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허제 확대 일주일…서울 아파트 시장 매수세 꺾여 '개점휴업'

김수형 기자 2025. 3. 30.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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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강남 3구와 용산구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적용을 하루 앞둔 23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물 급매 안내문이 붙어 있다.

서울 강남권 아파트가 다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잠잠했던 부동산 시장이 다시 얼어붙고 있습니다.

오늘(30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전까지 막판 거래가 이뤄졌지만, 지난 일주일 동안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며 "전고점보다 낮은 가격의 매물이 나와도 매수 문의는 거의 없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4일 재지정된 토지거래허가구역 영향으로, 강남 주요 지역의 아파트 거래는 멈춰 섰습니다.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시장 변화에 관망세로 돌아선 모습입니다.

특히 초대형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송파구 잠실동은 이번 조치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잠실 리센츠 전용면적 84㎡는 규제 해제 직후 한때 호가가 32억 원까지 올랐지만, 현재는 29억~30억 원 수준에 매물이 나와 있습니다.

잠실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토허제 재지정이 발표된 이후, 지난 주말 27억~28억 원대 급매물은 일부 팔렸지만 현재는 매수자 자체가 사라졌다"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중개업소 대표도 "24일 이후 매수 문의가 완전히 끊겼다"며 "규제를 풀었다가 다시 묶는 사이, 중개업소는 일시적인 거래 증가로 이익을 봤지만, 집을 팔려는 집주인들은 제값을 받지 못할까 걱정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이번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새롭게 묶인 서초구 반포동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반포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이곳은 재건축 단지를 제외하곤 처음 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지역이라, 집을 어떻게 팔아야 하느냐는 문의만 많고, 매수 문의는 없는 상황"이라며 "급한 매도자가 없어 가격은 아직 하락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토허제에서 제외돼 반사이익이 기대됐던 강동구와 마포구도 대출 규제의 여파로 거래가 크게 늘진 않았습니다.

강동구 둔촌동의 올림픽파크포레온은 규제 해제로 호가는 올랐지만 실제 거래는 활발하지 않은 분위기입니다.

현지 공인중개사는 "잠실 해제 직후, 이 아파트 전용 84㎡ 호가가 최고 28억 원까지 뛰었지만, 매수자들은 이 가격이면 차라리 잠실을 선택하겠다며 망설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중개업소 대표는 "호가를 더 올리거나 매물을 거둬들이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며 "신축 아파트다 보니 실입주 수요는 있지만, 대출 규제 탓에 조용한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마포구 아현동의 래미안푸르지오 역시 강남3구와 용산이 토허제로 묶인 뒤 일주일간 4~5건의 거래가 있었지만, 추가 상승세는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현지 중개업소는 "대부분 실수요자 중심의 거래였고, 갭투자 수요는 대출 규제로 줄어든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서울 외곽 '노도강' 지역도 대출 규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노원구 상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대출이 어려워진 데다 향후 집값 하락 우려로 매수세가 거의 사라졌다"며 "시세 차익 기대도 크지 않아 반사이익도 제한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서울 아파트 시장은 혼란 속에서도 거래량이 늘고 있습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이달(3월) 30일까지 신고된 2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총 6,141건으로,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으로 6천 건을 넘겼습니다.

강남구의 2월 거래량은 562건으로, 전월 202건에 비해 약 2.8배 증가했고, 송파구는 612건으로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3월 거래량도 증가가 예상됩니다.

현재까지 신고된 건수는 4,751건으로, 다음 달 말까지 신고가 마감되는 점을 고려하면 2월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서울시의 토허제 재지정 이후 거래가 급감한 만큼, 최종 집계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매매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은 낮지만, 거래 감소는 불가피하다고 내다봤습니다.

특히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오는 7월부터는 3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될 예정이어서 자금 마련이 더 어려워질 전망입니다.

(사진=연합뉴스)

김수형 기자 sea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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