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건조·강풍…산불 악조건 다 갖췄다
[KBS 대구] [앵커]
이번 의성 산불은 사흘 만에 무려 축구장 만 개가 넘는 면적의 산림을 초토화시켰습니다.
고온·건조한 날씨에 강한 바람까지 더해져 산불 피해를 키웠다는 분석입니다.
이지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형 산불이 발생한 의성 지역의 지난달 강수량은 4.8밀리미터에 그쳤습니다.
평년 22.6밀리미터의 20% 수준입니다.
바싹 마른 산림에 이례적으로 높은 기온, 강한 바람이 더해져 산불은 급속도로 확산했습니다.
보통 경사가 30도인 산림에서 초속 6미터의 바람이 불면 확산 속도는 26배 빨라집니다.
또 기온이 1.5도 상승하면 산불 위험은 8.6%, 2도 높아지면 13.5% 증가합니다.
의성 산불이 확산할 당시 최대 순간 풍속은 초속 17.9미터, 낮 최고 기온은 25도로, 평년보다 10도 이상 높았습니다.
기압·지형 영향으로 생긴 강한 서풍으로 불씨가 날아다니는 '비화 현상'도 곳곳에 불을 내며 진화 작업을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이병두/국립산림과학원 산림재난·연구부장 : "이렇게 열이 올라가 버리면 나무 윗부분을 태우는 수관화가 발생하기 쉽다는 거예요. 나무 윗부분까지 불에 타버리면 불씨가 날아다니겠죠. 의성 지역은 또 소나무 숲도 많고요."]
기상 악조건이 모두 맞물리면서 의성 산불은 단 3일 만에 대형 산불로 규모가 커졌습니다.
이번 산불은 성묘객 실화로 추정되는 상황.
실수로 산불을 낸 경우도 관련법에 따라 처벌할 수 있지만 대부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습니다.
[문현철/한국재난관리학회 부회장 : "산불을 끄는 비용, 행정 낭비, 산림이 훼손돼서 복원되는 비용, 그거 수백억이거든요. 상징적으로라도 손해배상청구를 해야지 이것이 산불 예방이 돼요."]
의성군 특별사법경찰은 산불이 진화되는 대로 실화자를 입건하기로 했지만, 이미 발생한 대형 산불 피해 수습에 앞으로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백창민/그래픽:김지현
이지은 기자 (eas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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