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불확실성 걷힌 금융시장 ‘안도’…환율 1430원대 하락·코스피 ‘선방’
이재명 테마주 등 정치주 ‘들썩’
미국과 관세 협상 등 변수 남아
윤석열 전 대통령의 4일 파면 결정 소식에 국내 금융시장은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헌법재판소의 주문 결정문이 파면으로 기울자 코스피 지수는 잠시 상승 반전했고, 원·달러 환율은 30원 넘게 빠져 2년5개월 만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이후 넉 달간 시장을 짓눌렸던 국내 정치의 불확실성이 해소된 영향이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 등 증시에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미국발 악재에 이날 코스피 지수는 하락 마감했지만 일본 등 아시아 주변국에 비해서는 하락폭이 적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2.9원 내린 1434.1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2022년 11월11일(-59.1원) 이후 2년5개월 만에 일일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했다는 말은 원화가치가 상승했다는 말이다. 미국발 관세 영향에 더해 윤 전 대통령 파면으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가 반영된 것이다.
환율은 이날 전날 대비 16.5원 떨어진 1450.5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탄핵심판 선고문이 낭독되던 오전 11시15분에는 전날보다 36.8원 떨어진 1430.2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원·달러 환율 상승분 중 30원은 계엄 등 국내 정치적 영향 때문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코스피 지수는 0.86% 내렸으나 일본 닛케이 지수가 2.75%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선방’한 결과로 해석된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3.9포인트(0.57%) 올랐다.
전날 미국 증시의 대폭락 영향으로 코스피 지수는 전날 대비 36.21포인트(-1.46%) 내린 2450.49로 장을 시작했다. 오전 11시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시작되자 상승 전환했다. 특히 파면 선고 가능성이 높아지자 오전 11시12분에는 25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다만 전날 미국이 발표한 상호관세 파급력이 컸고 뉴욕 증시가 4~5% 급락한 영향으로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21.28포인트(0.86%) 내린 2465.42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7000억원 넘게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불확실성 해소와 함께 원화 강세 전개 시 외국인 수급이 개선될 수 있다”며 “이는 코스피의 반등 탄력 강화와 글로벌 증시 대비 상대적 강세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됐더라도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남아 있다는 점은 변수다.
이날 윤 전 대통령 파면으로 조기대선이 확정되면서 정치 관련 테마주도 요동쳤다. 대표적 ‘이재명 테마주’인 오리엔트정공은 탄핵 선고문이 낭독되는 동안 전날보다 20% 넘게 올랐다가 이후 오후 들어 차익 실현 매물 여파로 전날보다 15% 넘게 떨어졌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테마주로 분류되는 평화홀딩스(29.93%)와 오세훈 서울시장 관련주로 꼽히는 진양산업(25.39%) 등은 급등했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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