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초선들 ‘줄탄핵’ 경고는 결기의 표현…채택 여부는 숙고해야”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 퇴임 시점 등 상황 변화 고려해야”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자판 불가능…대법원 양형심리 못해”

(시사저널=신현의 디지털팀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박범계 의원(왼쪽)을 비롯한 법사위원들이 2월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내란특검법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1일 당내 초선 의원들이 이른바 '국무위원 줄탄핵'을 시사한 것과 관련해 "무정부상태에 이를 수도 있는 위험성을 초선 의원들이 결기 있는 마음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인 박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 인터뷰에서 "그것을 실제로 채택하느냐 여부는 지도부와 조금 더 당론으로 합리적으로 숙고해야 될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는 지난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는 30일까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으면 재탄핵을 추진하고,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승계한 다른 국무위원도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즉시 탄핵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박 의원은 '이를 두고 국민의힘이 내란음모로 고발한다는데 어떻게 보는가'라는 진행자의 물음에 "뭐 묻은 뭐가 뭐 묻은 뭐를 탓하는 거랑 비슷하다"라며 "이 모든 사태의 원인제공자가 누구인가. 원인제공자와 함께했던 사람들이 누구인가. 내란동조세력이라고 국민들이 명칭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엑스(O·X)로 결론을 내릴 문제는 아니지만 그분들의 결기를 표현한 것"이라며 "그러나 이 문제는 전체적인 시국상황과 향후에 4월18일 두 분(문형배·이미선)의 재판관이 퇴임하는 이전·이후 시점, 이번 주, 다음 주 11일 등의 여러 상황 변화에 따라 탄력적으로 봐야 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 의원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뒤 상고되자 국민의힘이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내는 파기환송이 아닌 대법원에서 유죄선고하고 끝내는 파기자판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을 두고 "말이 안 되는 얘기"라며 "파기자판이라는 전제가 성립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항소하기 전에 1심 판단에서 양형부당 주장도 있었다. 그런데 2심에서는 통무죄를 했기 때문에 양형판단이 없었다"며 그런데 대법원이 스스로 2심 판단을 뒤집어서 판단을 할 때 양형을 어떻게 내릴 수 있느냐고 따졌다.

대법원에서 유죄라고 판단해도 선거법은 양형이 중요한데 대법원은 양형심리를 할 수 없어 파기자판이 불가능하다는 취지다. 박 의원은 "대법원은 사실심이 아니라 법률심"이라며 "대법원은 양형심리를 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더군다나 1심과 2심이 완전히 유죄와 무죄로 갈린 사건에서 어떻게 자판을 하나. (고등법원에) 내려줘서 파기환송심에 서울고등법원 다른 재판부의 판단을 받게 할 수는 있다"면서도 "그러나 저는 2심에 서울고등법원 이번 3명의 재판관이 대등재판부, 3명의 경력이 다 똑같은 부장판사가 한 판단이기 때문에 그것이 깨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