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클로저, 지금부터는 김서현이다… ‘ERA 20.25’ 주현상 1군 말소, 한화 빠른 결단 배경과 결과는?

김태우 기자 2025. 3. 2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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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즌 초반 부진에 빠진 주현상을 대신해 마무리 보직을 수행하게 된 3년 차 파이어볼러 김서현 ⓒ한화이글스
▲ 지난해 팀의 마무리로 승격해 좋은 성적을 낸 주현상은 시즌 초반 부진에 빠진 끝에 결국 보직을 바꾸기로 했고, 당분간 심리적인 정비를 거친 뒤 다시 1군으로 올라와 중요한 보직을 맡을 예정이다 ⓒ한화이글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큰 기대 속에 힘차게 출발한 한화의 구상이 시작부터 꼬이고 있다. 개막 후 4경기에서 1승3패에 그쳤고, 타선이 심각하게 터지지 않고 있으며, 외국인 타자까지 부진하다. 여기에 개막 마무리로 낙점됐던 주현상(33·한화)이 시즌 5번째 경기를 앞두고 말소됐다. 주현상의 구위 회복이 필요한 가운데 당분간 마무리는 김서현이 맡는다.

한화는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인 LG와 경기를 앞두고 선발 라인업을 발표했다. 한화는 이날 김태연(좌익수)-문현빈(지명타자)-에스테반 플로리얼(중견수)-노시환(3루수)-채은성(1루수)-안치홍(2루수)-임종찬(우익수)-최재훈(포수)-심우준(유격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안치홍이 선발 라인업에 들어오고, 전날 포수 마스크를 썼던 이재원 대신 최재훈이 선발로 출장한다.

여기까지는 크게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런데 1군 등록·말소가 흥미롭다. 이날 한화는 선발로 예고된 문동주와 그 뒤에 붙을 선수로 예고된 조동욱이 나란히 1군에 등록됐다. 누군가 두 명이 빠져야 하는데 마무리 주현상과 김경문 한화 감독이 큰 기대를 걸었던 좌타 거포 자원인 권광민이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개막 마무리로 낙점된 주현상의 말소가 눈에 들어온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27일 잠실 LG전에 앞서 주현상의 말소에 대해 설명했다. 김 감독은 26일 경기를 앞두고 이미 주현상과 면담을 통해 보직 변경을 통보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주현상도 팀의 결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수용했다. 다만 정신적으로 스트레스가 있을 수 있기에 일단 1군에서 제외하고 마음을 정리할 시간을 주기로 했다는 게 김 감독의 이야기다.

김 감독은 “구위 그런 것보다도 본인이 지금까지 팀의 마무리로 큰 수고를 했다. 지금 본인은 납득한다고 하지만 그래도 마음 속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마음의 준비를 다시 하고 오면 우리 팀에서 또 중요한 것을 해줘야 될 선수니까 그래서 빼게 됐다”고 1군 엔트리 말소 배경을 이야기했다. 구위보다는 심리적인 부분을 잘 정비하면 다시 1군 엔트리에 올려 필승조로 활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 대목이다.

한편 주현상이 빠진 마무리 자리는 ‘160㎞ 파이어볼러’ 김서현이 맡는다. 김 감독은 누군가 실패할 때를 대비해 감독은 항상 준비를 해야 한다면서, “마무리는 준비를 해야 된다는 생각을 작년도 끝날 때쯤 했었다”고 말했다. 혹시라도 주현상이 마무리 보직을 잘 수행하지 못할 경우 누군가를 대안으로 미리 찾아놔야 했다는 의미다.

이어 김 감독은 “그때는 아직 서현이가 조금 낯선 것 같았고, 마무리라는 자리가 사실 쉽지 않다. 7회에 올라가는 것과 9회에 나와서 자기가 끝내야 된다는 것은 부담감이 많다. 일단 크게 보고 그렇게 결정을 했다”면서 당분간은 김서현을 마무리로 쓸 뜻을 시사했다.

▲ 리그 최고의 강속구 투수 중 하나인 김서현은 차세대 한화의 마무리 투수로 일찌감치 낙점 받고 있었고,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 중책을 맡게 됐다. ⓒ곽혜미 기자
▲ 주현상은 2군에서 재정비 기간을 거친 뒤 다시 1군에 올라와 셋업맨 몫을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곽혜미 기자

2021년부터 투수로 정착한 주현상은 한화 불펜의 핵심으로 오랜 기간 활약했다. 특히 2023년에는 55경기에서 59⅔이닝을 던지며 2승2패12홀드 평균자책점 1.96으로 맹활약했다. 그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초반 마무리로 승격, 65경기에서 71⅓이닝을 던지며 8승4패23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2.65의 뛰어난 성적을 남겼다. 리그에서 가장 과소평가된 마무리 투수였다.

올해도 개막 마무리는 주현상이었다. 특별히 바꿀 이유가 없었다. 한화 불펜 구축의 핵심이기도 했다. 시범경기까지만 해도 그렇게 큰 이상 징후는 없었다. 3경기에서 3이닝을 던지며 합계 3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2번의 세이브도 기록했다. 그런데 정규시즌에 들어오니 이야기가 달라졌다. 등판한 경기에서 모두 부진했다.

주현상은 시즌 개막전이었던 22일 수원 kt전에서 세이브를 거두기는 했으나 진땀을 흘렸다. 김상수에게 홈런을 맞는 등 1이닝 동안 2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23일 kt전에서는 아웃카운트 하나를 처리하지 못한 채 안타 하나와 몸에 맞는 공 하나를 내주고 강판됐다.

여기까지만 해도 보직을 둘러싼 특별한 이상 징후는 없었다. 정상 구위가 아니라는 것은 분명했지만 시즌 두 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보직을 바꿀 것이라 생각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3월 26일 LG와 경기에서는 9회가 아닌 6회 2사 후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하면서 논란이 있었다.

이 경기까지도 성적이 좋지 않았다. 첫 타자인 박해민에게 3루수 방면 번트안타를 내줬다. 3루수 노시환의 송구 실책까지 겹쳐 2사 2루 위기를 맞이했다. 여기서 신민재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고 1점을 내줬다. 2B의 불리한 카운트로 시작한 게 화근이었다. 이어 홍창기에게도 볼넷을 내줬고, 문성주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고 1점을 더 실점했다. 오스틴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추가 실점하지는 않았지만 ⅓이닝 3피안타 1볼넷 2실점으로 경기 기록은 망가진 뒤였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20.25까지 치솟았다.

김 감독의 큰 기대를 모으며 백업 1루수로 개막 엔트리에 승선한 권광민 또한 2군에서 조정 기간을 갖는다. 권광민은 지난해 19경기에서 홈런 네 방을 치며 김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캠프 때도 집중 조련을 거쳤다. 시범경기 8경기에서는 타율 0.273을 기록했다. 다만 기대했던 장타가 터지지 않았고, 정규시즌 3경기에서는 제한된 타석 기회 속에 3타수 무안타에 머물렀다.

한편 이날 한화는 문동주가 올 시즌 첫 등판을 한다. 지난해 시즌 막판 어깨 통증으로 고생했던 문동주는 천천히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다만 다른 투수처럼 빌드업을 모두 마친 상황에서 시즌에 들어온 것은 아니라 이날 3이닝 정도를 소화할 예정이다. 문동주의 뒤에는 조동욱이 붙고, 경기 상황에 따라 불펜 투수들이 동원될 것으로 보인다. 1승2패와 3패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인 만큼 총력전이 예상된다.

김 감독은 문동주에 대해 “일단 3이닝이고, 투구 수가 몇 개까지 될지는 모르겠다. 3이닝 정도에 개수가 적으면 더 갈지 몰라도, 그래도 3이닝만 생각하고 있다. 개수가 적으면 본인한테 코치가 한번 물어보고 그 다음에 이어 동욱이가 나가는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극도로 부진한 타선에 대해서는 “타격은 1년 시즌 하면서 막 잘 칠 때 보면 한 100승을 할 것 같다. 어느 때 타이밍 가면 또 좋았다가 또 반드시 상대적으로 더 떨어질 때 있고 이렇게 되는 것이다”면서 “우리 선수들이 힘든 것을 극복하고 좋은 타이밍으로 잘 칠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믿음을 드러냈다. 한화는 이날 1군 선발 첫 등판 기회를 얻는 LG 송승기를 상대한다.

▲ 27일 시즌 첫 등판을 갖는 문동주는 3이닝 정도를 소화하며 실전 및 빌드업 과정을 겸할 예정이다 ⓒ한화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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