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부족이 산불 키웠나…헬기 국비지원·진화대 수당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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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에서 대형 산불이 며칠째 잡히지 않고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부족한 예산 지원이 재난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불의 초기 진화에 각 지방자치단체가 확보한 임차헬기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대부분 지자체가 예산 부족에 충분한 숫자의 헬기를 갖추지 못하고 있어서다.
26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현재 정부 예산안에서 지자체의 헬기 임차 비용을 지원할 수 있는 재원으로는 정부가 매년 행정안전부를 통해 지자체에 교부하는 소방안전교부세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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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안전교부세만으론 임차헬기 감당 못해
특수진화대 '월 4만원' 수당 지급도 거부
전문가들 "산불 국가적 재난…정부 지원 늘려야"
산불의 초기 진화에 각 지방자치단체가 확보한 임차헬기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대부분 지자체가 예산 부족에 충분한 숫자의 헬기를 갖추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그간 지자체들의 국비 지원 요청이 잇따랐으나 기획재정부가 예산 편성을 반대해왔다. 또한 산불 진화 전문 인력인 산불 특수진화대의 위험수당 ‘월 4만원’도 예산 편성도 기재부의 반대로 2년간 제자리걸음 중이다.
26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현재 정부 예산안에서 지자체의 헬기 임차 비용을 지원할 수 있는 재원으로는 정부가 매년 행정안전부를 통해 지자체에 교부하는 소방안전교부세가 유일하다. 소방안전교부세는 지자체의 소방 인력 및 안전시설 확충을 지원하기 위해 2015년 도입됐다. 담배소비세의 45%를 재원으로 △소방 인력 운용 △소방 시설(장비) 확충 △소방안전관리 강화 △안전시설 확충 △안전관리 강화 등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
올해 편성된 소방안전교부세는 9856억원이다. 이 중에서 지자체의 헬기 신규 구매예산은 298억원이다. 하지만 헬기 임차를 위해 편성된 예산은 없다. 지난 2023년에 한 차례 강원도에 헬기 임차 비용 10억원을 지원하긴 했지만, 이후에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지자체에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자체가 헬기를 해외에서 빌리려면, 한 대 당 연간 130억원 가량이 필요하다.
소방 관계자는 “소방안전교부세로 인건비까지 충당해야 되기 때문에, 시설 확충에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은 사실상 3000억원 밖에 안된다”며 “이 재원으로 헬기, 배 등 다양한 시설·장비 구매를 지원해야 되기 때문에 임차까지 지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자체에서는 최근 산불 피해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지속적으로 정부에 별도 예산 편성을 요청하고 있지만 기재부는 이미 소방안전교부세를 지급하고 있고, 그 안에서 각 지자체들이 자체적으로 해결을 해야 한다는 이유로 편성을 하지 않고 있다.
산불특수진화대의 열악한 처우도 문제로 꼽힌다. 특수진화대는 산림청에 소속된 공무직으로, 산불 최전선에 뛰어들지만 공무직이라는 이유로 별도의 위험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다. 산림청은 지난해 특수진화대 위험수당 예산 2억원을 기재부에 요청했지만, 결국 예산안에 담기진 않았다. 공무직에는 별도의 수당 예산을 편성하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기재부는 시간 외 수당 및 기본 급여 상승 등을 통해 처우를 개선했다는 입장이다.
채희문 강원대 산림환경과학대 교수는 “기후변화로 산불은 점차 늘어나는데 관련 예산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산불 진화가 늦어지면 국가적 재난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중앙 정부 차원에서 예방·대응 예산을 대폭 늘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은비 (demet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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