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OPS 0.6대가 원래 실력일지도..." 美 매체 때아닌 혹평, 대체 왜?...."SF 최악의 시나리오"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메이저리그서 두 번째 시즌을 맞는 '바람의 손자'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을 향해 현지 매체가 냉정한 평가를 내놨다.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의 그랜트 브리스비는 26일(이하 한국시간) '2025년 샌프란시스코 최악의 시나리오'라는 제목으로 올 시즌 샌프란시스코를 향한 우려를 꼬집었다.

브리스비는 이정후에 대해 "부상을 당하기 전 반등 기미를 보였지만, 애초에 코너로 몰렸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라며 "어쩌면 시즌 아웃 부상 전 0.600대 OPS는 그가 스타로 향하는 길에 일시적인 부진이 아닌 원래 실력일 수 있다"라고 혹평했다.

2024시즌을 앞두고 역대 아시아 출신 야수 최고 규모인 6년 1억 1,300만 달러의 계약을 맺고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은 이정후는 큰 기대 속에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그러나 불의의 부상으로 37경기 출전에 그쳤고, 타율 0.262 2홈런 8타점 2도루 OPS 0.641의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어깨 수술을 마치고 돌아온 이정후를 향한 기대는 여전했다. 미국 야구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 성적 예측 프로그램 '스티머'는 이정후가 올 시즌 143경기 타율 0.294(598타수 175안타) 14홈런 63타점 13도루 OPS 0.789의 준수한 성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0.294의 예상 타율은 3년 연속 타격왕 타이틀을 차지한 '타격 기계' 루이스 아라에즈(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0.307에 이어 내셔널리그(NL) 2위에 해당하는 후한 예상치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지난 22일 2025시즌 개막을 앞두고 총 59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홈런, 타율, 도루, 평균자책점, 탈삼진, 세이브 등 6개 부문에서 리그 1위를 차지할 선수를 예상했다. NL 타율 부문에서 아라에즈와 후안 소토(뉴욕 메츠)가 1, 2위를 차지한 가운데 이정후는 오타니 쇼헤이, 프레디 프리먼(LA 다저스), 트레이 터너(필라델피아 필리스), 잭슨 메릴,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 등 쟁쟁한 선수들과 함께 전문가들의 표를 받으며 '타격왕 다크호스'로 꼽혔다.

긍정적인 전망만 이어졌기 때문일까. 개막을 하루 앞두고 분위기에 다소 찬물을 끼얹는 냉정한 평가가 나왔다. 다만 이는 말그대로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했을 경우다.

'디 애슬레틱'의 브리스비는 해당 글의 도입부에서 "내가 만든 샌프란시스코 관련 공포의 방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 엄밀히 말하면 내 방이 아니라 버스터 포지(야구 운영 부문 사장)와 그렉 존슨(구단주), 밥 멜빈(감독)과 데이먼 마이너(코치)의 방이기도 하며, 이 팀을 진심으로 아끼는 모든 사람들의 방이기도 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곳은 그해 팀에 대한 최악의 시나리오를 살펴보는 전통 연례 행사로 (내용이) 꽤 암울할 수도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모두 다쳐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하는 것이며, 시즌이 끝난 뒤 일부 선수가 FA 계약을 통해 팀을 떠나고 샐러리캡 지옥을 벗어나기 위해 저비용 임시방편 대체 선수를 영입하는 것"이라며 극단적인 케이스를 언급했다. 말 그대로 시즌 개막을 앞두고 최악의 경우를 가정한 시나리오를 재미로 상상해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OPS 0.600대가 본 실력"이라는 평가는 씁쓸할 수밖에 없다. 첫 시즌 몸값에 비해 많은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부상을 악령을 털어난 이정후는 빅리그 2년 차에 우려의 시선을 불식시키고 연봉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