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일이 꿈꾼 지 23년 만에…” 션·박보검·이영표 한곳에 모인 이유

흩날린 눈발과 꽃샘추위를 뒤로하고 포근한 봄 날씨를 되찾은 31일, 이곳에도 새롭게 시작하는 희망의 기운이 드리웠다. 국내 최초의 루게릭병(근위축성측삭경화증) 등 중증근육성 희귀질환자를 위한 전문요양병원 승일희망요양병원 얘기다.
승일희망재단은 이날 병원 건립을 위한 재단 설립 14년 만에 승일희망요양병원이 개원식을 했다고 밝혔다. 병원이 세워진 경기 용인시 모현읍의 한 마을은 행사 당일 오전 10시부터 개원을 축하하는 환우 가족과 기부자, 강성웅 승일희망요양병원 원장 등 의료인, 이상일 용인특례시장과 정통령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 등 정부·지자체 관계자 등 200여 명으로 북적였다. 참석자들은 삼삼오오 모여 인사를 나누거나 기부자 이름이 새겨진 기부벽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승일희망요양병원은 환우와 가족의 간병 부담을 덜고, 사회활동 단절로 어려움을 겪는 가족들이 일상을 회복할 수 있게 돕기 위해 설립됐다.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로 5000㎡(약 1500평)에 76병상을 마련했다. 재활치료실과 가족면회실, 문화·여가 활동을 위한 강당 등도 갖추고 있다.
전문 간병서비스로 가족 부담 덜어
중증근육성 희귀질환자는 정신은 또렷하지만 심하면 온몸의 근육이 굳어 음식물을 삼키지도, 스스로 숨 쉬지도 못해 밀착 간병이 중요하다. 이처럼 24시간 누워 지내는 완전 와상(臥牀) 상태이면서 인공호흡기와 위루관(위에 구멍을 뚫어 연결한 관) 등을 사용하는 환자가 우선 입원 대상이다. 병원은 이들을 위한 중증근육성 맞춤형 의료와 간호·간병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체 개발한 간병 교육 프로그램으로 간병인의 전문성을 높였다.

병원 설립에는 국비 120억원, 기부금 118억8000만원 등 총 사업비 238억8000만원이 투입됐다. 이제까지 모금 활동에 참여한 기부자가 35만명에 달한다. 승일희망재단은 전 프로농구 코치였던 고(故) 박승일씨가 2011년 설립했다. 루게릭병으로 지난해 세상을 떠난 그는 생전 눈꺼풀밖에 못 움직이는 극도로 힘겨운 상태에서도 병원 건립을 위한 모금 활동을 독려하는 데 앞장섰다.
“함께해 준 35만명 기부자에게 감사”
재단 설립 때부터 박 전 코치와 함께해온 션 승일희망재단 이사장은 이날 “박승일 한 사람이 꿈을 꾼 지 23년 만에 승일희망요양병원이 개원하게 됐다”며 “함께해 준 35만여 명의 기부자와 기업에 진심으로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성자 승일희망재단 이사장은 “환우와 가족이 희망을 품고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지속적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션과 부인 정혜영씨를 비롯해 박보검·윤세아·임세미·진선규·최시원 배우, 전 축구 국가대표 이영표 선수 등 유명인도 다수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승일희망재단, 션과 함께 다양한 방법으로 나눔 활동에 동참해왔다. 박보검은 병원 공사를 시작한 2023년 션의 지목을 받아 아이유와 함께 아이스 버킷 챌린지에 참여하기도 했다.
개원식에서는 박 전 코치와 건립비 20억원을 기부한 ㈜네오플, 5억원을 기부한 오애라씨, 건축 감리와 설계 시공을 담당한 건축사사무소 따뜻한동행㈜, ㈜공간종합건축사사무소, ㈜삼일기업공사에 특별 공로패와 감사패가 수여됐다. 박 전 코치의 상은 모친인 손복순 여사가 대리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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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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