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 불만 폭발했다? KBO 향한 박민우 작심발언…"우리가 얘기해도 전혀 반영되지 않아" [광주 현장]

유준상 기자 2025. 3. 24. 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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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1회초 NC 박민우가 우중간 2루타를 날린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광주,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선수들의 불만이 계속 쌓이는 모양새다. 박민우(NC 다이노스)가 한국야구위원회(KBO)를 향해 작심 발언했다.

박민우는 23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2차전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하던 중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 피치클락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올해 KBO리그는 큰 변화를 맞았다. 우선 ABS가 하향 조정됐다. 존의 크기에는 변화가 없고 전체가 아래로 이동하는 형태였다. KBO는 지난해 12월 "실행위원회는 2025시즌부터 적용할 존 설정에 대해 논의해왔고, 상단과 하단 모두 0.6% 포인트(신장 180cm의 선수의 경우 약 1cm) 하향 조정해 상단 55.75%, 하단 27.04%를 적용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6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청백전 경기, 더그아웃 위에 피치클락이 설치되어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두 번째 변화는 지난해 시범 운영된 피치클락이 정식 도입됐다는 것이다. 타석 간 간격은 33초, 투수의 투구 간격은 주자 없을 시 20초, 주자 있을 시에는 25초다. 타자는 타석당 타임 아웃을 최대 2회 요청 할 수 있다. 다만 KBO는 투수판 이탈에 대해서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다양한 전략 활용을 유도하고, 자연스러운 경기 흐름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KBO는 지난 1월 24일 2025 시즌 주요 규정, 규칙 변경사항을 담은 안내자료를 10개 구단 선수단에 배포했다. 선수단과 리그 및 구단 관계자들이 올해부터 변경되는 사항을 사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자료를 준비했다는 게 KBO의 설명이었다. 또한 KBO는 피치클락이 원활하게 리그에 안착할 수 있도록 10개 구단 스프링캠프 장소에서 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KBO는 지난달 각 구단의 2차 스프링캠프가 진행되고 있던 일본 오키나와, 미야자키, 대만 가오슝에 심판 및 기록위원을 파견했다. 각 구단 코칭스태프와 선수, 프런트가 신규 도입 및 변경 규정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숙지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25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구장에서 열리는 SSG 랜더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연습경기, KBO 심판진들이 삼성 훈련장을 방문해 투구 판정을 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하지만 박민우의 생각은 달랐다. 시범경기를 통해 적응할 시간이 부족했고, 시범경기 개막 이전의 과정도 만족스럽지 않았다는 것이다.

박민우는 "ABS 같은 경우 지난해 경험해봤고, 높낮이에 좀 변동이 있지 않나. 그런데 이걸 맨날 얘기해봤자 솔직히 안 바뀐다. ABS는 별로 말하고 싶지도 않다"며 "피치클락 같은 경우 아쉬움이 있다. 시범경기 (10경기 중) 8경기를 뛰었고, (우천과 강설로) 나머지 2경기가 취소됐다. 다 뛰지도 못하고 뭔가를 제대로 경험하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다고 해서 캠프에서 디테일하게 알려주신 것도 아니다. 사실 이런 부분이 좀 아쉽다. 선수가 적응하고 적립할 시기를 주지도 않고 '그냥 이렇게 할 거야'라고 하는 것 같다"며 "선수들이 뭐라고 얘기해도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미디어데이', 10개 구단 대표 선수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박민우는 미디어데이 개최 장소와 시기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최근 김광현(SSG 랜더스)을 비롯해 구자욱(삼성 라이온즈), 나성범(KIA) 등 몇몇 선수가 인터뷰를 통해 미디어데이 개최 시기 또는 장소에 대해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미디어데이 개최 시기를 조금 앞당겼으면 하는 게 선수들의 바람이다. 또한 서울이 아닌 비수도권에서 행사가 진행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박민우는 "(구)자욱이도 그렇고 선수들이 얘기한 건데, 왜 미디어데이는 서울에서만 해야 하나. 올스타전은 돌아가면서 하지 않나. 이번에 미디어데이가 서울에서 열렸으면 다음에는 대전이나 대구, 부산, 창원에서 할 수도 있지 않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박민우는 "정규시즌 개막 이틀 전에 미디어데이를 하면 왔다갔다 해야 한다. 그날(20일) 팀 훈련이 있었는데, 연습도 하지 못했다. (미디어데이 참가를 위해) 서울에 갔다가 다시 창원으로 왔고, 광주로 온 것이다. 가뜩이나 우린 지방 팀이라서 1년 이동 거리도 많다. 지방 팀들도 배려해 주셨으면 한다"며 "팬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KBO의 모습이 너무 좋지만, 선수들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여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얘기했다.

더 나아가 프로야구선수협의 역할에 대해서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선수협에서 우리 팀 이사를 맡고 있지만, KBO가 선수협을 정말 선수협으로 인정하고,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며 "이전 회장이었던 (김)현수 형도 그렇고 (양)의지 형도 지금부터라도 선수들이 해보자는 의지가 있었고, 이번에 미디어데이를 앞두고 선수들이 회의를 하면서 회장인 (양)현종이 형이 의욕을 보였다. 선수들이 무조건 원하는 것만 얻고자 하는 게 아니다. 미래의 프로 선수들을 위해 우리가 더 희생하자는 의미다. 선수협이 좀 더 힘이 생길 수 있도록 바뀌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23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4회초 2사 1,2루 NC 박민우가 2타점 3루타를 날리고 있다. 광주, 김한준 기자

사진=광주, 김한준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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