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m 심해서도 자유자재”… 中 연구팀이 개발한 ‘가오리 로봇’, 뭐길래

남중국해의 하이마 냉천(1380ｍ)에서 로봇 성능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CCTV

중국의 한 연구팀이 1만m 심해에서도 가오리처럼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무게 1.5㎏의 소형 로봇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25일 중국 관영 CCTV에 따르면, 최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에는 중국 연구진이 개발에 성공한 심해 소형 로봇이 소개됐다.

베이징항공항천대학과 중국과학원 심해연구소, 저장대학이 6년간 공동으로 연구해 개발한 이 로봇은 수심 약 1만ｍ의 심해에서 자율적인 동작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베이징항공항천대학은 로봇의 구조 설계와 운동 제어 알고리즘 개발을, 중국과학원 심해연구소는 심해 환경 적응성 연구와 테스트 지원을, 저장대학은 소재와 역학 분석 등을 담당했다.

길이 50㎝, 무게 1.5㎏에 불과한 이 소형 로봇은 만타가오리(쥐가오리)의 움직임을 모방했다. 연구팀은 로봇이 헤엄·활강·기어가기 등의 동작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고 밝혔다. 성능 검증은 남중국해의 하이마 냉천 수심 1380ｍ 지점, 중남하이산 수심 3756ｍ 지점, 마리아나 해구 수심 1만600ｍ 지점에서 각각 진행됐으며, 로봇은 모두 온전한 상태로 회수됐다고 한다.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 메인에 실린 중국 연구팀의 심해 소형 로봇. /사이언스 로보틱스

연구팀에 따르면, 이 로봇은 세계에서 가장 깊은 해구로 알려진 마리아나 해구 심해에서 만타가오리처럼 헤엄치고 바닥에서는 바닷가재처럼 기어 다녔다. 특히 헤엄과 기어가기의 모드 전환이 0.75초 내에 가능했다고 한다.

심해는 극한의 압력·저온·어둠 등으로 지상과는 환경이 전혀 달라 아주 오랜 기간 인간이 접근할 수 없는 곳으로 여겨졌지만, 이번 심해 소형 로봇 개발로 해양 연구 분야에서 다양한 진전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CCTV는 “1만ｍ 아래의 심연에서 느껴지는 압력은 손톱 위에 1t짜리 코뿔소 한 마리가 서 있는 것과 같다”고 보도했다.

사이언스 로보틱스 연구 초록에 따르면, 로봇 개발에는 물속 압력을 이용해서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쌍안정 카이랄 구조와 온도나 전기 자극을 주면 모양이 기억나서 다시 움직이는 형상기억합금이 주요 기술로 사용됐다. 베이징항공항천대 문리 교수 교수는 “마치 장난감처럼 한쪽으로 튀어나와 있다가 조금만 힘을 주면 반대쪽으로 툭 튀어오르는 원리를 이용했다”며 “이 구조는 심해 압력 아래에서 오히려 더 강해진다. 유연한 구조체가 압력으로 인해 단단해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