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무죄와 별개”…野, 한덕수·최상목 ‘쌍탄핵 추진’에 무게

尹 탄핵 선고기일 불투명해지자 韓 압박 나선 野…쌍탄핵 카드 만지작
민주당 원내지도부 “韓 여전히 마은혁 임명 보류…탄핵소추 전과 같아”
당 일각선 반대 주장도…이소영 “실익 없고 국민 피로 높여, 자제해야”

(시사저널=이태준‧변문우‧강윤서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월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6일 항소심에서 무죄 판단을 받은 가운데, 민주당 내부에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와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직전 권한대행)에 대한 쌍탄핵을 예정대로 추진하는 데 공감대를 맞춰가는 분위기다. 이 대표에 대한 무죄 선고와 두 관료에 대한 탄핵은 별개 사안이므로 추진 동력이 상실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27일 시사저널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 내부는 이 대표가 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자 한껏 고조된 분위기다. 동시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기일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여권 내에 기각 혹은 각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데 대한 불안감도 감지된다.

당 지도부는 한 대행을 향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신속히 임명하라며 압박에 나선 동시에 쌍특검 추진 여부를 놓고 정무적 판단에 들어간 모습이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최상목 전 대행에 대한 탄핵 소추와 한덕수 현 대행에 대한 두 번째 탄핵 소추는 이 대표의 선거법 항소심 무죄 선고와 별개"라며 "한 대행이 마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보류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탄핵 소추 전과)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헌재가 마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보류한 것은 위헌이라고 판단한 만큼 한 대행이 지금이라도 마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한 대행의 경우 탄핵심판이 진행되던 87일 동안 직무가 정지됐는데 이 기간에 충분히 마 재판관에 대한 임명 보류 건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게 민주당 안팎의 의견이다.

조승래 수석대변인도 이날 기자회견 직후 취재진과 만나 쌍특검 추진에 대해 "(대통령과 권한대행이) 의무를 회피했을 땐 어떻게 할 것이냐. 탄핵 말고는 방법이 없다"며 추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이어 "헌정질서를 어떻게 회복할지 입법부 입장에서 고민될 수밖에 없다"며 "지금 제일 중요한 것은 (두 관료의) 탄핵이 아니라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을 빨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지도부 관계자도 "본회의만 열리면 다음 주라도 바로 추진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재명 대표 측에서도 쌍탄핵을 놓고 손익계산이 분주한 모습이다. 이미 이 대표가 선고법 위반 2심에서 무죄를 받은 만큼 당초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까지의 시간적 부담은 사라진 상황이다. 관련해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시사저널에 "아직 시나리오를 정해놓은 상황은 아니다"라며 "계속 상황을 지켜보면서 원칙적이고 정무적 판단을 해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민주당 일각에선 쌍특검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26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에서 "용서받을 수 없는 일에 대해서 직무유기죄 등으로 단죄하는 것과 별개로 지금 추가적인 탄핵소추는 하지 않는 게 좋다"고 했다.

이 의원은 "추가적인 사건을 (헌재에) 보내는 것은 윤석열 파면 선고를 더 늦출 가능성이 있다"며 "국민들이 잦은 탄핵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더 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우려했다. 현 시점에서 민주당에 쌍탄핵추진이 유리하지 않을 것이란 의미로 풀이된다.

한편 민주당과 함께 야권 내 주요 정당으로 자리매김한 조국혁신당은 쌍탄핵에 대해 공개적으로 '찬성' 목소리를 내며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이다. 김선민 혁신당 대표 권한대행은 26일 서울 광화문 천막농성장에서 열린 현장회의를 통해 "한덕수 총리가 국민 앞에 떳떳해질 마지막 기회"라며 "마 후보자 임명을 계속 미루는 건 내란 상태를 지속시키려는 망동"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