석열 내란을 시민들이 저지하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내란이 발생한 이후 한 시민은 소셜 미디어에 '대한민국 영화계에 깊이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서울의 봄> 1천만 관객이 없었다면 비상계엄 선포가 어떤 의미인지 제대로 이해하고 즉각 행동에 나섰을 젊은 세대는 없었을 거라 감히 말씀드린다. 거듭거듭 감사드린다"는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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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의 봄> 촬영 현장에서 김성수 감독과 배우들 |
| ⓒ 하이브미디어스코프 |
그는 "쿠데타 이후 시민들이 국회로 달려가고 탄핵을 찬성시키기 위해 여의도에 모인 것을 보며 요즘 관객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그리고 왜 우리 영화를 많이 봐줬는지 깨달았다. 이분들은 정의로운 사람들이고 정의에 대한 신념을 가진 사람들임을 느꼈다"고 연대감을 나타냈다. 김성수 감독은 이후 윤석열 파면을 요구하는 영화인들의 성명 등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며 윤석열 파면이 선고되는 순간까지 힘을 실었다.
한 편의 영화가 울분의 지난 역사를 되풀이되지 않도록 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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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른 김장하> 한 장면 |
| ⓒ 시네마달 |
<어른 김장하>에는 윤석열 파면을 선고한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등장한다. 김장하 선생의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 도움을 받았던 이들이 몰래 준비한 깜짝 파티에 등장해 감사 인사를 전하는 장면이다. 문형배 헌법재판관은 옛 기억에 감정이 복받치는 듯 잠시 말을 잊지 못하기도 한다.
그는 2019년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회에서 "고등학교 2학년 때 독지가인 김장하 선생을 만나 대학교 4학년까지 장학금을 받을 수 있어 덕분에 학업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고, 사법시험에도 합격할 수 있었다"며 김장하 선생을 이렇게 소개했다.
"김장하 선생은 한약업소로 번 돈으로 명신고등학교를 설립하여 경상남도에 기증하였고 수백명의 학생들에게 지급하였으며 형평운동기념사업회 진주오광대 복원사업, 경상대학교 남명학관 건립 등 좋은 일을 많이 하였습니다.
선생은, 자유에 기초하여 부를 쌓고 평등을 추구하여 불합리한 차별을 없애고 박애로 공동체를 튼튼하게 연결하는 것이 가능한 곳이 대한민국이라는 것을 몸소 깨우쳐 주셨습니다. 고시에 합격 후 선생을 찾았습니다.
선생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게 고마워할 것은 없다. 나는 이 사회에 있던 것을 네게 주었으니 갚아야 된다고 생각하면 이 사회에 갚아라.' 선생의 이 말을 저는 한시도 잊은 적이 없었습니다."
헌법재판소 선고가 늦어지면서 내부 상황에 대해 설왕설래가 오가던 때 김장하 선생을 세상에 알린 주역이었던 김주완 전 경남도민일보 기자는 "그동안 내부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문형배 대행이 이끄는 헌재가 엄동설한에 촛불을 들었던 김장하 선생의 간절한 마음을 배반하진 않으리라 믿는다"고 신뢰를 보내기도 했다.
<어른 김장하>에는 그런 장면이 나온다. 장학금을 지원해 준 학생 중 독재정권에 맞서 시위하다 구속되고 잡혀갔던 이들도 있었는데 (그들이) 김장하 선생에게 미안해 하는 장면이다. 하지만 김장하 선생은 "그것도 다 사회를 위하는 길"이라고 다독거린다.
김장하 선생의 정신이 헌법수호와 민주주의에 긍정적으로 자리한 시간이었다.
명필름 심재명 대표는 "우리 사회의 진정한 어른 김장하 선생의 철학과 가치관을 다룬 다큐 <어른 김장하>에 문형배 재판관도 아주 인간적인 모습으로 등장한다. 다큐는 감동의 도가니이니 아직 안 보셨다면 찾아보시길 권한다"면서 "오늘 또, 우리 각자는 하나의 점이지만 그 점들이 모여 선이 된다는 걸 다시 깨닫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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