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대오’ 흔들린 의대생들 “제적당하면 책임질 건가”
지난주 등록·복학 마감 시한을 맞았던 5개 의대에서 예상보다 많은 복귀 신청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번 주부터 다음 달 초까지 ‘복귀 데드라인’을 맞이하는 다른 35개 의대 사이에선 학생 복귀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23일 교육계에 따르면 건양대·인제대 의대는 24일 복학 및 등록 신청을 마감한다. 서울대·이화여대·부산대·동국대는 27일, 경희대·경상국립대·인하대·전남대·조선대·충남대·강원대·가톨릭대는 28일이 마감일이다. 비수도권의 한 대학 총장은 “학내에서 강성파는 사실 소수라서 한 번 흐름이 바뀌면 대부분 수업에 참여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1학기 등록 복학 신청을 한 학생이 늘어난다고 해도 수업 정상화로 이어질 지는 의문이란 시각도 있었다. 수도권 대학의 한 부총장은 “등록해 제적만 면하겠다는 학생들은 또 수업을 거부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의대생들은 아직 다수가 등록·복학 절차를 망설이고 있지만, 지난해보다는 복귀를 택하는 이들이 많은 분위기라고 전했다. 지난주 복학을 신청한 의대생 A씨는 “1년 투쟁했으면 할 만큼 했다. 전공의들은 (수련병원을 사직해도) 의사 면허로 일할 수 있지만, 학생들은 의대생 지위마저 잃게 될 수 있다”며 “제적당하면 누가 책임질 것도 아니면서 복학을 왜 막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의대생 B씨는 “부모님께서 ‘너만 유급당하고 손해 보는 일 생긴다’며 등록을 권했고 나도 (이대로는) ‘인생을 낭비한다’는 생각이 들어 등록을 택했다”고 했다.
의사 온라인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엔 투쟁 방식, 요구안을 재설정하자는 취지의 글이 잇따라 ‘인기글’에 올랐다. 한 의대생은 “휴학이나 수업 거부는 수단이지, 목표가 돼선 안 된다”고 적었다. 다른 의대생은 게시글에 “무작정 눕자(휴학하자)는 의견은 말이 안 된다…요구안을 분명히 하고 최대한 협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썼다.
강성파 의대생들은 ‘단일 대오 유지’를 호소하고 있다. 22일 건양대 의대 학생 비대위원장은 긴급 간담회를 열어 “우리의 휴학은 적법하다”며 휴학 투쟁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23일 교육부는 고려대 의대생들이 온라인 대화방에서 등록금 ‘미납 실명 인증’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복학 신청자를 압박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연세대·경북대에서도 고대와 유사한 ‘미등록 인증 릴레이’가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는 언론에 “‘절반 복귀’는 사실 관계가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은 상태로 보인다”며 실제 복귀율은 최대 15%라고 주장했다.
남수현·최민지·이보람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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