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뚝, 얇은 이불에 잠 못 이뤄”…이재민 불안한 텐트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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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잠을 못 잤어. 지금 있는 이불은 너무 얇아서 두꺼운 이불이 좀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산불 피해 이재민이 모인 경북 안동시 운흥동 안동체육관에서 만난 김동예(90)씨가 옷깃을 여미며 말했다.
안동시 일직면 조탑리에 사는 김씨는 화재로 집을 잃어 27일부터 대피소 텐트에서 지내고 있다.
실제 이날 새벽에는 안동시 남후면 등 경북 지역 곳곳에서 잔불 불씨가 되살아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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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잔불 불씨 살아나며 귀가 주민들도 “걱정”
“밤에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잠을 못 잤어. 지금 있는 이불은 너무 얇아서 두꺼운 이불이 좀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산불 피해 이재민이 모인 경북 안동시 운흥동 안동체육관에서 만난 김동예(90)씨가 옷깃을 여미며 말했다. 안동시 일직면 조탑리에 사는 김씨는 화재로 집을 잃어 27일부터 대피소 텐트에서 지내고 있다. 갑작스러운 화재로 대피하느라 짐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터라 김씨의 텐트 안은 단출했다.
산림청이 전날 오후 5시를 기준으로 “의성, 안동, 청송, 영양지역의 모든 주불이 진화됐다”고 발표했지만, 집을 잃은 이재민들은 여전히 기약 없이 텐트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특히 29일 경북 북부 곳곳에서 일부 잔불이 되살아났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며 이들은 마음을 졸였다. 조탑리 주민인 김옥희(88)씨는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다”며 “다행히 불을 다시 잡았다고는 하는데 걱정이 크다”고 했다.
이날 대피소에는 대형 티브이(TV)에서 산불 관련 소식이 계속 나왔다. 주민들은 의료 지원을 나온 안동의료원과 안동시보건소의 진료 등을 받기 위해 기다리면서도 티브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역시 조탑리에 사는 남혜자(85)씨는 “우리 마을에는 집이 23채가 탔다”며 “많은 분이 도움을 주셔서 특별히 부족한 점은 없지만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고 언제 돌아갈지 알 수 없어 걱정”이라고 했다.
경북도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29일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대피소에 있는 주민은 4777명이다. 화재로 인해 총 3만4746명이 대피했고 2만9969명이 귀가했지만, 주택 3224채가 전소하는 등 모두 3285채가 피해를 본 탓에 돌아갈 곳을 잃은 이들이 속출한 탓이다. 특히 피해 주택인 1092채에 달하는 안동은 2196명이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전체 이재민의 절반 정도의 숫자다.
집으로 돌아간 주민들의 걱정도 여전하다. 실제 이날 새벽에는 안동시 남후면 등 경북 지역 곳곳에서 잔불 불씨가 되살아나기도 했다. 남후면 산불 연기가 눈으로 보일 정도로 화재 현장과 가까운 곳인 일직면 송리리에서 만난 이분자(86)씨는 “며칠 전에도 불 때문에 안동체육관으로 대피했다가 왔는데 또 불이 났다고 하니 걱정 때문에 온몸이 아플 지경”이라며 “이제는 다시 어디로 갈 기운도 없다”고 했다.
다만 이날 남후면에서 난 불은 오전 8시50분 주불 진화가 완료됐다. 경북도는 “주불 진화 후 잔불 정리하는 가운데 발생하는 일이며 재발화는 아니”라며 “주불 진화는 큰 불길을 잡았다는 뜻이고 주불 진화 이후에 잔불이 크고 작게 관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대책회의를 열고 행정안전부를 통해 임시주거시설 운영과 대피주민 구호 활동 뒷받침을 위한 재난구호사업비 2억3000만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전국에서 구호단체를 통해 기부금이 554억원 모였고 이 기부금은 식료품 구매 등 이재민 생계를 위한 자금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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