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가득한 병원까지…이스라엘, 하마스 지도부 제거 목표로 무차별 공격

박지영 2025. 3. 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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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병원 공습까지 마다 않고 맹공을 퍼붓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지도부를 제거해 조직 자체를 무너뜨리겠다는 게 목표인데, 민간인 피해까지 불사한 사실상의 무차별 공습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AP통신은 23일(현지시간) "이스라엘방위군(IDF)이 이날 가자지구 칸유니스 나세르 병원을 공습해 하마스 정치국 지도자 이스마일 바르훔을 살해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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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전 뒤 가자지구 사망자 5만명 넘어
민간인 피해도 하마스 탓으로 돌려
하마스 정치국 19명 중 11명 암살
23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칸유니스 나세르 병원 공습으로 사망한 남성 주위에서 가족과 친척들이 오열하고 있다. 칸유니스=AP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병원 공습까지 마다 않고 맹공을 퍼붓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지도부를 제거해 조직 자체를 무너뜨리겠다는 게 목표인데, 민간인 피해까지 불사한 사실상의 무차별 공습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AP통신은 23일(현지시간) "이스라엘방위군(IDF)이 이날 가자지구 칸유니스 나세르 병원을 공습해 하마스 정치국 지도자 이스마일 바르훔을 살해했다"고 전했다. 하마스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던 바르훔이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인정했다. 지난 1월 발효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1단계 휴전은 지난 1일 종료됐다. 양측 간 이견으로 2단계 휴전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고, 이스라엘은 지난 18일 공격을 재개하며 사실상 휴전을 파기했다.

이스라엘의 공격은 하마스 지도부에 집중되고 있다. IDF는 전날 하마스 정치국 간부인 살라 알바르다윌을 공습해 제거했다. 18일엔 하마드 내무부 수장인 마무드 아부 왓파를 비롯한 간부 5명이 공습으로 사망했다. 영국 가디언은 "정치국은 하마스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데, 2021년 선출된 정치국 지도자 19명 중 11명이 전쟁 발발 이후 살해됐다"고 보도했다.

23일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서 구조대원들이 이스라엘군의 표적 공격을 받아 파손된 나세르 병원 병실을 점검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나세르 병원을 폭격해 하마스 정치국 지도자 이스마일 바르훔이 사망했다. 칸유니스=AP 뉴시스

문제는 하마스 간부 제거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는 민간인 피해를 개의치 않고 있다는 점이다. IDF는 민간인 피해 문제가 제기되자 "바르훔이 있던 외과 병동만을 정밀하게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날 외과 병동엔 민간인 부상자들이 밀려든 상황이었고, 이번 공습으로 바르훔을 포함한 5명이 숨졌다. 정밀 타격이라고 했지만 민간인 피해가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이스라엘 측은 "민간인들이 사망한 건 주민들이 밀집한 지역을 거점으로 삼고 있는 하마스 때문"이라는 다소 황당한 해명까지 내놓고 있다.

한편 이번 전쟁에 따른 가자지구의 사망자가 5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2023년 10월 개전 이후 집계된 사망자는 5만21명이고, 이 중 673명은 이달 18일 이스라엘의 공습 재개 이후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다. 전체 사망자 가운데 1만5,613명이 어린이였으며, 이 중 872명은 1세 미만인 것으로 파악됐다.

사실상 휴전을 파기한 이스라엘 행보를 향해 국제사회의 반응은 여전히 엇갈린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23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끔찍한 인명 피해를 입히는 적대 행위를 재개한 데 대해 강력히 반대한다"며 "새로운 전쟁으로 양측 모두 손해를 볼 것"이라고 규탄했다. 반면 이스라엘 우방인 미국은 "하마스가 인질을 석방해야 한다"며 이스라엘 지지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 국무부는 23일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의 통화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강조했다"고 전했다.

박지영 기자 jy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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