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안철수·유승민·한동훈, 만나자" 4자 회동 제안

곽우신 2025. 3. 2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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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개혁안 반대 분명히 밝히며 '정책 연대' 시사... 민주당 대선주자에게도 손짓

[곽우신 기자]

▲ 국민연금법 개정안 관련 기자회견하는 이준석 의원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연금법 개정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다. 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대표, 한동훈 전 대표와 연금 문제를 놓고 머리를 맞대길 희망한다."

이준석 개혁신당 국회의원이 "용기 있는 정치인의 연대를 제안한다"라며 여권의 잠재적 대선 주자들을 호명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당 대표 등 공개적으로 이번 연금개혁안 반대 뜻을 분명히 밝힌 이들의 이름을 부른 것이다. '국민연금' 의제를 함께 논의하자는 제안이다. "이미 안철수 의원 측과 한동훈 대표 측에는 구체적으로 이 사안에 대해 기자회견문을 포함한 사항을 전달한 바 있다"라며 "유승민 대표 측에도 저희가 연락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1일 기자회견 당시 이준석 의원은 다른 여권 대선주자와의 정책 연대 가능성에 대해 거리를 뒀다(관련 기사: 이준석 "최상목, 연금개혁안 거부권 행사해야"). 그러나 "주말 내내 고심하다가 불현듯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께서 '외계인이 쳐들어오면 한국과 일본도 손을 맞잡고 싸워야 한다'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라며 태도를 선회했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국민연금 개혁안에 대한 비판 여론이 고조되는 가운데, 조기 대통령 선거 정국에서 의제 주도권을 놓치지 않고 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준석 "계주와 다른 계원들 신뢰 무너져... 젊은 계원들 반발"

이준석 의원은 24일 오전 국회의사당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마이크를 잡고 "우리 정치권에 정당과 정파, 세대와 지역을 뛰어넘어 누가 용기 있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의제가 생겼다"라며 "바로 연금 야합을 정상으로 되돌리고, 올바른 개혁을 실현하는 일"이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일각에서는 18년 만에 모수 조정에 합의했으니 일단은 그대로 따르라고 강요하지만, 그 '일단'이 앞으로 10년이 될지, 20년이 될지, 아예 영영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 분노하는 목소리가 높다"라며 "신연금과 구연금의 분리부터 세대별 코호트 구성까지, 구조 개혁을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는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지만, 그것에 수반되는 조세 부담을 유권자에게 말할 용기가 없어서 미래 세대에게서 '풀 대출'을 당겨 부담을 늘리는 야합을 한 것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 의원은 "강제로 곗돈을 넣으라는데 지금 넣는 곗돈과 앞 순번의 기성세대가 타갈 곗돈을 생각해 보면 숫자가 안 맞는다"라며 "계주가 정부라도 젊은 세대가 '우리는 못 받는다'라는 인식을 갖는 한 국민연금에 대한 저항은 커질 수밖에 없다"라고 비유했다. "계주와 다른 계원들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상황 속에서 '계가 무너지면 안 된다'라는 당위만 반복하니 젊은 계원들이 반발하는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그는 <춘향전>의 '금준미주는 천인혈이요, 옥반가효는 만성고라' 대목을 활용해 "'더 내고 더 받는다'는 허울 좋은 합의 속에서, '더 받는다'는 금으로 된 잔에 담긴 술은 기성세대의 것이고, '더 낸다'며 천 명의 사람이 흘릴 피는 이제 갓 유치원에 다니고 있을 젊은 세대의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18년 만의 합의라며 자화자찬하는 노랫소리가 높아지는 곳에 젊은 세대의 한숨과 원성이 높아질 것"이라고도 꼬집었다.

입장 선회한 이준석 "언제 어디든 달려가겠다... 응답 기다리겠다"
▲ 국민연금법 개정안 관련 기자회견하는 이준석 의원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연금법 개정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 의원은 "개혁신당은 당론으로 이번 국민연금법 개정안에 반대 표결을 했지만, 세 석에 불과한 우리의 외침만으로는 이 야합의 덩어리진 관성을 이겨낼 수가 없었다"라며 "주말 간에 비슷한 생각을 하는 분들이 입장을 밝혀주셔서 희망의 싹이 보인다"라고 말했다. "미래 세대의 중요한 문제가 다른 정치 담론에 묻히지 않도록, 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한동훈 전 대표와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자리를 제안한다"라며 "의제는 연금개혁이고, 격식은 중요하지 않다"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새벽 시간이든 늦은 밤이든 상관없다. 언제 어디든 달려가겠다"라며 "일단 만날 수 있는 분들만 먼저 만나 뵈어도 좋다. 오늘이라도 뵙고 머리를 맞댈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응답을 호소했다. "전화 주시라. 응답을 기다리겠다"라며 "열거된 세 분 외에도 민주당의 대선주자들도 함께해주시길 기원하며 기다리겠다"라고 준비한 기자회견문 낭독을 마쳤다.

이후 기자들과 만난 이 의원은 지난 21일 기자회견 당시에 정책 연대 가능성을 낮게 밝혔던 데 대해 "반사적으로 거리감을 느끼는 분들이 있었다"라면서도 "주말 간의 상황을 보니 젊은 세대가 이 상황에 대해서 분노하는 정도가 (상당했다)"라고 답했다.

"정치인들 간에 이견을 내려놓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뜻을 합쳤으면 좋겠다"라며 "특히 거대 양당의 대다수가 야합을 한 상황 속에서, 지금 과거에 조금 이견이 있었던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고양이 손이라도 같이 맞잡고 지금 이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해서 협력해야 되는 상황"이라고도 강조했다. "각자의 당에서의 역할도 있겠지만 지금 이 문제가 대선을 앞두고 주요 의제에서 빠지지 않도록 끌고 나가는 동력이 중요하다"라는 이야기였다.

그는 "소위 '사법적 슈퍼 위크'라고 하는 이번 주를 앞두고 발표된 것은 의도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자칫 '허업'에 가까운 이런 사법적 논란 속에서 매우 중차대한 연금 문제가 묻힐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비상한 위기 의식을 가지고 이런 제안을 하게 되었다"라고 부연했다.

특히 "민주당에 계신 대선 주자들은 아직까지 입장을 밝히신 분을 제가 인지하지 못했지만, 또 여기에 대해 입장을 밝히시는 분들이 있다면, 이거는 당파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일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그는 전날 있었던 '더 나은 연금개혁을 요구하는 국회의원' 모임의 기자회견에 대해서도 "참여하라는 제안이 왔지만, 이게 소위 말하는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사람'이 껴 있으면 다른 의원들의 참여가 확대되기 어렵다는 의견이 있어서 우리 천하람 의원과 이주영 의원이 참여하되 저는 거기서 같이 발언대에 서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관련기사: '더 내고 더 받자' 연금개혁안에 반기 든 3040 국회의원들). "아마 그 모임과의 연대는 굉장히 강하게 지속될 것"이라며 소위 '투 트랙' 전략으로 접근할 구상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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