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예 남녀가 싸우라고 판을 깔아준 ‘지볶행’의 타산지석[서병기 연예톡톡]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ENA·SBS Plus ‘지지고 볶는 여행’은 ‘나는 솔로’의 특이한 스핀오프다. 연애 프로그램은 ‘하트시그널’처럼 남녀가 만나면서 만들어지는 설렘 포인트가 관전포인트였다. 하지만 점점 자극성 도파민 분비 쪽으로도 발전했다.
‘지볶행’은 아예 ‘연프’에 나온 남녀를 함께 여행을 보내면서 싸움을 하라고 판을 깔아주는 막장 예능이다. 그러면서 10약조중 “한 지붕 아래 한 방을 쓴다”는 룰을 숙지시킨다. 싸우게 하고 한 방에서 잠을 자게 하는 것에서도 제작진의 의도가 읽혀진다.
‘지지고, 볶고, 속 끓이며 사는 것이 사랑과 인생’이라는 콘셉트로 역대 ‘솔로나라’에서 가장 핫했던 출연자들이 재회해 ‘지지고, 볶고, 속 끓이는 여행’을 떠나는 모습을 담는다.
‘나솔사계’에서 ‘으르렁 케미’를 선보였던 9기 옥순-남자 4호, ‘나는 솔로’ 22기 영수와 영숙이 단체로 체코 프라하 여행을 갔다. 또 10기 정숙과 영수는 오키나와 여행중이다.
‘지볶행’은 여행중 서로 싸우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지만, 어떻게 하면 좋은 남녀관계와 소통을 맺을 수 있는지의 포인트도 제공해준다. 이른바 ‘타산지석’이다. 남녀가 이런 점들을 결혼전에 잘 파악하고 결혼 해야 결혼후에도 ‘이혼숙려캠프’에 안갈 수 있다.
22기 영수와 영숙은 서로가 가진 장점에도 불구하고, 기분 좋은 여행이 되는 것 같지는 않다. 무엇이 문제일까.
22기 영수는 모든 걸 준비해온다. 그런데 “투 머치”다. 5박 7일의 일정을 위해 무려 세 개의 대형 캐리어를 끌고 왔는데, 그 안에는 즉석밥부터 꼬막장, 조미김, 통조림햄, 얼음틀, 수저 세트 등 편의점을 통째로 털어온 듯한 물품들이 담겨 있었다. 영수는 준비물도 과도하고, 그에 대한 설명도 과하다. TMI가 많다는 얘기다. 너무 자세히 말하면 상대가 영수의 말을 입력하지 않는다.
22기 영숙은 남자에게 계속 시킨다. 같이 하려고 하지 않는다. 여행은 역할을 분담해 하나씩 만들어 가는 재미와 성취로 완성된다.
영수가 준비해온 유심칩 속도가 늦어 택시를 못잡고 있자, 영숙은 “추워서 감기 걸리겠다”며 빨리 로밍으로 바꾸라고 채근만 한다. 자신이 로밍할 생각은 안하고 있다.
숙소에 들어와서도, 거리에 나와 구경하고 장을 볼 때도 거의 모든 일은 영수의 몫이었다. 영수는 점점 ‘하인’이 돼가고 있다. 영숙은 영수에게 일을 시키지만 말고, 자신이 직접 맡아 해결하는 모습도 보여야 한다.
9기 옥순-남자 4호는 더욱 살벌하다. 9기 옥순이 남자 4호와 여행하기 싫은 티를 노골적으로 낸다. 터지기 일보 직전이다. 9 기 옥순은 트레킹 투어를 제안한 남자 4호를 향해 “나 운동화 없는데, 혼자 갔다 올래?”라며 날선 표정을 짓는다. 남자 4호도 참는 데 한계가 왔다.
9기 옥순은 자신의 취미인 카페 투어를 하고, 펍에 들어갔다. 이때 한 현지인 남성이 9기 옥순에게 말을 걸었고, 9기 옥순은 그와 열띤 대화를 나눴다. 반면 남자 4호는 묵묵히 음식만 먹었다. 9기 옥순은 “이 사람(남자 4호)과 얘기하기 싫으니까 ‘잘 됐다’는 생각에 계속 (현지인과) 떠들었다”고 밝혔고, 남자 4호는 “분위기가 편치 않았다. 혼자 전전긍긍했다”고 털어놨다.
9기 옥순은 한마디도 질 생각이 없다. 사실 이길 필요가 없는 것까지 조목조목 따진다. 프라하의 카를교가 아무리 아름답고 관광이 좋다고 해도 남자 4호의 “집에 가고싶다”는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만하다.
9기 옥순은 팩트와 취향을 엄격하게 구분한다. 서로 가고 싶은 곳이 다르면 등가교환을 하자고 한다. 말 붙이기가 무섭다. 그게 옥순의 기본 성격이라면 남자 4호도 열만 받을 게 아니라, 9기 옥순의 스타일에 어느 정도는 맞추어줄 필요가 있다. 포괄적으로 얘기하기보다는 구체적으로 얘기해 9기 옥순이 따지는 논리의 모순에 휘말릴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오키나와 여행중인 10기 정숙과 영수는 좀 더 시간이 지나면 이견과 갈등의 양상이 더 뚜렷하게 떠오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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