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검증단 통해 쉽게 쓴 '노동법 해설서' 나왔다

김철관 2025. 4. 2. 14:24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평] 중앙노동위원회 외 <노동법 상식 70선>

[김철관 기자]

노동분쟁 해결의 길라잡이 역할을 해온 노동법. 변호사나 노무사에게는 쉽게 접근하고 해석할 수 있는 노동법이지만, 소시민이나 취약계층에 있어 이해하기가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물론 노동법은 법적 단어와 해석에 있어서도 만만치 않은 데다가, 디지털시대가 되면서 특수고용노동자, 프리랜서 등 고용 형태도 다양해지고, 노동시장의 질서가 빠르게 바뀜에 따라 노동법 지식에 있어 사각지대가 증가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런 현실에서 중앙노동위원회와 생활노동법률연구모임이 지난 1월 사장님과 직장인이 꼭 알아야 할 <노동법 상식 70선(70Key Point in Labor Law)>(박영사, 2025년 1월)을 출간했다. 근로계약, 임금체불, 괴롭힘, 성희롱, 해고, 노동위원회 구제 등 노동 현안과 관련, 직장내 분쟁 해결을 위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제작한 책이다.
▲ 표지 표지이다.
ⓒ 박영사
이 책의 특이점은 연구자나 전문가들이 써 놓은 원고를, 아르바이트생, 육아휴직자, 취업준비생, 자영업자, 파견직, 부당해고 구제신청자 등에게 부탁해 직접 읽게 했다. 그리고 이들이 국민 눈높이에 맞게 어려운 부분을 쉽게 수정했다. 즉, 국민검증단을 활용했다는 점과 AI시대를 고려해 활용의 편의성을 높였다는 점이다.

70개의 주제를 담고 있지만, 실제 노동위원회가 맡았던 다양한 심판, 화해 사례나 법적 판례를 들어 내용도 방대하다. 특히 노동법의 각 주제별 키워드를 설정해 검색의 편의성을 높임으로써 누구나 노동법률의 정보를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먼저 근로계약서 체결은 어떻게 해야 할까.

"회사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해 교부해야 하고 계약서 내용에 교부의 근거를 기재해야 한다. 근로계약서는 종이 뿐 아니라 전자계약서도 유효하다. 근로자 입장에서 회사가 구두 계약을 하려고 하면 근로기준법의 위반이라고 말하며, 서면 작성을 요구하는 것이 좋다." - 본문 중에서

오늘이 수습 3개월 째 되는 날, 회사 측에서 내일부터 나오지 말라는 통보를 받았다. 이렇게 갑작스럽게 닥친 환경에 대해 어떤 대처 방안이 있을까.
"근로자는 우선 '시용'인지 '수습'인지, 근로계약서를 확인해야 한다. 시용일 경우, 평가 결과에 따라 정식 채용하지 않을 수 있다. 수습이라면 평가를 해 정식 채용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언급이 있을 경우 '시용'으로 인정될 수 있다. 수습 평가에 대한 내용은 있지만 근로계약서에 단지 수습기간만 기재돼 있으면 수습으로 보와 정식 채용을 해야 한다." - 본문 중에서

그럼 저성과 근로자란 이유로 해고하려고 하면 어떤 절차를 거처야 할까.
"먼저 저성과 근로자에 대한 평가 등이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를 해야 한다. 저성과자로 선정되면, 교육 및 배치 전환 등의 업무 능력을 개선키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저성과자의 업무 능력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그때는 해고를 고려해 볼 수 있다." - 본문 중에서

요즘 현실에서 자주 등장한 직장내 괴롭힘의 성립 요건은 뭘까.
"먼저 상사 또는 근로자가 같은 회사 소속 근로자여야 한다. 또한 지위상 우위나 관계상 우의를 이용한 행위여야 한다는 점과 업무 적정성을 넘는 행위여야 한다. 이 세 가지 요건으로 인해 근로자가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받았거나 근로자의 근무 환경이 악화된 결과가 있어야 한다." - 본문 중에서

직장내 괴롭힘이 발생했다면 누구든지 회사에 신고할 수 있다. 회사는 지체 없이 사실 확인 조사를 실시해야 하고, 조사 결과 직장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면 피해근로자의 의견을 들어 행위자를 징계하는 등의 조치를 해야 한다. 회사가 제대로 조사를 하지 않거나 공정 조사가 어려울 경우, 고용노동청의 진정을 제기해 구제 받을 수 있다.

직장내 성희롱의 성립 요건은 회사 대표나 근로자가 같은 회사 소속의 근로자 또는 파견근로자의 행위여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직장내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해 이루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성적 언동에 의하거나 이를 조건으로 이뤄진 것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성적 굴욕감과 혐오감을 느꼈는지는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와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과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적, 장기적 등 구체적 사정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 - 본문 중에서

노동위원회의 화해와 판정의 차이는 뭘까. 판정은 법률적 판단으로서 재심(5심)을 통해 분쟁이 이어질 수 있다. 반면 화해는 당사자 간 합의를 통해 자주적으로 분쟁을 해결하고 종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화해도 판정과 같은 법적 지위를 갖는다. 요즘 노동계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대안적 분쟁해결제도(ADR)는 당사자 간의 자주적 합의를 통해 사건을 해결하는 화해의 한 형태이다. 물론 여기에서는 조정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이 책은 ▲근로자성 인정 여부 등 ▲근로계약의 체결과 변동 ▲근로계약의 종료(징계와 해고, 퇴직) ▲직장 내 괴롭힘, 직장 내 성희롱 ▲근로조건 보호(임금, 근로시간, 휴일, 휴가 등) ▲비정규직 보호 ▲노동위원회 구제제도 ▲집단적 노사관계 등의 주제를 다루었다. 또한 각 주제마다 구체적인 현안들을 쪼개 내용을 다루었다.

내용 수정과 교정을 위해 국민검증단으로 참여했던 유아휴직자 명은희 씨는 "딱딱한 표현이 배제된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어 다수 긴 글임에도 읽기가 어려움이 없다. 또한 각 내용이 문제제시, 해결방안, 요약정리의 형태를 취하고 있어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히 드러난다"고 밝히고 있다.

이 책은 최영우 중앙경제HR교육원 원장, 한용현 법률사무소 해내 변호사, 안진수 노무법인 유앤 공인노무사가 주요 집필진으로 참여했다.

연구진으로 중앙노동위원회 김태기 위원장, 류경희 사무처장, 김은철 상임위원, 박윤경 법무지원과장, 김재훈 법무지원과 사무관, 박지숙 법무지원과 송무관, 주미진 충남지방노동위원회 심판과 조사관, 김지현 변호사, 전예송 변호사, 김예슬 노무사 등이 참여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