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드백 울렁증, 이렇게 해보세요 [김성회의 리더십 코칭]
“우리는 모두 피드백을 주는 사람을 필요로 한다. 그것이 우리가 발전하는 방법이다.” (빌 게이츠)
피드백이 필요하다는 것을 모두가 알지만 막상 대면하기는 쉽지 않다. 알고 보면 피드백은 받는 사람 못지않게 주는 사람도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한다. 라비 S. 가젠드란(Ravi S. Gajendran)의 조사에 의하면 미국 관리자의 44%는 부정적 피드백을 주는 상황에서 상당한 심리적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감 능력이 뛰어난 리더일수록 피드백을 전달한 이후 자신의 업무 집중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는 현상까지 경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2022년 3월). 건설적 피드백, 교정 피드백, 부정적 피드백 등 우회적으로 돌려서 말하는 용어가 계속 출현하는 것 자체가 사람들이 잘못을 지적하는 것에 대해 얼마나 힘들어하는지 짐작게 한다. 안 할 수도 없지만, 막상 하려면 부담스러운 피드백, 어떻게 하면 좋을까.

A. 김 코치: 피드백을 주려다 ‘꼰대’ 소리 들을까 봐 주저하는 리더가 많다. 하지만 구성원들은 다른 목소리를 낸다. 피드백이 없으면 “우리의 성장에 관심이 없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결국, 피드백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적절한 방식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피드백에 대한 부담은 일종의 편견일 수 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니콜 아비에스버 연구팀은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 얼굴에 초콜릿, 립스틱, 빨간색 마커를 묻힌 후, 주변 사람들이 이를 지적하는지를 관찰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단 2.6%만이 솔직하게 얼굴의 얼룩을 알려주었다. 연구진은 총 1984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에서, 피드백 제공자는 상대방이 피드백을 원하는 정도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피드백을 받은 사람들은 대부분 이를 유용하게 여겼다. 즉, 피드백 제공자는 “이 말을 하면 상대가 불편해할 것”이라고 걱정하지만, 정작 상대방은 피드백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거나 기대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연구진은 간단한 방법을 제시했다. 피드백을 주기 전, 스스로에게 “내가 저 사람이라면 이 피드백을 원할까?”라고 물어보는 것이다. 이 질문을 던지는 것만으로도 피드백을 줄 가능성이 높아졌고, 상대방이 피드백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더 잘 인식할 수 있다. 관계가 상할까 봐, 상대가 불편해할까 봐 피드백을 망설이고 있다면, 먼저 자신에게 물어볼 것. “내가 저 사람이라면 이 피드백을 원할까?” 이 질문이 당신의 피드백 리더십을 한 단계 더 성장시킬 것이다.
Q. 저는 팀원들의 강점을 키우는 것이 약점을 보완하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믿는다. 그래서 꾸준히 노력하는 직원에게 칭찬을 많이 해주었다. 연말 평가에서 해당 직원에게 B등급을 줬더니, 그가 불만을 터뜨리며 강력 항의를 해왔다. 평소 칭찬을 많이 해줘서 당연히 A등급을 받을 줄 알았다더라. 앞으로 이런 상황을 예방하려면 피드백을 어떻게 해야 할까.
A. 김 코치: 성과와 성장은 리더가 놓칠 수 없는 두 마리 토끼다. 하지만 칭찬과 평가 기준은 별개라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 칭찬을 많이 들으면 자연스럽게 높은 평가를 기대하는 것이 인간의 심리다. 연초에 “칭찬은 성장 과정의 격려이고, 평가는 결과와 성과를 기준으로 한다”는 점을 팀원들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 넷플릭스에서는 평가와 피드백을 명확히 구분하고 목표 점검 미팅을 통해 구성원들과 미리 성과 기준을 논의한다. 또한, 칭찬할 때 성장과 노력을 강조하면서도 개선점과 함께 구체적인 액션 플랜을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 프로젝트에서 좋은 아이디어를 냈고 협업도 뛰어났다. 하지만 핵심 성과 지표에서는 부족한 부분이 있어 조금 더 노력이 필요하다”처럼. 긍정적 피드백과 개선 피드백의 비율은 4 대 1이 적당하다. 이 말은 긍정적 피드백이 부정적 피드백의 4배 이상은 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말이다. 동시에 부정적 피드백의 1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
Q. 정확하게 문제점을 지적하는 피드백을 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A. 김 코치: 피드백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예술이다. 신뢰 여부에 따라 같은 말도 효과가 달라진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요소는 있다. ‘SBI(Situation-Behavior-Impact)’ 모델이 대표적이다. 첫째, S(Situation): 어떤 상황에서 해당 행동이 일어났는지 설명한다. 타이밍과 업무 맥락을 분명히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난주 화요일 글로벌 프로젝트 임원 회의에서 해외 지사 보고에서 수치가 틀렸습니다”라는 식이다. 둘째, B(Behavior): 관찰된 행동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추측이나 감정적 표현 없이, 상대가 수긍할 수 있는 사실만 전달해야 한다. “회의 중 해외 지사 성과 보고 수치가 잘못됐다는 지적을 받았을 때 명확한 답변을 하지 못했어요”라고 객관적으로 얘기한다. 셋째, I(Impact): 그 행동이 조직과 개인에게 미친 영향을 설명한다. “결과적으로 회의 참석자들은 해외팀의 준비도가 낮다고 판단했고, 전체 우리의 전략 준비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등으로.
SBI 프레임을 사용하면 부정적 피드백이 명확해진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피드백의 의도다. 대화 앞단에 협력과 성장의 관점이란 의도를 밝히면 피드백이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다. “우리가 글로벌 시장에서 더 탄탄한 성과를 내기 위해 이 이야기를 드리는 겁니다”의 식으로.
Q. 저는 다혈질이라 상대가 잘못에 대해 변명하거나,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 감정이 욱하고 치솟는다. 감정적으로 흘러 정작 중요한 포인트를 놓치곤 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A. 김 코치: 감정을 무조건 억누르기보다는 감정을 인식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감정이 올라오는 순간을 인지하는 연습부터 시작해보라 말하고 싶다. 호흡이 빨라지거나 불편함을 느낄 때, “내가 지금 감정적으로 흥분하고 있구나”를 인식하고 잠시 숨을 고르기만 해도 한결 감정을 조절하기 쉬워진다. 또 사전에 미리 리허설을 미리 해보는 것도 효과적이다. 상대가 방어적으로 나올 때를 대비해 “어떤 부분이 본인 책임이 아니라고 생각하시나요?” 같은 중립적인 표현을 준비하면 즉각적인 감정적 대응을 줄일 수 있다. 상대의 말을 먼저 경청하고 “그런 사정이 있을 수 있겠네요”라고 인정해주면 상대의 방어 태도도 완화된다. 그래도 감정이 조절되지 않으면 잠시 타임아웃을 제안하는 것도 방법이다. “잠깐 시간을 갖고 오후에 다시 이야기해볼까요?”와 같이 타임아웃 전략을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중요한 것은 상대방에게 “대화를 끊는다”가 아니라 “더 나은 결론을 얻기 위한 것”임을 확실히 전달하는 것이다.
Q. 온갖 방법으로 피드백을 시도했는데도 변화 기미가 없는 직원이 있다. 어떻게 해야 할까.
A. 김 코치: 변화가 없는 직원 때문에 자책하지 말 것. 우선 왜 그 직원이 변하지 않는지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는 게 먼저다. 의지 문제인지, 역량 문제인지, 조직 내 관계 문제인지 진단해보라. 이런 유형의 구성원에겐 명확하고 짧게 반복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지시만 하는 대신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해보자”는 태도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다음 주까지 개선되었으면 하는데 내가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요?”와 같은 협력적 접근이다. 그럼에도 변화가 없다면, 부서 이동이나 역할 조정 등 조직적 해결책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조직 전체의 성장을 위해서다. 한 마리 길 잃은 양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아흔아홉 마리의 양이니까. 다만 “나는 당신이 성장하길 원한다”는 리더의 진정성을 놓치지 않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03호 (2025.04.02~2025.04.0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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