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포스트 차이나' 인도 공략 박차... 14억 인구 잡는다

정연 기자 2025. 3. 25.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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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스마트폰 1위 탈환 플랜 가동
LG전자는 가전 및 냉난방공조(HAVC) 시장 투자 확대
LG는 구광모 대표가 지난달 24일부터 인도 벵갈루루와 뉴델리,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방문해 미래전략을 점검했다고 4일 밝혔다. 구광모 LG 대표(왼쪽 세 번째)가 인도 뉴델리에 위치한 LG전자 노이다 생산공장을 찾아 에어컨 생산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스1
인도가 가파른 경제 성장세와 젊은 인구를 기반으로 시장 매력도를 높여가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현지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다양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생활가전제품·스마트폰·노트북 등의 제품을 생산 중이며, LG전자도 생산 기반을 강화하고 대규모 IPO를 준비하는 등 적극 행보에 나서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인도 증권시장에서 인도 현지 법인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인도증권거래위원회(SEBI)도 LG전자 인도법인의 IPO 계획을 승인했다. 이번 IPO를 통해 LG전자는 최대 15억 달러(2조2000억원)의 대규모 자금을 조달한다. 조달 자금을 바탕으로 현지 가전 생산량을 늘리고, 냉난방공조(HAVC)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확장한다.

우선 현재 가동 중인 노이다와 푸네 공장에 이어 안드라프라데시주 스리시티에 세 번째 가전 공장을 건설한다. 이르면 연내 착공이 예상된다. 이곳에서는 프리미엄 가전을 주로 생산할 계획이다. 냉난방공조 부문에서 현지 인수합병(M&A)을 진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이 인도에 공장·데이터센터·오피스 등을 지으면서 냉난방 시설 수요 급증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지 가전제품·소비자 전자제품 시장에서 13년 연속 1위를 지키고 있는 만큼 향후 시장에서의 입지가 더 강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지난달 인도의 노이다 생산공장에 방문해 "인도 시장에서 어떤 차별화를 통해 경쟁 기업들을 앞서갈 것인지는 앞으로의 몇 년이 매우 중요하고, 우리가 어느 정도 앞서 있는 지금이 지속가능한 1등을 위한 골든타임"이라고 격려한 바 있다.

인도는 높은 성장 잠재력과 압도적인 인구수를 갖춰 많은 기업에 '기회의 땅'으로 불린다. LG전자가 인도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약 14억5000만명의 인구를 보유한 인도는 세계 최대 인구 대국으로, 경제활동인구(15~64세) 비율이 계속해서 늘고 있는 국가다. 특히 구매력이 높은 20~30대 중산층이 증가하는 추세다. 인도의 중산층 비율은 2031년까지 47%로 확대될 전망이다. 경제 성장 속도도 빠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와 내년도 인도의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을 세계 주요국 중 가장 높은 6.5%로 예상했다.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3.3%, 신흥·개발도상국 평균치가 4.2%인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현재 인도의 GDP 규모는 전 세계 5위다.
전자기기 시장 규모도 나날이 확장되고 있다. 코트라(KOTRA) 현지 무역관에 따르면 인도 가전제품 시장은 2018년 110억 달러(14조6300억원)에서 올해 210억 달러(27조9300억원)로 2배 가까이 성장할 전망이다.

미국의 대중제재로 중국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인도의 존재감은 더 커지고 있다. 인도도 미국과 관세 협상을 진행하고는 있지만,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무역 마찰에서 자유롭다. 풍부한 노동력과 저렴한 인건비를 갖추면서도 대외적 리스크는 비교적 낮은 편이다.

지난해 7월 13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인도 뭄바이에서 현지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진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뉴스1(삼성전자)
삼성전자도 인도의 성장세와 더불어 현지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1995년 인도 시장에 진출, 노이다와 스리페룸부두르에 공장을 두고 생활 가전제품·스마트폰·노트북 등을 생산한다. 연구개발 센터(R&D)와 삼성반도체인도연구소(SSIR), 디자인센터 등을 운영하면서 현지 인프라 확충에도 힘쓰는 중이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입지 강화를 노린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인도시장에서 저가형 스마트폰 '갤럭시 M16'와 '갤럭시 M06' 신제품을 공개했다. 올해 초 선보인 갤럭시S25가 사전 판매량 43만대를 기록하며 인기를 끈 데 이어 저가형 제품까지 연속 내놓은 것이다. 이는 보급형 5G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하는 제품으로, 저가폰 시장에서 비보나 오포 등의 중국 업체와 경쟁하기 위해 출시했다. AI폰인 갤럭시S25와 M시리즈 기반의 '투트랙 전략'으로 프리미엄 시장과 저가폰 시장을 모두 공략해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되찾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인도 스마트폰 시장 내 출하량 기준 점유율은 1, 2위와 근소한 차이로 3위(16%)에 머물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인도 시장에 관심이 높다. 지난해 7월 뭄바이를 직접 찾아 IT시장을 점검했으며, 현지 임직원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치열한 승부 근성과 절박함으로 역사를 만들자"고 당부했다. 인도 최고 갑부인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그룹 회장 아들의 결혼식에 참석하는 등 인적 네트워크 형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한편 두 기업 모두 인도에서 꾸준히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LG전자 인도법인은 지난해 매출과 순이익에서 각각 3조7910억원과 331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각각 14.8%, 43.4% 늘었다. 삼성전자도 같은 기간 인도에서 매출 17조490억원, 순이익 1조4084억원을 거뒀다. 전년보다 각각 12%, 22% 증가했다.

정연 기자 yeon37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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