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89구' 7이닝 1실점, 성공적이었던, 롯데 뉴페이스의 韓 데뷔전…명장도 적장도 칭찬 [MD인천]
[마이데일리 = 인천 박승환 기자] "기대 이상으로 너무 잘 던져줘"
롯데 자이언츠 터커 데이비슨은 지난 25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팀 간 시즌 1차전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투구수 89구, 3피안타(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1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KBO리그에서 2시즌 동안 45경기에 등판해 19승 10패 평균자책점 3.39를 기록한 애런 윌커슨과 작별한 롯데는 올 시즌에 앞서 데이비슨을 영입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커리어가 화려한 선수는 아니지만, 트리플A에서는 성과가 확실했던 투수. 김태형 감독은 시범경기 기간을 통해 "타자를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구위를 갖고 있다"고 데이비슨을 평가했고, 시범경기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50을 기록하며 기대감을 드높였다.
그리고 지난 25일 SSG를 상대로 KBO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데이비슨은 1회 경기 시작부터 선두타자 최지훈에게 볼넷을 내주며 불안한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실점은 없었다. 후속타자 정준재의 땅볼에 선행 주자를 지워낸 뒤 박성한을 삼진, 기예르모 에레디아를 우익수 뜬공으로 요리하며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2회에도 SSG 타선을 삼자범퇴로 묶어내며 순항을 이어갔다.
데이비슨의 첫 실점은 3회였다. 3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하재훈을 상대로 0B-2S의 매우 유리한 카운트에서 던진 3구째 148km 직구가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리면서, 좌월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그래도 데이비슨은 추가 실점 없이 SSG 타선을 막아냈고, 이후엔 사실살 무결점 피칭을 선보였다. 데이비슨은 4~5회 SSG 타선을 모두 삼자범퇴로 돌려세웠고, 6회 2사 후 안타를 맞았으나 실점은 없었다.
데이비슨은 여유 있는 투구수를 바탕으로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고, 다시 한번 무실점 투구를 선보이며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를 완성했다. 다만 경기 종료 직전 롯데가 동점을 내주면서 데이비슨의 승리 요건은 날아가면서 KBO리그 첫 승은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그렇다면 '적장' 이숭용 감독은 데이비슨의 투구를 어떻게 봤을까. 26일 이숭용 감독은 "두산의 외국인 선수 2명(콜 어빈, 잭 로그)보다는 조금 수월할 것이라고 봤는데, 약간의 무브먼트가 있다는 이야기를 하더라. 커터 처럼 공이 말려들어오는 것이 있어서, 선수들이 고전을 한 것 같다"며 "타석에 직접 들어가 본 것은 아니지만, '왜 타이밍에 저렇게 안 걸릴까?'하고 선수들에게 물어보니 무브먼트가 까다롭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김태형 감독은 연패를 끊고, 팀에 시즌 첫 승을 안겨준 데이비슨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사령탑은 "데이비슨은 조금 염려가 됐었다. 2패를 안고 들어갔지 않나. 그리고 한국에서 첫 등판이었다. 하지만 어제(25일) 잘 던져줬다"며 "기대 이상으로 너무 잘 던져줬다"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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