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층 껴안기 나선 여권 주자들... 한동훈 "언제나 국민과 함께"
[곽우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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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3월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을 예방하고 있다. |
| ⓒ 권우성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당 대표가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의 탄핵 선고 이후 지지자들을 위로하고 나섰다. 윤씨의 파면이 결정되면서 조기 대통령 선거 정국으로 넘어가는 가운데, 유력 여권 대선 주자 중 '탄핵 찬성' 입장을 했던 인사들은 일제히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통합'을 강조하며, '보수 재건'을 기치로 걸었다.
반면 '탄핵 반대' 입장을 고수했던 주자들은 4일 오후 현재까지 신중하게 상황을 관망하는 모양새이다. '계엄은 잘못됐지만, 탄핵은 반대'라며 윤씨를 옹호했던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은 물론이고, 탄핵 찬성과 반대에서 갈피를 못 잡고 메시지 혼선을 빚었던 오세훈 서울특별시장 또한 침묵 중이다.
역시 윤씨를 감쌌던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만 "국민이 직접 선출한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서 또다시 파면된 것이 안타깝다"라며 "이 아픔을 이겨내고, 오늘의 어려움을 극복하여, 더욱 위대한 대한민국으로 발전해 갈 수 있도록 국민 모두 힘을 모아 앞으로 나가자"라고 짧게 온라인으로 입장을 표명했다.
"고통스럽더라도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자유민주주의"
12.3 내란사태 이후 오락가락 행보로 지지율을 깎아먹어 왔던 한 전 대표는 이날 본인의 페이스북에 "사랑하는 지지자들과 당원 동지들께서 느끼실 오늘의 고통, 실망, 불안을 함께 나누겠다"라고 밝혔다. "고통스럽더라도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자유민주주의이고, 공동체에 대한 책임감이다"라고도 강조했다. 이번 탄핵 결정이 어쩔 수 없었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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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인용된 후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맨 왼쪽)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있다. |
| ⓒ 남소연 |
이어 "그러나 국민이 직접 선출한 대통령이 파면된 현실은 참담하고 안타깝기 그지 없다. 저도 책임있는 여당 중진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께 사과드린다"라며 "이제 헌재 선고가 내려진 만큼, 혼란과 갈등의 밤을 끝내고, 국정 안정과 국민 통합을 향해 나아가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그는 "탄핵을 찬성한 분도, 반대한 분도 모두 나라를 걱정한 마음은 같을 것"이라며 "아울러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 모두의 역사적 책무이다"라고 주장했다. "저 또한 이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지금의 난국을 극복하고 우리 당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이야기였다.
유승민 전 의원 또한 '보수 재건'과 '국민 통합'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이날 내어 놓았다(관련 기사: 탄핵 찬성' 김상욱 "오늘은 민주주의 기념일, 국경일 제정하자" https://omn.kr/2cw5i). "차이를 넘어 우리 모두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라며, 사실상 당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탄핵 반대 입장의 강성 지지층을 설득하고 나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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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인용된 후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 ⓒ 남소연 |
이 의원은 "국민이 집권 세력에게 국정 운영의 기조를 바꾸라고 선거를 통해 요구를 드러냈으면, 집권당과 대통령은 마땅히 그것에 따랐어야 정상"이라며 "그러나 '이 모든 것이 부정선거 탓이다', '이 모든 것이 내부 총질하는 당 대표 탓이었다'는 망상에 빠져 있다가 오늘 이 지경에 이르렀다"라고 여권을 힐난했다. "오늘부로 부정선거니 계몽령이니 하는 반지성의 언어를 쓰는 무지몽매한 정치 세력은 윤석열과 함께 공론의 장에서 완전히 사라져야 한다"라는 주장이었다.
특히 "또 하나 사라져야 할 악의 축이 있다"라며 "부정선거 망상에 빠져 계엄령까지 선포한 망상의 대통령이 지나간 자리에, 국부펀드 만들어 엔비디아 같은 기업 하나 만들어 국민이 사이좋게 나눠 갖자는 망상의 대통령이 들어와서는 안 될 것"이라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직격했다.
그는 "정치로 안 되니 무력으로 제압하려 했던 황당무계한 계엄령에 대한 심판이 오늘의 판결이라면, 한 사람 구속되는 걸 막아보겠다고 국회에서 압도적 다수 의석을 칼과 방패로 삼아 수십 차례 탄핵으로 정치를 마비시켰던 거대 야당에게도 국민은 반드시 심판의 철퇴를 내릴 것"이라고 제1야당을 정조준했다.
"이번에는 부디 임기를 제대로 마칠 수 있는 안정적인 대통령, 사법적 논란의 소지가 없는 깨끗한 대통령을 선출해야 할 것"이라며, 이 대표의 소위 '사법 리스크'도 에둘러 저격했다. 가장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를 겨냥한 것은, 그와 당이 이른바 '대선 모드'에 진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야권의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탄핵 추진을 비판하며 '차별화'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이 인용된 오늘, 정치를 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과제는 이 허전한 폐허 위에 새로운 대한민국의 얼개를 그리는 일"이라며 "개혁신당은 그 길에 매진하겠다"라고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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