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대치는 울상인데”...토허제도 비켜간 압구정, 8억 더 올랐다
강남 3구·용산 24건 실거래
잠실·가락동 6억~8억 급락
압구정·삼성동선 신고가 나와
최상급지역선 매물이 희귀
현금부자들에겐 영향 ‘미미’
토허제 확대 지정이 24일부터여서 이를 앞두고 닷새간 수억 원 떨어진 손바뀜 거래가 주로 일어났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선 가격이 크게 오른 신고가도 나타나 눈길을 끈다. 압구정 등 최상급지에선 토허제 영향이 미미해 ‘현금 부자’들이 가격 상승을 주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19~23일 서울에서 총 72건의 아파트 거래가 있었으며 이 가운데 강남 3구와 용산구의 아파트 매매는 24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지역에선 신고가 거래가 발생했다.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 11차 전용면적 183.41㎡(3층)는 지난 19일 92억원에 팔렸다. 이는 직전 거래인 지난해 11월 말 84억원보다 8억원 오른 가격이다.
추가 집값 상승을 기대하는 매도인들이 가격을 더 올려 팔기 위해 수억 원의 위약금을 감수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비록 토허제 확대 발표일 전이지만 지난 18일 압구정 현대 8차 전용 112.5㎡가 계약 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거래가 취소됐다. 집주인이 위약금을 부담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 8차의 같은 면적 매물은 현재 54억원의 호가를 기록하고 있다.
압구정동 A공인중개사는 “가격이 30억원 전후인 잠실 등과 달리 최상급지로 분류되는 압구정에서는 토허제 영향이 미미하다고 볼 수 있다”며 “토허제 후에는 매물이 줄어들어 가격이 결국 올라간다고 판단하고 다시 회수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전했다.
토허제 확대 지정 직격탄을 맞은 송파구에선 급락한 계약이 잇따랐다. 잠실동 리센츠 전용 124.22㎡(9층)는 지난 19일 직전 가격보다 8억5000만원 떨어진 28억원에 거래됐다.
계약한 다음날 등기가 이뤄진 사례도 있었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59.96㎡(13층)는 지난 20일 14억6000만원에 거래돼 직전 거래보다 6억3000만원 떨어졌다. 특히 매수자는 하루 뒤인 21일 등기를 완료했다.
잠실 일대 B공인중개사는 “빨리 집을 처분하려던 매도자들이 호가를 낮추고, 마지막 ‘갭투자’ 기회를 잡으려는 매수자들이 몰리면서 거래가 여러 건 성사됐다”며 “토허제 지정 후에는 전세를 끼고 거래할 수 없어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증여성 직거래가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밝혔다.
업계는 전세를 끼고 주택을 사는 갭투자와 함께 친인척 간 증여성 직거래가 토허제 확대 적용을 앞두고 대거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12~16일 서울 전체 직거래 21건 중 강남 3구와 용산구 사례는 단 4건에 그쳤지만 토허제 확대 지정 발표 후인 19일부터 23일까지는 서울 전체 직거래 16건 중 무려 10건이 이들 4개 구에서 쏟아졌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거래 위축과 가격 하락 등이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토허제 확대 지정 효과가 미지수라는 반응이 많다. ‘똘똘한 한 채’ 선호, 입주 물량 감소 등이 맞물리며 강남권 등 핵심 입지 수요가 꾸준한 만큼 이곳 집값은 강보합세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의 ‘서울시 토지거래허가제도 운영 효과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을 토허제로 묶은 후 해당 구역을 포함한 1㎞ 이내 인접 영향권에서는 초반 2년간 주택 가격이 9.5% 떨어졌다. 하지만 토허제 시행 2년 후부터 집값이 다시 올라 최근까지 약 4%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학군과 교통 등 입지적 강점이 탄탄한 데다 부동산 시장 전반에 상승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수석은 “토허제가 단기적으로 거래 위축과 가격 조정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지만 전월세 가격 불안 등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요인들이 여전해 중장기적으로는 가격이 반등할 수 있다”며 “여러 요인이 혼재돼 당분간은 시장이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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