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에서 눈물’ MZ 사사키 향한 로버츠 감독의 냉정한 평가 “고생하는데 익숙하지 않다”

김하진 기자 2025. 4. 3. 11:4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LA 다저스 사사키 로키. AP연합뉴스



일본프로야구 지바롯데의 ‘왕자’였던 사사키 로키(24·LA 다저스)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혹독한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틀랜타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사사키에 대해 “고생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라고 평했다.

지난 1월 중순 국제 아마추어 자격으로 다저스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에 뛰어든 사사키는 시즌 개막 후에는 이름값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정규시즌 개막 도쿄시리즈 2차전에서 첫 등판해 3이닝 1안타 3삼진 1실점을 기록했으나 볼넷을 5개나 내주며 제구 난조를 보였다.

3월 30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디트로이트와의 시즌 두번째 등판에서는 1.2이닝 3안타 4볼넷 2삼진 2실점으로 조기 강판했다. 투구수가 무려 61개에 달했다. 사사키는 자신을 교체하러 온 로버츠 감독에게 공을 건네지 않고 마운드에서 내려왔고 더그아웃에서는 우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중계 화면에서는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미성숙한 모습을 보인 사사키를 향해 혹평이 쏟아졌다.

미국 야구 전문지 베이스볼 아메리카의 기자였던 카일 글레이서는 팟캐스트 다저스 테리토리에 출연해 “야마모토 요시노부처럼 미국에 오기 전에 사와무라상(일본의 사이영상)을 여러번 딴 투수는 아니다. 재능이 넘치지만 미완성이다”라고 비교했다.

일본 매체 더 다이제스트도 “사사키가 마이너리그로 보내질 가능성에 대한 소문이 점점 커지고 있다. 며칠 안에 로스앤젤레스 밖에서 훈련하는 것을 봐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30일 사사키 로키와 마운드에서 대화하는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 AFP연합뉴스



심지어 부정 투구에 대한 의혹도 나왔다. 메이저리그 스타 출신 에릭 호스머는 지난 2일 자신의 SNS를 통해 “손이 끈적끈적하다. 사사키가 메이저리그 공을 제대로 잡는데 어려움을 겪는 듯 하다”라고 글을 올려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다저스네이션이 “근거 없는 어리석은 주장”이라고 밝혀 의혹은 사그라들었지만 사사키의 좁아진 입지가 드러난 대목이다.

사사키가 일본프로야구에서 뛰던 시절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었다.

2020년 일본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지바롯데에 입단한 사사키는 2021년 1군 무대에 데뷔하자마자 160㎞대의 공을 던지며 주목을 받았다. 2022년 4월 10일 오릭스전에서는 역대 최연소인 20세 157일로 퍼펙트게임을 달성했다. 팀에서도 애지중지하는 선수이다보니 사사키는 일본 취재진들 사이에서도 예민한 것으로 유명했다.

그리고 사사키는 지바롯데에서 4시즌만 뛰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꾀했다. 구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고집을 부린 그는 결국 지바롯데의 허락을 받아 미국 진출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이기적인 선수’라는 인식이 커졌고 일본 야구 팬들의 마음도 많이 돌아섰다. 막상 미국에 진출에서는 좋은 투구를 선보이지 못한데다 경기 중 보인 태도로 부정적 여론이 커지고 있다.

결국 사사키가 여론을 긍정적으로 돌리기 위해서는 좋은 피칭을 선보여야한다. 다음 등판은 6일 필라델피아와의 원정 경기다. 그는 3일 불펜에서 피칭을 했고 45개의 공을 던졌다.

로버츠 감독은 일단 선수를 감쌌다. 그는 “사사키가 잘 대처하고 있다. 불펜 투구도 훌륭했다고 들었다. 다음 등판 때에는 준비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혹시나 야유가 나오더라도 사사키가 이겨내야할 일이라고 했다. 로버츠 감독은 “필라델피아 팬들은 원정 팀들에게 더 엄격하다. 냉정하게 대처해야할 것”이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