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편성은 언제…정부 "與野 가이드라인 나오면 최소 2주"

"사전 작업시 혼선 우려…국회 제출 후에도 신속히 통과돼야"
추경안 집행까지는 2개월가량 걸릴 전망…"편성 속도 내야"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최근 경북 지역의 대규모 산불로 정치권에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자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부는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여야가 합의해 추경의 목적, 대상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것을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후 추경안 편성에는 부처별 협의 절차 등을 고려해 최소 2주가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27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여야가 투입 대상, 규모, 시점에 합의할 경우 추경안 편성에 착수할 계획이다.

앞서 여야는 지난 18일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양당 원내대표 회동을 갖고 정부에 이달 내 추경안을 편성해 국회에 제출할 것을 요청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야당은 지난 25일에도 경북 지역의 대규모 산불과 관련한 대응 예산이 필요하다며 정부에 추경안 제출을 요청했다.

그러나 정부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없이 추경안을 편성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가이드라인을 받은 후 각 부처의 예산 편성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 관계자는 "추경은 대상과 목적이 담긴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부처 간 협의 과정에서 혼선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공지능(AI) 산업 육성, 소상공인 지원 등 현재 거론된 항목만으로도 10개 부처와의 협의가 필요하다"며 "각 부처로부터 요구서를 받는 데만 1주일 이상 걸린다. 전체 편성에는 2~3주가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한 후 심의·의결 절차를 거쳐 실제 집행까지 약 2개월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가재정법이 제정된 2006년 이후 추경은 총 16회 편성됐다. 그중 11번은 정부의 추경안 제출 이후 국회 의결까지 2주~2개월 소요됐다.

추경이 더 늦어지면, 경기 대응의 적기를 놓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1%대 중반의 저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대외적으로는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 등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인한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세은 충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자영업자는 물론 건설업과 제조업도 어렵고, 트럼프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추경의 필요성은 정치권과 정부 모두 공감하고 있다"며 "그러나 정작 타이밍을 놓치고 있다. 내수 회복을 위한 추경 편성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5일 "추경이 15조~20조 원 정도 되면 성장률을 0.2%포인트(p) 높이는 효과를 낼 것"이라면서 "단순 계산하면 올해 성장률 전망치 1.5%가 1.7%로 오른다"고 분석한 바 있다.

한편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최근 직무에 복귀하면서 추경 논의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민의힘은 오는 30일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고 대형 산불 대응과 추경안 편성 방향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phlox@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