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에 대한 장기적 비전·철학 없어…진입장벽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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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프랜차이즈는 식자재 유통업에 가깝죠. '철학의 빈곤'이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문정훈 서울대 푸드비즈랩 교수(사진)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프랜차이즈는 식자재 유통업에 가깝다"면서 "프랜차이즈 자체는 좋은 사업모델이지만 '철학'이 빈곤한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가 국내 프랜차이즈를 식자재 유통업이라고 평가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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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훈 서울대 교수 인터뷰
국내 프랜차이즈, 식자재 유통업 가까워
브랜드 아이덴티티 확립하고 상생 해법 찾아야
[이데일리 오희나 노희준 기자] “국내 프랜차이즈는 식자재 유통업에 가깝죠. ‘철학의 빈곤’이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그는 최근 논란의 중심에 있는 더본코리아에 대해서도 본사 식자재를 가맹점에 공급하면서 나오는 수익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문어발식으로 브랜드 수를 확장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브랜드 가치에 대한 고민, 철학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는 결국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문 교수는 글로벌 프랜차이즈인 맥도날드를 모범적 사례로 설명했다. 맥도날드는 단기적인 수익보다는 브랜드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브랜드 아이덴티티(기업이 소비자에게 자사 브랜드에 대해 궁극적으로 어떤 이미지를 각인시킬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 구축에 심혈을 기울인다는 것.
그는 “맥도날드는 ‘빅맥’을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핵심 메뉴로 생각하기 때문에 신메뉴가 빅맥을 넘어서려 하면 해당 메뉴를 없애버린다”며 “이는 단기적인 수익에 연연하기 보다 ‘맥도날드=빅맥’이라는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는 것에 더 가치를 두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교수는 또 “맥도날드는 새로운 메뉴 하나를 출시하기까지 13개월이 걸리지만 국내 프랜차이즈는 4~5개월 정도면 가능하다”며 “이는 기업 대부분이 식품공장을 보유하고 있거나 다른 식품 제조사로부터 반조리 또는 완조리 제품을 구입해 가맹점에 전달하는 역할만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가 국내 프랜차이즈를 식자재 유통업이라고 평가하는 이유다.
문 교수는 프랜차이즈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느슨한 것도 문제로 지적했다. 진입장벽이 너무 낮은 탓에 쉽게 창업하고 문을 닫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
실제 미국 등 다른 국가에서는 가맹점주를 모아 가맹사업을 하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허가 절차가 매우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맹본부와 가맹점주간 갑을 관계가 형성되지 않도록 여러가지 법규정을 적용하고 시뮬레이션을 돌리는 등 안전장치를 촘촘히 마련하고 있다.
문 교수는 “프랜차이즈가 시장에 쉽게 진입하고 쉽게 철수하는 과정에서 손해는 고스란히 가맹점주의 몫이기 때문에 ‘약탈적’이라는 표현도 쓴다”며 “쥬시나 탕후루 등 한때 우후죽순 늘어났던 프랜차이즈들이 지금은 대부분 사라졌는데 그 과정에서 수익을 챙기고 빠지는 세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맹본부와 가맹점이 브랜드 철학을 공유하고, 운명공동체로써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것이 국내 프랜차이즈의 IPO 잔혹사를 끊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셈이다.
오희나 (hno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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