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김민재 없는 요르단전, 홍명보호의 남은 카드

이준목 2025. 3. 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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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승부될 요르단전... 부상리스크 극복 위한 전략 필요

[이준목 기자]

 20일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7차전 대한민국과 오만의 경기. 손흥민이 코너킥을 준비하고 있다.
ⓒ 연합뉴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홍명보호'가 북중미월드컵 진출의 최대 분수령이 될 요르단과의 홈경기를 앞두고 있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5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요르단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8차전을 치른다.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홍명보호는 지난 20일 오만과 3차 예선 7차전에서 답답한 경기 끝에 1-1 무승부에 그쳤다.

이번 2연전을 모두 잡고 조기에 월드컵 본선행 확정을 노렸던 대표팀은 남은 경기에 대한 부담이 커지게 됐다. 현재 대표팀은 4승 3무(승점 15)로 여전히 B조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2위권인 요르단-이라크(이상 승점12)에 불과 승점 3점차로 쫓기고 있는 상황이다.

3차예선에서 조 1~2위까지 월드컵 본선에 직행한다. 한국의 월드컵 본선 조기 확정을 위한 최상의 시나리오는, 다음 경기에서 한국이 요르단을 잡고, 팔레스타인이 이라크를 잡아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의 승점은 18점으로 요르단-이라크와의 승점차를 6점으로 벌려서 남은 2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최소 2위를 확정할 수 있다.

반면 최악의 시나리오는 한국이 요르단에게 패하고, 이라크가 팔레스타인을 잡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요르단-이라크의 승점이 모두 15점으로 같아져서 골득실을 따져 한국이 3위까지 밀려날 수도 있다. 6월로 예정된 이라크(원정)-쿠웨이트(홈)와의 남은 9·10차전에 대한 부담도 크게 높아져서 막판까지 가시밭길이 불가피하다.

한국은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로 다음 상대인 요르단(23위)보다 높으며 상대 전적에서도 4승 3무 1패로 우세를 점하고 있다. 유일한 1패가 바로 지난 2024년 2월 6일 카타르 AFC 아시안컵 4강전에서 클린스만호를 상대로 0-2의 완패를 안기며 한국의 우승 도전을 좌절시킨 경기였다. 하지만 같은 해 11월 14일 열린 월드컵 3차예선 3차전 요르단 원정 경기에서는 홍명보호가 이재성과 오현규의 연속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하며 설욕에 성공했다.

한국은 요르단을 상대로 거둔 4승 중 3승이 한골 차 신승이었고, 3골 이상 다득점한 경기는 한번도 없었다. 한국이 전력보다 다소 앞선다고 해서 요르단을 반드시 이긴다고 장담할 정도로 쉬운 상대는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요르단 역시 한국전을 잡아야만 월드컵 직행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필사적으로 나올 전망이다. 요르단이 한국전에서 무승부나 패배할 경우, 현재 골득실 차로 요르단을 추격 중인 이라크가 다음 경기에서 팔레스타인을 잡으면 순위가 뒤집히기 때문이다. 팔레스타인은 3차예선에서 아직까지 한 번도 이기지 못하고 3무 4패(승점 3)로 B조 최하위(6위)에 그치고 있다. 이라크는 지난해 10월 3차전에서 팔레스타인에 1-0으로 승리한 바 있다.

요르단에서 경계대상 1호 선수는 프랑스 리그 스타드 렌에서 활약중인 윙어 무사 알타마리가 꼽힌다. 아시아 정상급의 드리블과 왼발슈팅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알타마리는, 한국이 지난해 아시안컵 4강전에서 요르단에 완패했을 당시에도 홀로 1골 1도움을 올리며 한국 수비를 무너뜨린 주역이었다.

알타마리는 한국이 승리했던 지난 3차예선 3차전에서는 부상으로 출전 명단에 들지못했다. 하지만 지난 21일 열린 팔레스타인과의 7차전에서 골을 터뜨리며 3-1 완승을 이끌었으며, 이번 한국전에도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역시 아시안컵 한국전에서 2경기 연속 득점을 올렸던 야잔 알나이마트(알 아라비) 역시 위협적인 선수로 꼽힌다. 센터백 야잔 알아랍(FC서울)은 요르단 수비의 핵심이다. 현재 K리그에서 주전 센터백으로 활약하며 한국 선수들의 특성을 잘알고 있는데다 최근 3경기 연속 클린시트를 이끌었을 만큼 절정의 수비력을 과시하고 있다.

부상병동 대표팀, 손흥민이 중요한 이유

현재 홍명보호의 최대 고민은 요르단의 전력보다도, 오히려 내부에 있다. 대표팀은 소집 전부터 부상병동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수비의 핵 김민재가 부상으로 대표팀 차출이 불발된 데 이어, 소집 이후에도 정승현·이강인·백승호 등 부상 선수들이 계속해서 속출했다. 골키퍼 조현우는 소속팀 경기에서 당한 부상으로 안면 보호용 마스크를 쓰고 오만전에 출장해야 했다. 오랜 부상에서 겨우 회복된 황인범은 이번 대표팀에 소집은 됐지만 오만전에서는 끝내 결장하며 컨디션에 물음표가 붙고 있다.

부상도 많았지만, 홍명보호만의 전술적 색깔과 완성도가 좀처럼 보이지 않다는 것도 걱정거리다. 지난해 이후 4개월 만에 다시 소집된 대표팀은 다수의 선수들이 컨디션 난조와 경기력 저하를 드러내며 조직력에 큰 문제를 나타냈다.

홍명보 감독은 부상을 당한 이강인·정승현·백승호의 소집해제를 결정하면서 대체 선수를 보강하지 않았다. 특히 지난 오만전에서 볼배급과 경기운영에 큰 약점을 드러낸 중원 운용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일단 요르단전에서는 황인범이 주전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하지만 현재 황인범의 컨디션과 체력이 과연 풀타임을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올라왔는지는 미지수다. 홍명보 감독은 황인범의 소속팀으로부터 출전시간 조절에 대한 요청을 받았다고 밝히며 기용방식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 모습이다. 유사시 멀티플레이어 원두재(코르파칸) 역시 중원와 수비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자원이다.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홍명보호가 여전히 승리를 기대하는 이유는, 역시 손흥민이 건재하기 때문이다. 33세의 베테랑이 된 손흥민은 A매치 132경기에서 51골을 기록하며 한국대표팀 역대 최다득점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1위 차범근(58골)과는 이제 불과 7골 차이다. 북중미월드컵 예선에서도 7골 2도움(2.3차 합산)을 기록하며 팀내 최다 공격포인트 1위를 기록중이다.

하지만 지난 오만전에서는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공격포인트 달성에 실패했다. 이강인이 이탈한 지금 손흥민의 전술적 중요성은 더욱 높아졌다. 최근 소속팀에서 경기력 저하에 대한 비판을 계속 받고 있는 손흥민이지만, 대표팀에서 그의 비중은 여전히 독보적이다.

손흥민은 월드컵 예선 동안 오만전 결승골, 쿠웨이트전 PK골, 팔레스타인전 동점골 등 팀이 고전하고 있던 상황에서도 경기 흐름을 바꾸는 '크랙' 역할을 여러 차례 해낸 바 있다. 한편으로 오만전 선제골의 주인공 황희찬을 비롯해, 양현준과 양민혁, 배준호 등 젊은 선수들이 손흥민에게 집중된 부담을 얼마나 덜어줄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손흥민은 지난해 요르단 원정에서는 부상으로 아쉽게 빠지며 동료들과 함께 승리의 기쁨을 누리지 못했다. 손흥민에게 이번 요르단전은 홈에서 2024년 아시안컵의 아픔을 설욕할 기회이자, 대표팀의 북중미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일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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