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지키던 주지스님·화마와 싸우던 산불감시원…"너무 안타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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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북동부로 번지며, 영양군 석보면의 한 사찰이 전소된 가운데, 불에 탄 사찰 건물 안에서는 주지 선정 스님(85)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 가운데, 경북 영덕군에선 산불 진화 현장에 투입됐다가 실종됐던 산불감시원이 숨진 상태로 발견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날 산림 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50분께 경북 영덕군 영덕읍의 한 차량에서 산불감시원 A씨(69)가 불에 타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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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작업 후 실종 산불감시원, 결국 숨져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북동부로 번지며, 영양군 석보면의 한 사찰이 전소된 가운데, 불에 탄 사찰 건물 안에서는 주지 선정 스님(85)이 숨진 채 발견됐다. 27일 연합뉴스는 경북 영양군에 있는 법성사 대웅전이 지난 25일 화마로 무너져 내렸고, 스님은 대웅전 옆 건물에서 전날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대한불교법화종에 따르면, 스님은 2002년 법성사 주지가 되기 전부터 해당 사찰에서 수행해왔다. 불이 난 건 지난 25일. 사찰이 위치한 지역은 산속 깊은 곳이라 진입 자체가 어려웠다. 화마가 지나간 뒤 27일 찾은 사찰 일대는 잿더미가 됐다. 대웅전은 완전히 무너졌고, 남은 건물은 극락전 등 일부뿐이다. 스님은 대웅전 옆 건물에서 발견됐다. 마을 이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불이 너무 빨리 번져 대피시킬 상황이 아니었다"며 "5분 만에 동네 전체가 불바다가 됐다”고 전했다.
이어 “사찰이 산속에 있어 접근이 힘들었고, 소방대원들도 들어갈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주민들은 선정 스님이 오랫동안 홀로 사찰을 지켜왔으며, 평소 어려운 이웃에게 잠자리나 음식을 나눠주는 등 마을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설명했다. 마을 주민 한 모 씨는 "연세가 많아 거동도 불편했지만, 끝까지 자리를 지키신 것 같다"며 "늘 남에게 베풀었던 분"이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경북 영덕군에선 산불 진화 현장에 투입됐다가 실종됐던 산불감시원이 숨진 상태로 발견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날 산림 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50분께 경북 영덕군 영덕읍의 한 차량에서 산불감시원 A씨(69)가 불에 타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A씨는 차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쓰러져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A씨는 지난 25일 영덕 산불진화대원 9명과 함께 의성 산불 현장에 투입됐다가 진화 지원을 마치고 이날 오후 8시 30분께 영덕으로 돌아왔다. 그는 당일 저녁 영덕문화체육센터 옆 산불대기실에서 해산한 뒤 연락이 닿지 않았다. A씨가 발견된 곳은 영덕읍과 A씨 자택이 있는 영해면 중간 지점으로 지난 25일 밤 영덕 일대에 산불이 크게 퍼졌을 때 피해가 난 곳이다. 가족들은 A씨가 26일 오전까지 귀가하지 않자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산불 진화 작업 후 귀가하던 중 도로에서 불길에 휩싸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영덕군 관계자는 "산불지원화대원 활동을 마친 뒤에 귀가하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2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5시 기준 불에 탄 산불 영향구역은 3만6009㏊로 역대 최대 피해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번 산불로 산림훼손과 문화유산 소실은 물론 사망자가 26명에 달하는 등 인명 피해 최악을 경신하고 있다. 계속 불씨가 살아나던 김해와 옥천, 언양 산불은 다행히 전국에 내린 가랑비 덕에 고비를 넘겼지만, 경북 안동은 불길이 시내로 향하면서 오전 10시 30분, 주민 대피령이 떨어졌다. 영덕과 영양의 진화율도 낮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산불로 인한 대피자는 약 3만7000여 명, 주택과 공장, 문화재 등 시설 피해는 325곳으로 집계됐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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