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여러분이 현대다"... 정의선, 워싱턴에서 조지아로 '미국 세일즈' 뛴다

이상무 2025. 3. 27.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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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미국 조지아 신공장 'HMGMA' 준공식
정의선 회장 "조지아서 미래 모빌리티 집중"
"기술 투자뿐 아니라, 미국 지역 사회에 투자"
코로나19 여파에도... 2년 반 만에 준공 성공
HMGMA 준공에 미국 전체 생산력 100만대
백악관서 대규모 투자 발표로 120만대 목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HMGMA 준공식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HMGMA는 모빌리티의 미래입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 HMGMA)' 준공식에서 HMGMA를 이렇게 정의했다. 24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나란히 서 4년 동안 미국에 210억 달러(약 31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정 회장이 그 중심에 'HMGMA'를 두고 있는 것이다.


정의선, 조지아를 향해 "여러분이 바로 현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HMGMA 준공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정 회장은 이날 준공식 환영사를 통해 '미국 지역 사회와의 관계'를 강조했다. 그는 "제 뒤로 펼쳐진 HMGMA는 첨단 제조 시설이기도 하지만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 곳"이라며 "현대차그룹은 기술과 자동차에만 투자하지 않고 지역 사회와의 관계에도 투자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조지아에서 오랫동안 머물면서 성장할 계획"이라며 "이 아름다운 곳에서 앞으로 다가올 모빌리티의 미래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HMGMA와 함께 하는 조지아의 구성원들에게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HMGMA에서 만든 자동차로 조지아의 아이들과 어른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학교와 직장으로 가고 가족과 친구들에게 새로운 모험을 선사할 것"이라며 "깊은 자부심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 회장은 "여러분이 바로 현대다"라고도 힘주어 말했다.

이런 측면에서 조지아에서 나고 자란 현지 근로자(샬린 툴)의 연설도 이어졌다. 샬린 툴은 "어린 시절 엘라벨 근처 숲을 4륜 바이크로 타고 다니고 학창 시절을 보냈다"며 "아들 둘도 키운 이곳에서 엄청난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300번 사번을 가지고 있다"며 "이 사번은 미국 최고의 제조 시설의 초기 멤버라는 의미"라며 뿌듯해했다. 이날 준공식에는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 버디 카터 연방 하원의원 등 미국 주요 인사들도 참석했다.

현대차그룹 미국 조지아주 신공장 'HMGMA' 관련 정보. 그래픽=송정근 기자

로나19 여파에도 2년 반 만에 준공... "현지화 필요"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신공장 'HMGMA'. 현대차그룹 제공

HMGMA는 2022년 10월 첫 삽을 떠 약 2년 반 만에 준공했다. 정 회장은 준공식이 끝난 뒤 취재진을 만나 "중간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빠르게 잘 지어졌다"고 평가했다. 장재훈 수석부회장은 HMGMA가 지어지는 동안 어려웠던 점에 대해 "짧은 시간 안에 지어야 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람을 구하기 어렵고 자재비도 많이 올랐다"며 "이런 조건 안에서 공기를 단축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다"고 말했다.

HMGMA는 이로써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에 이어 미국 내 세 번째 생산 거점이 됐다. 이번 HMGMA 준공으로 현대차그룹은 미국 생산 100만 대 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2005년 앨라배마주에 현대차 공장을 가동하며 현지 생산 도전장을 내민 지 20년 만에 이룬 성과다.

장 부회장은 이와 관련해 '현지화의 필요성'을 꺼냈다. 그는 "관세나 지역주의 등으로 결국 현지화할 수밖에 없다"며 "현지에서 얼마만큼 시장 점유율을 가질 것인지가 중요하고 현지화 역량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고 했다. 현대차그룹은 HMGMA의 연간 생산 능력을 2028년까지 30만 대에서 50만 대로 늘려 미국 전체 생산 규모를 120만 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 5년 현대차그룹 미국 현지 생산량. 그래픽=신동준 기자

트럼프 대통령, 제철소 투자 듣더니 "백악관에서 발표하자"

정의선(왼쪽 두 번째) 현대차그룹 회장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미국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정 회장은 준공식 이후 백악관에서 대규모 투자 계획을 깜짝 발표한 뒷얘기를 전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HMGMA로 초청했었다"며 "그런데 루이지애나주에 현대제철 공장을 건설한다는 얘기를 듣고는 백악관으로 와서 발표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 준공식 직전 미국 현지 언론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해외에서 만들어 미국으로 들어오는 수입차를 대상으로 25% 관세를 내게 할 것이라는 예고 기사가 나왔다. 정 회장은 관세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그는 "저희는 일개 기업이기 때문에 관세에 큰 영향을 주기는 힘들 거라고 생각한다"며 "관세라는 건 국가 대 국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고 했다. 이어 정 회장은 "관세 발표 이후 정부에서 주도적으로 협상을 해나가야 하기 때문에 그때부터 시작일 것이라 생각한다"고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실제 정 회장이 이 말을 한 지 한 시간 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수입차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정 회장은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나란히 서 4년 동안 미국에 210억 달러(약 31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임기가 시작된 뒤 우리 기업이 미국에 대규모로 투자 계획을 밝힌 건 현대차그룹이 처음이었다.

엘라벨=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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