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1인 시위하냐?"는 서울대생 질문에 김동연 "절박해서"

최경준 2025. 3. 26. 03:1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대 학생과 토크콘서트, 각종 현안에 답변... "2심 앞둔 이재명, 대법 판결 남아"

[최경준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5일 오후 서울대학교에서 사회과학대학 학생회 초청 토크콘서트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 경기도
"절박감에 1인 시위를 합니다."

'윤석열 조기 탄핵'을 촉구하며 11일째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5일 서울대학생들을 만나서 한 말이다.

김동연 지사는 이날 '한국 정치의 미래를 묻다'는 주제로 열린 서울대 사회과학대 학생회 초청 토크콘서트에 출연했다. 사회과학대 학생회는 유력 대선 주자 등 모두 8명을 대상으로 토크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날 김 지사가 네 번째였다.

약 300명의 학생이 참석한 가운데 2시간 동안 진행된 토크콘서트에서 질문만 25개가 쏟아졌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부과 정책, 한일 관계, 미일 편중 외교 등 국제 정세부터 '윤석열 탄핵 심판'과 조기 대선, 사회적 갈등, 국민연금 모수개혁, 정치 개혁 등 국내 정치 문제까지 각종 현안에 대한 질문에 김 지사는 막힘없이 답변을 이어갔다.

"1인 시위, 윤석열 탄핵 인용 될 때까지 계속할 생각"

특히 한 학생은 김 지사가 출퇴근길에 '윤석열 조기 탄핵' 촉구 1인 시위를 진행하는 것과 관련 "1인 시위, 단식 또는 삭발과 같은 자극적인 행동으로 헌재에 판결을 강요 또는 압박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비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동연 지사는 "저는 절박감에 1인 시위를 한다"고 답했다. 김 지사는 "지난 대선에서 양당의 메이저 후보들이 하는 여러 가지 정치판의 행태를 보고 대선판의 아젠다를 바꾸고 싶어서 단기필마로 출마했다. 가서 깨져도 좋다고 생각하고 출마했다"며 "지금도 그 데자뷔를 보는 것 같다. 저는 1인 시위에 그런 절박감으로 간다"고 설명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1일 오전 출근길에 수원 법원사거리에서 '윤석열 탄핵'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이어갔다. 김동연 지사는 이날 SNS에 "밤은 길었지만 아침은 옵니다. 아침이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해처럼, 정의는 반드시 옵니다."라고 적었다.
ⓒ 김동연SNS캡처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5일 오후 서울대학교에서 사회과학대학 학생회 초청 토크콘서트에 출연해 학생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경기도
김동연 지사는 이어 "17살 때부터 끼니를 걱정하는 소년가장이었지만, 나라와 사회 덕에 경제부총리까지 했다. 제가 받은 것을 돌려주고 싶다는 절박감"이라면서 "내란 종식과 정권교체가 되어야 한다. 대통령 하나 바꾸는 게 아니라 그 이상이 있어야 한다는 절박감으로 길거리에 나섰고, (윤석열) 탄핵 인용이 될 때까지 계속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런 것들이 폭력적이지 않고, 건전하고, 합리적으로 자기 의사를 표현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저는 아주 정당한 일을 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붕어빵 틀 자체를 바꿔야 한다"

"지난 대선후보 때 국회 앞에서 하루 붕어빵 장사를 했다, 붕어빵 틀에 아무리 좋은 밀가루 반죽을 집어넣어도 결국 붕어빵이 나온다. 그 틀 자체를 바꿔야겠다는 생각으로 (정치를) 시작했다."

김동연 지사는 이날 학생들의 질문에 앞서 진행한 특강에서도 "대한민국이 이대로 가서는 정말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정치를 시작했다"면서 "'모두의 나라, 내 삶의 선진국'을 만들기 위해서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기득권과의 전쟁"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대통령실, 기획재정부, 검찰 등 3대 기관의 개혁을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실을 대폭 개혁해서 수석 제도를 없애고, 대통령은 책임총리, 책임장관과 함께 나라를 운영하도록 하고, 기획재정부는 재정 기능을 떼어서 과거의 기획예산처와 재경부 모델로 쪼개야 한다"며 "검찰도 기소청으로 그 기능을 대폭 변화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동연 지사는 특히 '법조 카르텔'을 깨기 위해서 '한덕수법', '윤석열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덕수법'은 로펌에 갔다가 다시 정부로 돌아오는 회전문 인사를 금지하고, '윤석열법'은 부장검사, 부장판사 이상을 한 사람들은 5년 정도 선출직 출마를 금지하는 것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5일 오후 서울대학교에서 사회과학대학 학생회 초청 토크콘서트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 경기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한 학생은 "확장성이 있는 민주당 정치인이라고 평가받는 만큼 정치 기득권의 공고화에 대한 정책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동연 지사는 정치개혁과 여야와 진보·보수가 함께하는 '경제 대연정', '내 삶을 바꾸는 5대 빅딜'이 해법이라고 답했다. 김 지사는 "지금의 승자독식 구조를 깨기 위해서는 정치개혁이 필요하다"면서 "권력구조 개편을 포함한 개헌, 국회의원선거법, 정치자금법,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를 위한 국회법 개정을 포함한 정치개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이어 "지금은 테이블에 같이 올려놓고 함께 전체 큰 그림을 가지고 양보하고 타협하면서 가는 수밖에 없다"면서 "불평등 경제를 극복하는 '기회경제 빅딜'의 경우, 대기업과 노동자, 정부의 삼각 빅딜을 얘기하는 것이고, 서울공화국 해체를 위한 '지역균형 빅딜'은 예컨대 10개 기업 도시, 10개 서울대를 만들자는 얘기다. 이런 빅딜을 통해서 타협과 대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제, 글로벌 네트워크, 통합... 다른 정치지도자보다 잘할 수 있어"

"잠재적 대권주자로서 적극적인 대선 행보를 보이지 않는다"는 질문도 나왔다. 김동연 지사는 "지금은 (윤석열) 탄핵에 집중할 때"라며 "정치적 불확실성의 제거, 빠른 탄핵이 중요하기 때문에 힘을 모아서 탄핵의 조기 인용을 위해 힘을 쏟아야 할 때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선주자 행보를 이야기하는 건 옳지 않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탄핵이 결정되면 여러 가지 제가 할 바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동연 지사의 답변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질문을 이어갔다. 한 학생은 "대선 경선에서 만나게 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보다 더 나은 점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번에는 김 지사도 답변을 피하지 않았다. 김 지사는 "대선후보로서 만약 경선을 하게 된다면 지사로서의 업적보다는 그 사람의 인생을 놓고 봐야 하지 않겠나. 과거가 아닌 미래를 보고 투표해야 한다"면서 "경제, 글로벌 네트워크, 통합 측면에서는 제가 이 대표뿐만 아니라 다른 어떤 정치지도자보다 가장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5일 오후 서울대학교에서 사회과학대학 학생회 초청 토크콘서트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 경기도
"이재명, 대법 판결 있어서 2심 판결로 왈가왈부 어려워"

만약 대통령이 됐을 경우 구체적인 국민통합 방안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한 학생은 "국민통합 실현 과정에서 탄핵 반대 세력을 어떻게 통합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있는데, 이 세력들을 용서할 것인지, 타협할 것인지, 배척할 것인지, 대통령이 되셨다고 생각하고 답변해달라"고 물었다.

이에 김동연 지사는 "첫째로 제7공화국을 출범시키고, 저부터 임기 단축하는 살신성인을 하겠다. 그리고 개헌의 적용을 안 받는 대통령으로서 다시 출마할 생각도 없다"면서 "두 번째로 정말 진정한 마음으로 다가가는, 그리고 먼저 손 내미는 그런 정치를 하도록 하겠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누구보다도 통합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김 지사는 "반탄(탄핵 반대) 세력들은 같이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이와 같은 통합의 정치와 행보 속에서 반성하고 개과천선한다면 통합의 대상으로 삼겠다"고 부연했다.

한 학생은 26일 2심 선고를 앞둔 이재명 대표에 대한 김동연 지사의 입장을 물었다. 김 지사는 "법원에서 공정하고 슬기롭게 또 적법하게 판단할 것이다. 대법원 판결이 있기 때문에 2심 판결을 가지고 뭐라고 왈가왈부하기는 어렵다"면서 "이재명 대표는 당당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답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