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조시절'도 못해본 17년 만의 기록...팀타선 자체가 레전드, '충격과 공포'의 사자소굴, 라이온즈파크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이쯤 되면 상대 팀 투수들로선 충격과 공포다.
타격 사이클을 끌어올리는 시기인 시즌 극 초반. 삼성 라이온즈 타선이 이례적으로 일찌감치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비록 단 3경기지만 거침 없이 홈런포를 앞세워 상대 마운드를 초토화 하고 있다.
25일까지 치른 3경기에서 삼성 팀 타격 기록은 놀랍다 못해 경이적이다.
팀 타율 0.398, 45안타, 10홈런, 38득점, 36타점, 장타율 0.735, 출루율 0.470, OPS 1.205. 3경기 모두 멀티 홈런을 기록하며 꼬박꼬박 두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경기 당 평균 득점이 무려 12.7점에 달한다. 투수들이 10점 이내로만 막으면 이긴다.
레전드 선수에게서나 볼 수 있는 수치. 삼성 타선의 위용이다.
상대 투수들은 죽을 맛이다. 홈런 잘 터지는 야구장을 가득 메운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의 함성 속에 가둬놓고 집단 린치를 하는 꼴.
숨 돌릴 여유가 없다. 실투는 용납이 안된다. 삼성 라인업에 김지찬 류지혁 정도를 제외하면 모두 다 담장을 넘길 파워맨들이다. 심지어 지난해 22홈런의 거포 이성규가 부상으로 빠져 있는 데도 이 정도다.
구자욱 김영웅 디아즈 박병호까지 무려 4명이 벌써 멀티홈런을 기록했다. 김헌곤 이재현도 손맛을 봤다. 칠 만한 데 아직 홈런 신고를 못한 선수는 강민호 정도 뿐이다. 백업에 윤정빈과 전병우도 언제든 담장을 넘길 수 있는 파워히터다.
한 팀에 4명의 타자가 3경기에서 2홈런을 친다는 건 가공할 만한 일이다. 두산과 롯데는 멀티홈런 선수는 커녕 팀 홈런이 하나도 없다. NC도 딱 하나 넘겼다.
벌써부터 라이온즈파크는 올시즌 가장 가고 싶지 않은 지옥의 원정길로 떠오르고 있다. 언제 홈런이 터질지 모르는 긴장감을 주말은 물론 평일조차 관중석을 거의 다 메운 채 쏟아내는 삼성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 열기 속에 '멘붕'이 오기 십상이다.
실제 '라팍 공포' 속 심리적 위축으로 평소 같은 정상적인 피칭을 못해 무너진 케이스도 벌써 나왔다.
22일 라팍에서 열린 삼성과의 개막전에 등판한 키움 새 좌완 외인 에이스 케니 로젠버그은 "지나친 긴장" 탓에 와르르 무너진 케이스. 3이닝 만에 8안타 8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에이스가 일찌감치 무너지며 팀도 5대13으로 패했다.
시범 2경기 9이닝 3실점(2자책) 평균자책점 2.00. 뛰어난 직구 회전수와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 다양한 변화구로 큰 기대를 모은 선수의 붕괴. 양 벤치 모두 놀랐다.
키움 홍원기 감독도 "라이온즈파크 개막전이라 그런지 더 긴장한 것 같더라. '어떤 구종을 구사했는지도 생각이 안 날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고 하더라"고 언급했다.
신구 조화 속에 가공할 타선의 힘을 과시하고 있는 삼성.
개막 3경기 삼성의 팀 평균자책점은 5.67로 6위. 경기당 6점 가까이 내주는 셈이지만, 두배인 12점을 넘게 뽑아내니 불펜진에 조차 큰 부담을 주지 않고 손쉽게 승리한다.
타선의 힘으로 이룬 삼성의 개막 3연승은 무려 17년 만에 달성한 희귀 기록이다.
삼성 지난 2008년 3월29일 대구 시민구장에서 열린 KIA전 부터 같은 해 4월3일 잠실 LG전까지 5연승을 달린 바 있다.
주목할 점은 4년 연속 통합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던 2011년~2014년 최 전성기 왕조시절에 조차 못해본 개막 3연승 기록이란 점이다.
지난 22일 키움과의 개막전 승리는 라이온즈파크 개장 후 첫 개막전 승리이자, 2015년 이후 10년 만에 삼성이 거둔 홈 개막전 승리였다.
기나긴 겨울을 지나 봄이 찾아오듯 '암흑기'란 인고의 세월을 견뎌내고 '왕조시대'의 꽃망울이 피어나기 직전의 희망적 조짐들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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