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올해 신입 의대생 30%는 삼수 이상…"졸업 급한데 찍힐까 눈치"

올해 입학한 의대생 셋 중 한 명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2년 이상 지난 ‘늦깎이 신입생’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추진한 의대 정원 확대와 대학 졸업자들까지 가세한 의대 쏠림 현상이 맞물린 결과다.
을지대·영남대·인제대 등, 신입생 절반 ‘삼수 이상’

2023년 2월 또는 이전에 고교를 졸업하고 올해에 의대에 입학한 인원은 총 1429명으로, 전체 신입생의 30.8%였다. 삼수 이상에 해당하는 이들의 수는 올해 의대 정원 증원 규모(1509명)에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입학한 삼수 이상 지원자(876명)에 비해 553명 늘었다. '사수 이상'에 해당하는 신입생(653명)도 지난해(364명)의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학교별로 보면 신입생 중 삼수 이상 지원자의 비율이 33.3%를 넘는 의대가 18곳에 달했다. 특히 올해 정원을 늘린 지역 소재 의대들에 이같은 신입생의 비율이 높은 편이다. 을지대(50%)·영남대(46.6%)·인제대(46.2%) 등은 삼수 이상이 신입생의 절반 정도였고, 제주대(36.1%)·건양대(32.1%) 등은 사수 이상 신입생이 30%가 넘었다.
실제로 올해 의대 신입생 중엔 이미 대학을 졸업하거나, 취업 중 입학한 이들이 어느해보다 많다. 30대 초반인 A씨는 대학 졸업 후 최근까지 직장을 다니다 비수도권 의대에 25학번 신입생에 입학했다. 그는 “사정상 하루라도 빨리 졸업해야 하는데, 홀로 수업을 들었다가 동기·선배들에게 찍힐까봐 눈치를 보고 있다”며 “의대 증원 소식에 대학 졸업 후 몇 년 만에 밤잠, 주말 반납해 공부했는데,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게 맞는 일인가 싶다”고 말했다.
대학 졸업 후 수도권의 한 의대에 입학한 B씨도 “선배와 동료 사이에서 ‘배신자’가 돼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과 의사로서의 시작이 더 늦어지는 것 중 무엇이 더 손해일까 계산하게 된다”며 고민을 털어놨다.

현재 대다수 의대에서 의대생이 1학기 등록을 완료한 상황이나, 수업 정상화 여부는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전히 상당수 대학에선 학생회를 중심으로 등록 후 휴학, 수업 거부 등의 움직임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를 고려해 서울대 등 상당수 의대가 개강 초 1~2주간 온·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하거나 출석 체크를 하지 않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일부 대학 단체 대화방에선 학생들이 수업 거부를 인증하는 게시물을 올리며 집단 행동을 독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교육부 측은 “정상적인 수업이 이뤄지는 경우에 한해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전인 3058명으로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연·이보람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문형배, 尹탄핵 찬성할 거다" 이런 장담 나오게 한 사건 2개 | 중앙일보
- "조한창? 0표 혹은 3표일수도" 尹 탄핵심판 엄청난 변수됐다 | 중앙일보
- "7세 고시? 그러다 애 망친다" 서울대 뇌교수 추천한 음식 | 중앙일보
- 남편이 성폭행한 10대, 60대 아내는 4번이나 찾아가 "합의를" | 중앙일보
- 故 장제원 아들 노엘 "내가 무너질 일은 없어…사랑한다, 다들" | 중앙일보
- 尹 탄핵소추 사유 5개, 하나만 인정돼도 파면? | 중앙일보
- "이렇게 모였네"…김부겸 부친상서 이재명·김부겸·김동연 '한자리' | 중앙일보
- "가격 오르기 전에 서두르자" 현대차 딜러숍 몰려간 미국인들 | 중앙일보
- 전광훈 이어 전한길도 "언론 하기로"…난립하는 인터넷신문, 왜 | 중앙일보
- 헬기도 못 끈 '좀비불씨' 잡았다…천왕봉 지켜낸 '7.5억 벤츠'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