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50대 이상 중장년, 파산신청 가장 많았다...고독사 맞물려 '비애' [혼자인家]

안가을 2025. 3. 29.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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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파산신청자 86% 50대 이상 “생활비 부족해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50대 1인가구 임철규(가명)씨는 중소기업에서 정규직으로 근무하다 연이은 경제불황으로 3년 전 실직했다. 이후 대출을 받아 작은 사업을 시작했지만, 이마저 실패하면서 부족한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신용대출과 카드론을 이용했다. 이에 9000만원의 빚이 생겼고, 변제할 능력이 없어 결국 파산신청을 했다. 고정적인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그는 현재는 고시원에서 생활하며 일용직 노동을 하고 있다.
개인파산 신청 10명 중 8명 중장년

경제적 위기로 기본적인 생활마저 어려움을 겪는 중장년 1인가구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서울에서 개인파산을 신청한 이들 가운데 10명 중 8명은 50대 이상 중장년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비 부족과 상환능력 저하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26일 서울시복지재단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가 지난해 접수된 개인파산 신청 1314건 중 유효한 데이터 1302건을 분석한 '2024년 파산면책 지원 실태'에 따르면 전체 신청자의 86%가 50대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대별로는 60대가 39.6%로 가장 많았다. 이어 50대(22.7%), 70대(19%), 80대 이상(4.9%) 순이었다.

성별로는 남성이 61.8%로 여성(38.2%)보다 많았다. 이 같은 성비는 2022년(남성 61.6%)과 2023년(남성 64.4%)에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가구 형태로는 1인 가구가 68.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1인 가구 비중은 2022년 57.3%, 2023년 63.5%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채무 발생 원인(복수 응답)으로는 '생활비 부족'이 74.5%로 가장 많았고, '사업 경영 실패'(27.9%), '타인에 대한 채무 보증 및 사기 피해'(15.5%) 등이 뒤를 이었다.

파산신청자 중 대부분은 '직업이 없다'(85.6%)고 응답했다. 또 채권자가 4명 이상인 다중채무자(62.7%)인 경우도 절반이 넘었다. 총채무액은 1억 미만이 60.1%로 가장 많았고, 평균 구간인 5000만원 이상~1억원 미만이 25.2%를 차지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개인파산→실직·생활비 부족→고독사 악순환

개인파산으로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이러한 고용 불안정은 노후 대비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이들이 직면하는 상실감은 '고독사'에 노출, 생애주기에 가장 큰 위기로 다가올 수 있다.

실제로 20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강남구 신사동 한 빌라 반지하에서 홀로 살던 5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전날 오후 3시 '세입자가 연락이 안 된다'는 집주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 50대 남성 A씨가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해당 남성은 지난해 말 '긴급복지지원' 신청을 위해 지역 주민센터에 방문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긴급복지지원은 위기 상황에 놓여 생계유지가 어려운 저소득 가구에게 생계·의료 등 필요한 지원을 일시적으로 지원하는 제도다.

하지만 A씨는 예산 소진의 등의 문제로 도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1월 기준 6개월 이상 무직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중장년 1인가구의 고독사 심각성은 통계로도 나타난다. 보건복지부의 '2024년 고독사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2023년 전체 고독사는 366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로, 연도별로보면 2021년 3378명에서 2022년 3559명, 2023년 3661명으로 늘었다. 특히 50~60대 남성의 고독사가 각각 970명과 1004명으로 전체 고독사의 절반을 넘는 53.9%를 차지했다. 전체 고독사 중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비중은 2023년 41.4%(1413명)로 집계됐다. 즉 10명 중 4명은 저소득층인 셈이다. 사회적 지위를 잃은 중장년이 빈곤위기에 놓일수록 고독사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결과다.

이런 환경에도 중장년 1인가구를 위한 대책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지원 주체가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대응할 수 있는 공조체계 마련 및 지원이 절실하다.
#1인가구 #중장년 #개인파산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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