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안 내리나 못 내리나…예대금리차 7개월새 8배 커져

정진호 2025. 3. 3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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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였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도가 높아진 영향이다.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인 예대금리차는 더 벌어졌다.

30일 금융당국은 이달 1일부터 27일까지 가계대출 증가액을 2조원 안팎(지난달 말 대비)으로 추산했다. 31일까지 가계대출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지난달 증가분 4조3000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전망이다.

지난달 가계대출 상승세를 이끌었던 신학기·이사 철 수요가 끊기면서 증가세가 크게 둔화했다. 또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지역별·월별 대출 관리를 강화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또 금융당국은 당초 우려했던 것과 달리 토지거래허가제 해제와 재지정이 이달 가계대출엔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토지거래허가제가 해제되면서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거래량과 가격이 치솟았지만 대출 실행까지는 시차가 있다. 이 때문에 다음 달엔 가계대출이 다시 튀어 오를 가능성도 여전히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직까진 토지거래허가제 해제와 재지정이 가계대출에 미치는 여파를 측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서울 자치구별 가계대출 증가세를 계속 지켜보면서 면밀히 관리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들어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했지만, 은행권은 가계대출 급증을 우려하면서 대출금리를 내리는 데 주저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함에 따라 예금금리는 빠르게 내려가면서 연 2%대로 주저앉았지만 대출금리는 여전히 연 4%대에 머물고 있다.

실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29일 기준 정기예금 상품(1년 만기 기준) 최고 금리는 연 2.8~3.05%다. 금리가 연 3%를 넘는 예금은 고향사랑기부금 납부 고객에 0.5%포인트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상품 하나뿐이다. 5대 은행을 기준으로 조건 없는 3%대 금리의 예금은 남지 않았다.

예대금리차는 벌어지고 있다. 30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5대 은행의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가계대출 예대금리차는 1.3~1.47%포인트다. 대출금리가 크게 떨어졌던 지난해 7월엔 예대금리차가 0.15~0.85%포인트였다. 우리은행은 예대금리차가 지난해 7월 0.15%포인트에서 1.3%포인트로 8.7배 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예금금리가 빠른 속도로 떨어지면서 예대금리차가 벌어진 부분을 주시하고 있다”며 “시장금리가 떨어지는 것에 맞춰서 대출금리 역시 낮아져야 한다는 게 금융당국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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