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쌀 관세 513%” “자국차 내수 비중 81%”…트럼프 ‘숫자’의 함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에 대한 관세 조치를 발표하면서 자국에 유리해 보이는 수치들을 근거로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사실과 맞는지 확인해봤다.
우선 한국은 미국산 쌀을 수입할 때 5%의 관세를 매긴다. 매년 의무적으로 미국으로부터 사들이는 13만2304t의 저율관세할당물량(TRQ)에 대해서다. TRQ를 넘는 수입량에 대해선 513%의 관세를 부과하지만, 이렇게 높은 세율을 부담하면서까지 한국에 수입되는 미국산 쌀은 미미한 수준이다. 심지어 2022년에는 미국의 쌀 생산이 줄어 대 한국 수출량이 TRQ에 미치지 못하기도 했다.
쌀 수입에 대해 최고 513%의 관세를 매기는 것은 오히려 한국이 쌀 시장을 개방한 데 따른 조치다. 한국은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수입 농산물에 관세를 매기며 시장을 개방(관세화)했지만, 쌀만큼은 보호를 위해 관세화를 미뤄 왔다. 그러다 2014년에 쌀도 관세화하기로 결정했고, 국내 가격과 수입 가격 차이를 고려해 513%의 관세율을 정했다. 이후 한국의 쌀 관세율에 이의를 제기한 미국(13만2304t)·중국(15만7195t)·베트남(5만5112t) 등에 총 40만8700t의 TRQ를 할당해주고, 매년 의무적으로 수입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쌀 관세 50%는 근거를 찾을 수 없는 숫자다. 5%의 관세율을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화법으로 50%로 부풀렸다는 추측이 나온다. 정부 한 관계자는 “5%를 착각한 것일 수도 있다”며 “추후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또 “한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의 81%는 한국에서 생산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내수 차량 162만6245대 가운데 134만4432대(82.7%)가 국산차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숫자가 거의 맞다. 백악관은 상호관세 ‘팩트시트(Fact sheet)’에서 한국이 미국에서 인정하는 자동차 기준을 인정하지 않는 등 무역 장벽을 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한국 소비자가 미국차를 접할 문턱이 더 낮은데도 선택하지 않는 이유는 결국 차의 디자인·연비 등 완성도와 유지비 등을 고려한 가성비 문제가 크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분야에선 오히려 미국이 무역 장벽을 세우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한국이 미국산 자동차에 0% 관세를 매기는 것과 달리 미국은 한국산 픽업트럭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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