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정의선, 美에 31조원 투자…트럼프 "대단한 기업"

[한국경제TV 지수희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회장이 미국 백악관에서 트럼프와 나란히 선 자리에서 대미 투자를 발표했다.

24일 낮(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향후 4년간 210억 달러, 우리돈으로 약 31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한국 기업인이 미국 정치권력의 심장부인 백악관에서 미국 대통령과 나란히 서서 대규모 대미 투자 발표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자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행사를 직접 주관했으며 직접 정 회장을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름다운 발표를 할 것이다. 매우 흥분된다"고 발언을 시작했고, 정 회장과 현대차 관계자를 일일이 소개하며 "매우 고맙다", "큰 영광이다", "고맙다" 등을 연발했다.

또 "진정 위대한 기업인 현대와 함께하게 돼 큰 영광"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어 정 회장의 발언이 진행됐다. 정 회장은 먼저 자신의 뒤편에 선 트럼프 대통령에게 "발언할 기회를 주고 초청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한 뒤 "새 임기를 주목할만하게 시작한 것을 축하한다"고 인사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잘 되고 있다"고 화답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는 1986년 미국 진출 이후 2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현재 미국 50개 주에서 57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지원하고 있으며 앞으로 4년 동안 추가로 21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는 현대차가 미국에 투자한 사상 최대 규모다.

그는 또 "미국 내 일자리 8천500개를 창출하기 위해 조지아주 서배너에 투자하기로 한 결정은 2019년 서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시작됐다"고 말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쳐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웃으면서 "맞다"고 답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미국 산업의 미래에 더 강력한 파트너가 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최첨단 제조 시설 중 한 곳을 직접 방문해서 미국과 미국 노동자에 대한 우리의 약속을 확인해보기를 권한다"며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공장에 트럼프 대통령을 초청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오케이"라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진 취재진과의 문답에서 "현대차의 대미 투자 발표로 인해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대미 투자를 하게 되는 청사진인가"라는 질의에 "물론이다"라며 "현대는 대단한 기업이다. 우리는 다른 훌륭한 회사들도 들어오고, 여기(미국)에 머물면서 크게 확장할 회사도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전에도 미국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미 투자 발표를 한 적이 있다.

지난 2022년 5월 22일 트럼프 대통령의 전임인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호텔 야외에 준비된 연단에서 바이든 당시 대통령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50억 달러(당시 환율로 약 6조3천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수희기자 shji6027@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