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 이병헌 “거짓말같은 실화… 조훈현 9단 모든 것 연구”

임세정 2025. 3. 25.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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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으로 세계를 제패한 전설적인 국수(國手) 조훈현(이병헌)은 어느 날 거리에서 바둑 실력이 예사롭지 않은 남자아이를 마주친다.

이병헌은 "바둑 자체보다는 인생을 살아가는 이야기"라며 "스승과 제자의 극적인 실화이면서 사람에 대한 드라마다. 조 국수의 다큐멘터리를 보며 너무 거짓말 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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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방송·문화]
의상·분장 비슷하게… 눈썹 새로 그려
제자에게 진 당혹감 등 감정이 핵심
후배에 위기감?… 연기는 같이 빛나
배우 이병헌은 ‘승부’에서 조훈현 9단으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방대한 자료를 참고해 최대한 조 9단과 비슷한 모습을 연출했다. 그는 “실존 인물 연기는 새로운 창조와 자유로운 부분이 제한적이어서 늘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바이포엠스튜디오 제공


바둑으로 세계를 제패한 전설적인 국수(國手) 조훈현(이병헌)은 어느 날 거리에서 바둑 실력이 예사롭지 않은 남자아이를 마주친다. 전주에서 ‘바둑 신동’으로 이름을 날리던 이창호(김강훈·유아인)다. 조훈현은 열 살이던 이창호를 서울로 데려와 함께 살면서 제자로 키운다. 그로부터 5년 후인 1990년, 조훈현은 훗날 ‘돌부처’라는 별칭을 얻게 되는 이창호에게 충격적으로 패한다.

영화 ‘승부’에서 조훈현 9단을 연기한 배우 이병헌을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났다. ‘승부’는 조훈현이 제자 이창호 9단과의 대국에서 패배를 겪은 뒤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이병헌은 “바둑 자체보다는 인생을 살아가는 이야기”라며 “스승과 제자의 극적인 실화이면서 사람에 대한 드라마다. 조 국수의 다큐멘터리를 보며 너무 거짓말 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이병헌은 조 국수의 외모와 버릇, 기풍 등을 재현해 내며 관객들에게 재미를 선사한다. 바둑을 두며 담배를 피우는 모습, 승리를 확신하면 다리를 떠는 버릇, 이창호와의 대국에서 소파에 몸을 뉘고 와기 자세를 취하는 장면 등이 사료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이병헌은 “참고할 자료가 워낙 방대했다. 의상, 분장 등 많은 부분에서 비슷하게 하려고 애썼다”며 “조 국수와 눈썹 위치가 달라 원래 눈썹을 지우고 새로 그렸다. 집에선 아들과 오목을 두면서 거침없이 바둑알을 놓는 손짓을 연습했다”고 돌이켰다.

이병헌은 드라마 ‘올인’(2003)에서도 실존 인물을 연기했다. 그는 “실제 인물을 연기하는 건 늘 부담스럽다”며 “실화 바탕의 영화는 인물을 직접 만나 얘기하면서 그 모습을 흡수하고, 거기에 기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새로운 인물을 창조하면서 자유롭게 놀 수 있는 부분은 제한적”이라고 비교했다.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아들처럼 키우며 가르친 제자에게 패한 뒤 조훈현이 감정의 동요를 겪는 부분이다. 부인 미화(문정희)가 아침에 두 사람을 함께 차에 태우고 대국장에 가서 밤에는 타이틀을 빼앗긴 남편과 타이틀을 빼앗은 제자를 같이 맞이한 실제 이야기가 스크린에 펼쳐졌다.

이병헌은 “제자에게 진 당혹스러움, 다시 밑바닥에서부터 올라와야 하는 자신을 대하는 기분 등 그때 조훈현에게 스친 여러 감정이 이 영화의 핵심이다. 조 국수는 ‘질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고 당시를 떠올리시더라”며 “제자가 자신을 뛰어넘었는데 어찌 좋기만 하겠나. 좋은 마음이 하나도 없을 수도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 장면들은 계속 만족스럽지가 않고 ‘내가 지금 한 게 맞나’ 하는 물음이 자꾸 생겼다. 내 연기가 틀렸다기보다 다르게 해보고 싶어 촬영하고 며칠이 지난 후에도 ‘다시 한번 해보면 안 되겠느냐’고 김형주 감독에게 말했다”고 덧붙였다.

제자에게 위기감을 느낀 조 국수처럼 배우 이병헌도 연기하면서 후배에게서 비슷한 감정을 느낀 적이 있을까.

이병헌은 “바둑은 승과 패로만 갈리지만 연기는 옆에서 뛰어난 연기를 해줘야 나도 같이 빛난다. ‘남한산성’(2017), ‘남산의 부장들’(2020) 등 여러 작품에서 신나게 연기한 기억이 난다”며 “‘어떻게 저런 연기를 할까’ 순간순간 놀랐고 한편으로 부럽기도 했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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