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에 끝까지 사찰 지키다... 영양 법성사 주지 스님도 희생

경북 영양군 법성사 주지 선정스님 입적
25일 산불로 법성사 대웅전 등 전소 피해

27일 경북 영양군 석보면 법성사 대웅전이 화마로 인해 무너져 있다. 영양=연합뉴스

산불이 확산한 경북 영양군의 한 사찰에서 주지 스님이 27일 숨진 채 발견됐다.

대한불교법화종에 따르면 이날 영양군 석보면 법성사의 주지 선정(85)스님이 대웅전 옆 건물에서 소사 상태로 발견됐다. 지난 22일 경북 의성군에서 시작한 산불은 25일 영양군으로 번졌다. 불길이 확산하면서 법성사 대웅전은 전소했다. 당시 영양군은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으나 선정스님은 홀로 사찰에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년 시절부터 법성사에서 수행해온 선정스님은 2002년 12월 법성사 주지가 됐다. 법성사는 1975년에 대한불교법화종에 등록된 사찰이다. 대한불교법화종 강원교구 원장 승일스님은 "화마의 피해가 커 현장 파악이 잘 되지 않아 법성사 인근 강원교구 스님들이 급히 파견돼 현장을 수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양군 주민들은 선정스님이 평소 음식을 나눠주고 독거노인을 보살피는 등 남에게 베푸는 사람이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산불로 인한 인명 피해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사망 27명, 중상 8명, 경상 22명 등 총 57명으로 집계됐다.

김수미 인턴 기자 ksm030530@ewhai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