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선고되자 눈물 펑펑, 얼싸안고 "대한민국 만세!"

김병기 2025. 4. 4.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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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파면 세종 비상행동', 정부청사 앞 탄핵 선고 '공동 시청'... 일제히 환호성

[김병기 기자]

 윤석열 탄핵 선고 직후 기뻐하는 세종시민들
ⓒ 김병기
 세종 정부종합청사 농성천막 앞에서 헌재의 윤석열 탄핵 선고 장면을 공동시청하고 있는 시민들.
ⓒ 김병기
▲ 세종 정부종합청사 앞... 파면 선고되자 일제히 환호성 #shorts ⓒ 김병기
"피청구인 윤석열을 파면한다."

4일,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이같은 주문이 선고되자, 끝까지 숨죽이며 이를 지켜봤던 세종시민들이 일제히 일어나 "만세" "대한민국이 이겼다"를 외쳤다. 너나할 것 없이 서로 부둥켜안았다. 눈물을 펑펑 쏟는 시민도 있었다. 세종시 정부종합청사 안내실 앞에 차려진 농성천막 앞에서다.

이날 윤석열즉각파면·사회대개혁 세종비상행동(세종비상행동)은 오전 10시부터 농성천막 앞에서 대형TV를 틀어놓고 탄핵 선고를 공동시청했다. 세종비상행동 관계자뿐만 아니라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관계자와 시민 등 80여명이 모여서 20여분 동안 진행된 선고를 지켜봤다. 문 권한대행이 선고문을 읽으면서 피청구인 윤석열의 주장을 하나씩 일축할 때마다 짧은 탄성이 터지기도 했지만, 끝까지 숨을 죽였다.

오전 11시 22분, 문 권한대행이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한다"면서 "주문, 피청구인 윤석열을 파면한다"고 밝히자 시민들은 손에 들고 있었던 피켓을 일제히 올리며 만세를 불렀다. 이 피켓에는 "반헌법적 계엄선포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고 적혀 있었다.
 세종 정부종합청사 농성천막 앞에서 헌재의 윤석열 탄핵 선고를 지켜보던 시민들이 포옹을 하며 기뻐하고 있다.
ⓒ 김병기
 세종 정부종합청사 농성천막 앞에서 헌재의 윤석열 탄핵 선고를 지켜보던 시민들이 포옹하며 기뻐하고 있다
ⓒ 김병기
탄핵 선고 직후 세종비상행동 이혜선 공동대표는 "탄핵 선고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은 윤석열 대통령의 행위에 대해 '국민에 대한 배반'이라고 표현한 대목이었다"면서 "지금 국민들의 정서를 정확하게 헌법재판소에서 말씀해 주셨다"고 말했다.

세종비상행동은 곧바로 농성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재의 윤석열 파면에 대한 환영 입장을 밝힌 뒤 '윤석열 즉각 체포' '극우사대매국세력의 단죄' '정치검찰과 사이비 언론에 다한 개혁' '노동, 장애, 여성, 성소수자를 포함한 혐오와 차별 철폐' '한반도의 긴장완화 조치' 등 사회대개혁 과제를 제시했다.

우선 세종비상행동은 "위헌적이고 불법적인 비상계엄령 발포 123일만인 오늘, 내란수괴 윤석열이 파면됐다"면서 "지난 시기 수많은 낮과 밤을 지나며 간절히 싸워온 국민의 의지와 민주주의의 승리이다, 우리 모두는 하나하나가 어둠을 밝히는 횃불이었고 등대였다"고 윤석열 탄핵 인용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이어 세종비상행동은 "이제 우리는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탄핵이라는 큰 고개를 하나 넘었을 뿐"이라면서 6개 항에 걸친 사회개혁 과제를 밝혔다. 그 첫 번째 과제는 윤석열의 즉각 체포와 재구속이었다. 이들은 "신속한 특검을 통해 윤석열과 김건희, 내란 동조자 부역자들에 대한 엄중한 수사와 단죄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세종비상행동이 두 번째로 든 사회개혁 과제는 내란을 정당화하고 폭동을 사주하는 세력들에 대한 단죄였다. 세종비상행동은 "극우사대매국세력들이 여전히 국가권력을 손에 쥐고 있는데, 이들은 국정문란을 계속하는 양의 탈을 쓴 이리떼들"이라면서 "일차적으로는 서부지법 난입과 폭동 선동자들에 대한 성역없는 수사와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세 번째는 정치검찰과 사이비 언론 개혁이었다. 세종비상행동은 "검찰과 사법부는 듣도보도 못한 법리를 들고나와 윤석열 내란범의 탈옥을 도왔고 민주공화정의 기본인 3권 분립을 훼손했다"면서 "기레기 언론과 극우 유튜버, 종편매체들은 각종 거짓 뉴스로 국론을 분열시키고 국민들을 이간질했다"고 성토했다.

세종비상행동은 또 "구조적이고 지속적인 차별을 해소하고 혐오를 넘어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면서 "민주당은 포함한 정치권은 남북 위기를 해소하고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로운 관계 구축의 청사진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세종비상행동은 "직접민주주의가 뒷받침되지 않고 노동자·농민·시민들의 다양한 정치적 진출을 보장하지 못하는 후진 정치체제가 사회의 발전을 일순간에 얼마나 후퇴시킬 수 있는지를 윤석열 일당들이 역설적으로 보여줬다"면서 "우리는 전국 각 지역에서 윤석열 즉각 구속과 내란종식, 내란세력 청산을 요구하며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힘있고 다양한 운동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 정부종합청사 농성천막 앞에서 헌재의 윤석열 탄핵 선고 장면을 공동 시청하고 있는 세종시민들
ⓒ 김병기
▲ “국민 투쟁이 없었다면... 함께해서 영광” 이혜선 세종비상행동 대표 #shorts ⓒ 김병기

이어 더불어민주당 세종시당도 기자회견을 열고 환영 성명을 발표했다. 김현옥 세종시의회 민주당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은 국정 운영 과정에서 헌법과 법률을 준수하지 못하고, 국정 책임자로서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는 심각한 문제를 초래했다"면서 "이에 따라 헌법재판소가 내린 이번 판결은 대한민국의 법치주의를 수호하고, 국민 주권의 원칙을 확립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이번 결정은 단순히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중대한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면서 "우리는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다시는 유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한 제도적 개혁과 시스템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국혁신당 세종시당도 연이어 기자회견을 열었다. 환영 성명서를 낭독한 김길모 부위원장은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파면 결정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헌법의 정신을 지키기 위한 역사적 판결이며,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정의와 법치의 방향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어 "이번 판결은 단순히 개인의 파면이 아니라 헌법적 가치를 훼손하고 권력을 사유화하면서 국민 위에 군림한 반헌법 세력에 대한 엄정한 심판으로, 대한민국 미래가 걸린 중대한 결정이었다"면서 "민주진보 진영은 정권을 창출해서 반헌법 세력을 척결하고, 기득권 세력이 판치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세종비상행동은 4일 오후 6시 30분부터 도담동 해뜨락 광장에서 '제20차 나라걱정 세종행진' 집회를 열고 정부종합청사 안내동 앞 철야농성장까지 행진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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