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체' 정관장, 적지에서 '100% 확률' 잡았다
[양형석 기자]
완전체가 모인 정관장이 현대건설을 꺾고 봄 배구의 서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고희진 감독이 이끄는 정관장 레드스파크스는 25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0(26-24,25-23,25-19)으로 승리했다. 코로나19로 봄 배구가 취소됐던 두 시즌을 제외하고 지난 18번의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팀이 챔프전에 진출한 확률은 100%였다. 정관장이 챔프전 진출에 매우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뜻이다.
정관장은 주포 메가왓티 퍼티위가 서브득점 2개와 블로킹 2개를 포함해 24득점을 올리며 정관장의 공격을 주도했다. 표승주가 7득점, 정호영이 블로킹 4개를 포함해 6득점을 기록하며 1차전 승리에 기여했다.
정관장이 1차전에서 정규리그 2위 현대건설을 꺾을 수 있었던 결정적인 비결은 나란히 발목 부상을 당하며 한 달 가까이 결장했던 반야 부키리치와 박은진이 건강하게 코트에 복귀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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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cm의 아웃사이드히터 부키리치는 코트에 있는 것만으로도 상대에게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
ⓒ 한국배구연맹 |
지난 시즌 도로공사에서 리시브를 면제 받았던 부키리치의 아웃사이드히터 변신에 배구 팬들은 많은 우려의 목소리를 보냈다. 하지만 부키리치는 정규리그 30경기에서 34.38%의 준수한 리시브 효율과 함께 40.93%의 공격성공률로 638득점을 올리며 메가와 쌍포로 맹활약했다. 여자부에서 외국인 선수와 아시아쿼터가 좌우쌍포로 활약하며 팀 내 득점 1, 2위를 기록한 팀은 정관장이 유일했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부키리치는 지난 2월22일 GS칼텍스 KIXX와의 5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지젤 실바의 발을 잘못 밟고 발목이 꺾이면서 경기에서 이탈했다. 최소 4주의 회복이 필요한 부상으로 재활이 조금만 늦어지더라도 봄 배구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다. 부키리치 이탈 후 정관장은 2위 경쟁에 미련을 두지 않았고 부키리치가 결장한 6라운드에서 2승4패에 머물며 3위로 정규리그를 마감했다.
플레이오프를 하루 앞둔 24일 처음으로 동료들과 함께 볼 훈련을 재개한 부키리치는 25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선발 라인업에 복귀했다. 한 달 만에 투입된 실전경기라 경기 감각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았지만 이날 30.39%의 공격점유율을 책임지면서 35.48%의 성공률로 11득점을 기록했다. 여기에 7개의 디그와 함께 31.82%의 리시브 효율로 수비에서도 제 역할을 톡톡해 해줬다.
사실 40%에도 채 미치지 못한 공격성공률이 말해주듯 1차전에서 부키리치는 완벽하게 컨디션을 회복했다고 할 수 없었다. 하지만 198cm의 장신 아웃사이드히터 부키리치는 코트에 서 있기만 해도 상대에게 큰 부담을 줄 수 있다(실제로 현대건설의 외국인선수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는 이날 5개의 공격 범실을 저질렀다). 부키리치는 2차전에서도 정관장의 챔프전행을 이끌 키플레이어로 활약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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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은진은 성실한 플레이는 물론 밝은 에너지로 동료들에게 힘을 불어넣는 존재다. |
ⓒ 한국배구연맹 |
지난 시즌 프로 데뷔 첫 봄 배구를 경험한 박은진은 시즌이 끝난 후 FA자격을 얻었다. 강소휘(도로공사)와 이소영,이주아(이상 기업은행) 등 소위 '대어'로 불리던 선수들이 대거 팀을 옮겼지만 박은진은 연봉 총액 3억5000만원의 조건에 정관장에 잔류했다. 박은진은 이번 시즌에도 화려하진 않지만 성실한 플레이로 공격성공률 49.36%와 190득점,세트당 0.56개의 블로킹으로 정관장의 중앙을 지켰다.
하지만 정관장의 주전 미들블로커로 좋은 활약을 해주던 박은진은 2월26일 GS칼텍스와의 경기에서 3세트 도중 팀 동료 전다빈과 충돌하면서 왼쪽 발목인대가 손상되는 부상을 당했다. 정관장은 한송이 은퇴 후 백업 미들블로커들의 경험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에 박은진의 부상은 더욱 크게 느껴질 수 밖에 없었다. 박은진 역시 부상을 당한 후 정규리그 마지막 5경기에 결장하며 재활에 전념했다.
플레이오프에서 양효진과 이다현을 보유한 현대건설을 상대한 정관장은 1차전에서 박은진이 코트로 돌아왔다. 박은진은 교체 없이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공격시도는 단 3번에 불과했다(1회 성공). 하지만 박은진은 이날 2개의 블로킹을 기록했고 그 중 하나는 3세트 중반 모마의 공격을 막아낸 값진 블로킹이었다. 정관장은 이날 양효진과 이다현이 버틴 현대건설과의 블로킹 대결에서 9-5로 앞섰다.
원정에서 귀중한 1차전을 따낸 정관장은 오는 27일 안방인 대전 충무체육관으로 자리를 옮겨 2차전 경기를 치른다. 정관장이 1차전 승리의 기세를 이어가 여자부 플레이오프에서 통산 6번 밖에 없었던 '3위 반란'의 7번째 주인공이 되기 위해선 2차전에서 반드시 시리즈를 끝내야 한다. 부키리치와 박은진이 부상에서 돌아오면서 비로소 '완전체'가 된 정관장의 상승세가 2차전에서도 계속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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