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나와라"…대한항공, KB손보 꺾고 8연속 챔프전 진출

세트스코어 3-0 완승
1차전 내준 뒤 2·3차전 연달아 승리

득점 후 기뻐하는 대한항공 선수들

(의정부=뉴스1) 안영준 기자 = 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이 KB손해보험과의 플레이오프 최종전에서 승리하며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대한항공은 30일 의정부 경민대 기념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5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KB손해보험을 세트스코어 3-0(25-20 25-20 28-26)으로 이겼다.

정규리그 3위 대한항공은 2위 KB손해보험에 1차전을 내줬지만 2·3차전을 내리 승리, 순위의 불리함을 딛고 3전 2선승제의 플레이오프 주인공이 됐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2016-17시즌부터 8시즌 연속 챔프전에 진출하는 진기록을 이어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리그가 조기 종료됐던 2019-20시즌엔 포스트시즌이 열리지 않았다.

아울러 지난 4시즌 연속 통합 챔피언을 일궜던 대한항공은 이번 시즌까지 5년 연속 챔프전에 진출, 정규리그 1위 현대캐피탈과 5선 3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을 치른다. 1차전은 4월 1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다.

2022년 챔프전에 올라 대한항공에 패해 우승에 실패했던 KB손해보험은 3년 만의 챔프전 진출에 도전했으나, 다시 대한항공에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날 대한항공은 카일 러셀(등록명 러셀)이 22점으로 양 팀 합쳐 최다 득점을 기록했고, 김민재가 공격 성공률 100%로 11점을 내며 뒤를 받쳤다. 정지석과 정한용도 각각 서브 에이스 1점씩을 포함해 10점과 9점으로 활약했다. 2차전 교체 투입돼 흐름을 바꾼 주역 세터 유광우는 이날 풀타임을 뛰며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KB손해보험은 나경복이 16점을 냈지만 에이스 안드레아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가 10점에 묶인 게 패인이었다.

몸을 날려 공을 살리는 러셀(KOVO제공)

대한항공은 1세트부터 가벼운 몸놀림으로 치고 나갔다. 대한항공은 러셀의 퀵오픈, 김민재의 블로킹, 정지석의 오픈 공격 등 양 윙에서의 다양한 공격으로 16-12로 앞서 나갔다.

이어 정한용의 서브가 네트에 맞고 굴절돼 안으로 들어오는 행운의 득점까지 더하며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왔다.

반면 KB손해보험은 전체적으로 몸이 무거웠다. 비나가 1세트 내내 2점에 묶이고 범실만 3개나 쏟아내는 등 공격에서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차영석이 러셀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돌려세우며 흐름을 바꾸는 듯했지만 네트 터치가 나와 득점이 무산됐고, 반격의 포인트마다 서브에서 실책이 쏟아지며 추격 동력을 얻지 못했다.

대한항공은 24-20에서 정한용의 깔끔한 퀵오픈으로 마무리, 1세트를 가져왔다.

2세트도 대한항공의 흐름이었다. 대한항공은 러셀의 오픈과 정한용의 시간차 등으로 18-15로 앞서 나갔다.

KB손해보험은 야쿱이 러셀의 오픈을 원 로킹으로 잡아내고 황택의가 이날 경기 팀의 첫 서브 에이스를 기록하는 등 조금씩 답답한 흐름을 끊었지만, 2세트 주인이 되기엔 대한항공의 경기력이 더 우세했다.

대한항공은 3세트에서 정지석과 김민재의 서브 득점까지 묶어 24-20 세트 포인트를 만들었고, KB손해보험의 네트 터치 범실로 2세트마저 챙겼다.

대한항공의 정한용(KOVO제공)

3세트는 팽팽했다. KB손해보험의 비예나가 조금씩 살아나며 퀵오픈으로 점수를 쌓았고, 차영석의 속공과 나영석의 오픈으로 19-15로 앞서 나갔다.

이후 KB손해보험은 3~4점 차의 리드를 계속 유지해 3세트를 얻는 듯했다. 하지만 세트 막판으로 갈수록 대한항공의 추격이 거세졌다.

대한항공은 러셀이 다소 막혔지만 김규민의 속공과 정한용의 퀵오픈 등으로 23-23까지 따라붙었다.

이후 비예나가 날린 회심의 백어택이 정지석의 블로킹을 맞고 나갔는데 주심의 인아웃 비디오 판독 결과 라인에 살짝 걸치며 대한항공의 결정적 득점으로 이어졌다.

KB손해보험이 나경복의 과감한 오픈 득점으로 물러서지 않고 맞서면서, 두 팀은 26-26까지 이어지는 치열한 듀스 접전을 벌였다.

하지만 막판 뒷심이 좋았던 건 대한항공이었다. 대한항공은 러셀의 퀵오픈으로 게임 포인트를 만들었고, 이어 나경복의 오픈을 최준혁이 블로킹으로 돌려세우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결국 1·2세트를 압도하고 3세트에선 극적 역전승까지 일군 대한항공이 챔피언결정전 진출 티켓을 따냈다.

tr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