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에서 초여름으로, 3월 기온·풍속 신기록…대형산불 악조건 다 겹쳤다

뒤늦은 폭설과 역대 최악의 산불. 극과 극의 기상이 연달아 나타나며 부른 지난 3월의 모습이다.
2일 기상청이 발표한 ‘3월 기후특성’ 분석에 따르면 지난 3월 한반도는 평년 수준의 초봄 기온으로 시작해, 중순에는 한겨울, 하순에는 초여름 같은 기온으로 널뛰기하듯 큰 변화를 보였다.
영남 대형 산불이 발화한 21일은 이상 고온이 나타나기 시작한 날이다. 21~26일 전국 평균기온은 14.2도로 평년보다 7.1도 높아지며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이 기간 전체의 60%에 달하는 전국 37개 기상 관측 지점에서 3월 일 최고기온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25일에는 경북 산불 피해지인 의성(28도), 안동(26.6도), 청송(28.4도)에서 3월 최고기온 기록을 새로 썼다.

21~26일에는 기온 외에도 산불 확산의 조건이 되는 바람도 강하고, 무척 건조했다. 경북 영덕(초속 25m) 등 7개 지점에서 3월 하순 일 최대 순간풍속이 1위를 기록했다. 의성에서는 22일에 일 최대 순간풍속(초속 17.9m) 역대 3위 기록이 나왔다. 강한 바람이 불씨를 멀리 날랐다. 경북 지역은 이 기간 강수량이 0㎜를 기록했다. 그 결과 상대습도는 평년 대비 15%포인트 낮았다.
영남만 빼고…많은 눈 내린 3월
이는 3월에 내린 눈과 비가 상순에 다른 지역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3월 전국 강수량은 48.3㎜로, 평년(56.5㎜)과 비슷했지만, 1∼5일에 30㎜ 이상의 많은 비 또는 눈이 내렸다. 강수량은 많은 눈의 형태로 내렸다. 3월 전국 눈 일수는 4.4일로 평년보다 2.3일 많았다. 상순에는 강원도, 중순에는 중부와 전라도에 내리며 두 차례나 뒤늦은 폭설이 나타났다. 강원도에는 동해안에서 불어온 동풍에 의해 눈구름이 생겼고, 중부와 전라권은 북극에서 내려온 한기의 영향으로 생긴 강한 저기압이 눈을 뿌렸다.

이 한기는 3월 중순경(16~19일) 평균기온을 10도가량 뚝 떨어뜨린 요인이기도 하다. 19일에는 전국 62개 기상 관측 지점의 절반 이상에서 이상저온이 나타났다. 서울에서는 12.6도(15일)였던 일 평균기온이 3일 만에 2.1도(18일)로 10도 이상 내려갔다.
3월에 나타난 극한 기상은 북극 영향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기상청은 지난 3월 초 북극의 극 소용돌이가 약해지며 성층권 온도가 급상승한 영향으로 생긴 일련의 현상들이 그린란드 상공에 블로킹(기압계 흐름 정체시키는 현상)을 일으키며 16~19일 한반도 대기 상층에 북극발 -40도 공기를 내려보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순에는 블로킹이 약해지며 생긴 연쇄작용의 결과로 한반도 남쪽 고기압의 이동이 정체돼 이례적인 고온이 나타났다. 이는 '남고북저' 기압계(남쪽 고기압 북쪽 저기압)의 요인이 돼 강한 서풍을 야기했다.
장동언 기상청장은 “기후변화로 인해 이상기후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경험하지 못한 날씨를 직면하고 있다”며 “급격히 변화하는 이상기후 현상을 면밀히 감시해 재해 예방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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