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자동차 관세 '급발진'…충격 얼마나 클까?

김성훈 기자 2025. 3. 28.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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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결국 자동차까지 관세 불똥이 튀었습니다. 

각오는 했지만, 25% 관세 발표가 실제로 나오자 전 세계 자동차 업계가 충격에 빠졌는데요. 

앞서 시행된 철강 관세와는 무게감부터 다른 이번 조치는 특히 우리 수출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제는, 반도체 등 품목별 관세와 국가별 상호관세가 줄줄이 예고돼 있다는 건데요. 

'퍼펙트 스톰'을 만들고 있는 미국의 관세 정책, 김성훈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동차 관세, 올게 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현지시간 24일,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곧 발표할 것"이라고 운을 뗐습니다. 

업계에선 상호관세와 같은 다음달 2일이나 아니면 그 이후에 발표할 것으로 점쳤는데요. 

하지만 이런 예상을 깨고 불과 이틀 뒤에 25%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조치는 미국 밖에서 만든 승용차와 경량트럭 등 완성차뿐 아니라 엔진과 변속기 등 관련 부품에도 광범위하게 적용됩니다. 

시행 시점은 다음달 2일, 그러니까 다음주 수요일, 그리고 관세 징수는 이튿날 3일부터 이뤄집니다. 

[앵커] 

의도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미국 제조업의 부흥을 강조하면서, 특히 자동차 산업의 중요성을 얘기해 왔습니다. 

행정명령에 서명할 때도 동맹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들이 "부와 일자리 등을 빼앗아갔다"며, 관세 부과의 정당성을 어필했는데요. 

그러면서 "미국에 들어와서 만들라"고 강조했습니다. 

들어보시죠. 

[도널드 트럼프 / 美 대통령 : 사실상 25%의 관세가 부과됩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자동차를 만들면, 관세가 없습니다.] 

앞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현대차처럼, 기업들이 미국에 대한 투자나 현지 생산을 늘리도록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높인 겁니다. 

중후 장대 산업인 자동차를 미국으로 불러들여 일자리 창출 효과 등을 꾀하겠다는 겁니다. 

여기에 백악관은 자동차 관세로 연간 1천억 달러, 우리 돈 147조 원 정도의 세입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면서, 이를 부채 해소에 쓰겠다는 등 미국 입장에선 결코 밑지는 장사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앵커] 

이번에도 '선 타격, 후 협상' 전략일까요? 

[기자] 

협상용 카드는 아닌 것 같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구적인 조치'라고 못 박았는데, 최소한 자신의 4년 임기 내내 부과하겠다는 뜻이겠죠. 

이 때문에 일단 관세를 부과하고 협상 결과에 따라 없던 일로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미국 내에서 생산하라는 메시지는 확고해 보입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자동차 관세를 발표하면서 사용한 'modest'라는 단어를 주목해야 하는데요. 

'완만한 또는 얌전한'이란 뜻인데, 자신이 생각하기에 이번 조치는 그리 세지 않다는 겁니다. 

"관세율을 더 높일 수 있다, 이게 끝이 아니다"라는 거죠. 

다음 달 2일 발표될 상호관세와 품목별 관세가 단순 합산될지, 아니면 합산 과정에서 관세 폭 조정이 있을지도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앵커] 

자동차 생산라인이 있는 나라들은 당장 폭탄을 맞았는데, 분위기가 어떻습니까? 

[기자] 

미국 언론들은 이번 조치로 우리나라와 일본, 독일, 멕시코, 캐나다 등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미 미국과 관세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캐나다는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시 기존 무역협정을 위반해 부당한 관세를 부과했다"고 반발하고 있는데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캐나다에는 최소한의 영향을 주는 '보복적'인 무역 조치로 미국 관세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반면, 보복대신 일단 대화하겠다는 국가들도 있는데요. 

멕시코는 "관세 우대를 끌어내기 위해 미국과 협상 중"이라며 "4월 2일쯤 대응 전략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유럽연합도 "심히 유감스럽다"는 반응 속에 상호관세 내용을 살펴본 뒤, 종합적인 대응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일본 정부도 "관세 대상에서 제외되도록 끈질기게 미국과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우리는 얼마나 큰 충격이 예상되나요?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347억 4천4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51조 원에 달했습니다. 

대미 수출 1위 품목으로, 2위인 반도체보다 3배나 많습니다. 

현대차그룹은 31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대미 투자 계획을 내놓으며 대응에 나섰지만, '미국 밖 생산은 예외 없다'는 확고한 기조에 국내 생산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인데요. 

이에 따라 부품사 등 협력사들도 줄줄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철수설까지 돌던 한국지엠의 경우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만큼, 경쟁력 저하나 고용 문제로 불거질 수 있습니다. 

[앵커]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것이라지만, 관세는 부메랑이 될 수 있죠. 

벌써부터 미국 기업과 소비자들도 피해를 볼 것이란 전망이 나와요? 

[기자] 

그렇습니다. 

자동차 리서치 업체들은 이번 관세 조치로 미국 내 자동차 가격이 평균 3천 달러, 우리 돈으로 445만 원가량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미국은 캐나다, 멕시코산 자동차 부품에 대해선 이들과 맺은 무역협정을 토대로 관세 부과 기준과 절차를 만들 때까지 한시적으로 관세를 매기지 않겠다고 했는데요.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한시적인 조치고, 결국 관세가 미국 완성차 업체에 타격을 주고, 소비자에게까지 부담이 전가될 것이란 분석입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산 차량을 구입하면, 대출이자를 세액공제해 줄 것"이라며, 대책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당장 페라리가 관세 부과에 대응해 4월 2일 이후부터 미국으로 수출하는 차량가격을 최대 10% 인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여기에 완성차 업체들도 공급망 문제로 생산 차질을 빚고, 일부 차종이 단종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은 "자동차 관세가 내달부터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몇 주 이상 지속된다면, 산업 전반의 침체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까지 "관세 영향은 상당히 크다"고 말했습니다. 

아시다시피, 테슬라는 최근 실적 부진에 CEO 리스크까지 겹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 자동차 관세로 업계 분위기가 가라앉는 것도 부담인 상황입니다. 

[앵커] 

자동차 관세가 큰 이슈인 건 분명한데, 다음 주 나올 상호관세에 비하면 예고편에 불과한 것 아닌가요? 

[기자] 

자동차 관세가 시행되는 4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해방의 날'이라고 여러 번 강조한 날에,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호관세가 발표됩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공정하고 관대할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 관세 대상은 "모든 국가"라고 말해 긴장감을 끌어올려놓은 상황입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어느 정도 예외를 둘 것처럼 언급했다가, 다시 예외는 없다고 강조한 건데요. 

워낙 오락가락하다 보니, 뚜껑이 열려봐야 알 것 같습니다. 

일단 이번 주 자동차 관세로 '예고편'은 확실히 시선을 끌었는데요.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로 관세 부과 분야를 늘리며, 무역 전쟁을 중대하게 확대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영국 BBC방송은 전문가를 인용해 이미 자동차 관세를 계기로 미국과 동맹국 간의 관계 경색 문제를 제기했고요. 

뉴욕타임즈도 자동차 관세를 통해 "EU의 보복관세 필요성이 시급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베일에 쌓여 있는 상호관세가 실체를 드러낼 때까지 전 세계는 또다시 트럼프 대통령의 입만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김성훈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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