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에 주식 더'…채권혼합형 ETF 인기

맹진규 2025. 3. 2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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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계좌에서 100% 한도로 담을 수 있는 채권혼합형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연금계좌 내 위험자산 70% 한도를 넘어 주식 비중을 극대화하려는 투자자가 몰리면서다.

채권혼합형 ETF에 뭉칫돈이 몰리는 건 퇴직연금 계좌에서 주식 비중을 높이려는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위험자산 70% 한도만큼 주식형을 넣고, 남은 안전자산 30% 한도로 이 ETF를 담으면 연금계좌 내 주식 비중을 85%로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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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자산 3.4조…2년여만에 6배
'위험자산 한도 70%' 규제 우회
주식 비중 90%대까지 확대 효과
TDF 등 신상품 출시 경쟁 치열
'TIGER 2045' 등 상장 봇물

퇴직연금 계좌에서 100% 한도로 담을 수 있는 채권혼합형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연금계좌 내 위험자산 70% 한도를 넘어 주식 비중을 극대화하려는 투자자가 몰리면서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ETF 출시 경쟁이 이어지자 관련 상품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순자산 총액 6배로 불어나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채권혼합형 ETF의 순자산 총액은 전날 기준 3조4005억원에 달했다. 2022년 말(5534억원)과 비교해 2년3개월여 만에 순자산이 약 6배 늘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올 들어서만 6595억원 증가했다. 상장된 채권혼합형 ETF는 2022년 말 35개에서 25일 기준 48개로 늘어났다.

채권혼합형 ETF에 뭉칫돈이 몰리는 건 퇴직연금 계좌에서 주식 비중을 높이려는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당국은 주식형 펀드 등 위험자산 비중을 적립금의 70%로 규제하고 있다. 나머지 30%는 예·적금과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채워야 한다.

이 안전자산 30% 몫에 채권혼합형 ETF를 담으면 ‘위험자산 70% 벽’을 넘을 수 있다. 주식과 채권을 일정 비율로 담은 채권혼합형 ETF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채권혼합형 ETF로 주식 투자 비중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이다.

단일종목 채권혼합형 ETF는 주식 비중이 최고 30%다. 테슬라 30%, 국고채 70% 비율로 투자하는 ‘TIGER 테슬라채권혼합Fn’ ETF가 대표적이다. 순자산이 총 4102억원으로 채권혼합형 상품 중 가장 많다.

지수형 채권혼합 ETF엔 주식을 50%까지 담을 수 있다. 2023년 말 규제 완화로 종전 40%에서 10%포인트 높아졌다. ‘SOL 미국배당미국채혼합50’과 이날 출시된 ‘TIMEFOLIO 미국나스닥100채권혼합50액티브’는 주식을 절반가량 담은 상품이다. 위험자산 70% 한도만큼 주식형을 넣고, 남은 안전자산 30% 한도로 이 ETF를 담으면 연금계좌 내 주식 비중을 85%로 높일 수 있다.

 ◇‘1000조원 시장’ 노리는 운용사들

최근 들어 채권혼합형 ETF 신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퇴직연금 시장이 자산운용사의 차세대 먹거리로 떠오르면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에 따르면 퇴직연금 시장은 현재 432조원에서 연평균 약 9.2% 성장해 2034년 1042조원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은퇴 시기에 맞춰 자산을 배분해주는 타깃데이트펀드(TDF) ETF도 마찬가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날 미국 S&P500지수에 집중 투자하는 ‘TIGER TDF2045’를 상장했다. S&P500과 국내 단기채 비중은 각각 79%, 21%(상장일 기준)다. 앞서 한국투자신탁운용도 ‘ACE TDF2030액티브’ ‘ACE TDF2050액티브’ 등을 출시했다.

주식 비중을 80%까지 높일 수 있는 ‘적격 TDF’는 퇴직연금 내 투자 제한이 없다. 따라서 연금계좌 내 주식형 펀드로 70%만큼 넣고, 나머지를 적격 TDF로 채우면 주식 비중을 이론적으로 94%까지 높일 수 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퇴직연금 내 주식 비중을 높이면서 장기 투자를 유도하는 게 미국 등 선진국의 공통적인 정책 흐름”이라며 “통계적으로 봤을 때 주식 비중이 높을수록 장기 성과가 우월했다”고 설명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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