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 회장 4주년 최태원 ‘초불확실성의 시대’ 우려…“WTO 체제 안 돌아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금 기업들의 걱정 중 제일 큰 건 불확실성이 너무 커져 결정을 내리기 어려워진다는 점”이라며 “‘초불확실성의 시대’가 가장 큰 적”이라고 말했다. 미국 우선주의와 미·중 패권 경쟁이 가열되는 데 대해서는 전세계가 무역장벽을 없앤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에 새 경제모델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최 회장은 25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에서 연 취임 4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경제의 현주소와 미래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세계 경제가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고 한국의 수출주도형 모델도 수명이 다하는 중이라며 세 가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새 경제 모델을 찾고 한국의 위치를 재설정하며 기업·정부가 ‘원팀’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학계 견해를 빌려 미·중 갈등이 앞으로 30년 이상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중국은 WTO 체제의 백(귀환)을 원하고 대한민국도 솔직히 그렇다”며 “(그러나) WTO 체제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WTO 체제가 지금 한국의 경제 모델에 가장 유리하기에 우리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바꾸지 않으면 경제성장이 아주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가지 선택지로 일본과 손 잡는 길을 들었다. 최 회장은 이를 “혼자 살림하기 힘들면 옆집과 공동부엌을 쓰는 방식”이라고 비유하며 “북한과는 그 모델을 당장 만들어낼 방법이 없으니 일본과 교류하면 서로 비용을 절감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투자 증가도 대안으로 꼽았다. 그는 “잘 될 쪽에 돈을 집어넣고 있으면 우리가 무역적자가 나더라도 일본처럼 재정 수입을 (기대할 수 있다)”며 “경상수지에서 상품수지만 따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같은 난국을 헤쳐가려면 “기업과 정부의 ‘대한민국 원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는 기업만 나가서 전쟁할 방법이 없고 미·중 등 다른 모든 나라가 원팀으로 움직이니 각자도생이 먹히지 않는다”며 “‘원바디’(한몸)와 같은 원팀이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경제모델 변화는 국내 제조업 공동화로 이어질 수 있다. 최 회장은 “제조 경쟁력을 유지하는 건 무지하게 중요하다”며 “AI를 제조에 도입해 남보다 더 좋은 물건과 제조 능력을 갖추면 공동화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다만 한국의 AI 능력치가 경쟁국보다 떨어진다고 우려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AI에 필요한 재료, 소재를 만드는 것은 잘하는데 소프트웨어는 대형언어모델(LLM)을 제대로 만들 능력이 내재되지 않았다”며 “(소프트웨어 부문에서는) 전 세계 순위로 보면 10위 밖으로 뒤처진다”고 진단했다. 그는 “파운데이션 모델까지 다 만들 수는 없어도 우리가 필요한 우리의 LLM을 내부에 장착하지 않으면 종속된다”며 “AI 종속 국가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AI 인프라스트럭처를 제대로 만들고 우리 나름의 AI LLM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갈등 속에서 한국이 택할 전략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얘기해서 지금의 포지션이 돈이 되는지를 판단해 각자 거기에 맞춘 전략을 펼 수밖에 없다”고 정리했다. 그는 “돈을 벌 수 있는 확률과 기회가 많이 있다고 하면 상황이 어떻다고 해도 기업들이 들어갈 것”이라며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발전포럼(CDF)에 미국 최고경영자(CEO)들이 집결한 점을 예로 들었다.
최 회장은 “러트닉 장관은 기업가”라며 “여러 얘기를 했는데 투자를 많이 해달라는 얘기가 골간을 이뤘고, 자기 생각임을 전제로 투자를 많이 하면 크레딧을 주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러트닉 장관이 (해외기업이) 10억달러 미만이나 이상을 투자하면 대우가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100억 달러 이상으로 가면 ‘화이트 글러브’ 서비스라고 해서 일종의 집사처럼 최상의 대접을 해주겠다는 얘기를 했다”며 “미국에 투자를 많이 해달라고 세일즈를 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미 측에 “과거 8년간 (한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적자 중 80%는 한국이 외국인 직접투자(FDI) 형태로 미국에 투자했기 때문이고 FDI가 그린필드(생산시설·법인 설립)로 투자하게 되면 이런 현상은 지속될 수밖에 없음을 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면담에서 앞으로 미국에 대해 FDI를 계속하고 에너지 수입을 확대할 의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6가지 한·미 시너지 분야 등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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