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면접을 망치는 4가지 유형 [‘할말 안할말’…장지호의 ‘도발’]

요즘의 극심한 취업난을 반영해서인지 2명 모집에 120명이 훌쩍 넘는 지원자가 몰렸다. 서류 전형과 논술 등의 치열한 경쟁을 거쳐 최종 면접까지 올라온 만큼 지원자에 대한 기대는 매우 컸다. 그러나 막상 면접 내내 기대치에 한참 못 미쳤다. 실망을 준 지원자들을 몇 유형으로 분류한다.
첫째 유형은 ‘나 몰라’형이다. 지원자라면 최소한 본인이 지원한 조직을 대충이라도 파악해야 하는데, 몰라도 너무 모른다. 자기소개서 내용은 회사 이름만 바꿔 넣는 식으로 ‘복붙(복사해 붙여넣기)’한 티가 나지 않나, 심지어는 답변할 때 엉뚱한 대학 이름으로 부르는 대형 실수도 저지른다. 이런 무성의라면 아무리 스펙이 뛰어나도 어느 심사자가 선택하겠는가?
둘째 유형은 ‘동문서답’형이다. 지나치게 긴장해서인지 질문의 핵심을 놓치고 두세 번 되묻는 지원자가 있다. 막상 대답은 자신이 준비한 엉뚱한 오답만 장황하게 늘어놓으니, 심사자는 시계만 볼 뿐이다.
더 안 좋은 경우는 심사자와의 논쟁이다. 질문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다소 흥분한 지원자가 본인의 철학을 심사자에게 일장 훈계하듯 늘어놓는다. 그에게는 면접장이 댓글 창이다.
셋째 유형은 ‘웰빙 추구’형이다. 지원 동기에 대한 물음에 ‘지금 일이 고되어 이제는 여유를 찾고 싶다’ ‘자기계발 시간이 필요하다’는 답이 나온다. 솔직한 것도 정도가 있지, 지나치게 솔직하다. 진심이 그렇더라도 면접에서의 현명한 전략은 아니다. 평생직장이 사라진 지 오래지만 입사 전부터 긴장의 끈을 놓는 직원을 환영하는 회사는 없다.
마지막 유형으로는 ‘자유분방’형이다. 마치 친구와 대화하듯 답변하니 세상 편한 여유로움이 장점으로 비치기도 하지만 공과 사를 구별 못하는 태도에 좋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다. 말투 역시 내용 못지않은 중요한 심사 포인트다.
덧붙이자면 양복 정장에 넥타이 차림은 바라지도 않는다. 최소한 TPO에 맞는 깔끔한 복장을 기대한다. 나들이를 나온 듯한 캐주얼 의상은 아무리 좋게 봐도 면접을 대하는 진지함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최근 많은 기업이 ‘컬처핏(Culture fit)’ 면접을 진행한다. ‘문화 적합성 면접’으로도 불리는 컬처핏은 기업 조직문화와 지원자가 조화롭게 어울릴 수 있는지 살피는 과정이다. 일 잘하는 능력보다 조직에 쉽게 적응하는 능력을 보겠다는 것이다. 이미 구글이나 넷플릭스 같은 해외 빅테크는 컬처핏을 3~4단계 면접 과정의 하나로 진행한다. 당근마켓의 ‘당근’이나 핀테크 업체 ‘토스’도 별도의 컬처핏 면접을 진행한다. 컬처핏 면접이 각광받는 이유는 성적이나 스펙이 좋아도 기업문화에 맞지 않는다면 오히려 갈등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컬처핏이 좋은 인재일수록 빠른 적응과 장기근속 확률이 높아지기를 기대한다. 대학이 방학에 쉬고 칼퇴근하는 웰빙 조직이라고 섣불리 오판해서는 곤란하다. 재정 상황이 심각한 오늘날 대학은 기업 못지않게 사업을 발굴하고 능동적으로 뛰어다닐 준비된 직원이 필요하다. 이런 변화된 대학의 조직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입사 지원자는 사양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03호 (2025.04.02~2025.04.0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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