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약 부족했던 조선시대 지방 치료 도맡았던 ‘시골의사’ 있었다

강혜란 2025. 3. 24.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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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仁)에 입각한 조선 의료체계가 허준박물관 20주년 전시에서 조명된다. [연합뉴스]

조선시대 의관을 선발할 땐 의과(醫科) 시험을 치렀다. 합격하면 왕실 및 조정 관원들의 진료와 의서 편찬 등을 담당하는 전의감에서 일할 수 있었다. 자질이 뛰어나거나 천거를 받으면 왕실 전속 의료기관인 내의원에서 일했다. 세종 때는 젊은 인재에게 봉급을 주며 의학 서적을 학습시키는 의서습독관(醫書習讀官) 제도가 도입됐다. 조선에서 의학은 유교 사회의 덕목인 인(仁)을 의술로서 실천하는 것이었다. 서애 유성룡(1542~1607) 같은 학자들이 『침경요결』 같은 의료서적을 종종 펴낸 이유다.

조선시대 의료 체계를 돌아보고 다양한 유의(儒醫·유교에 통달한 의사)와 의관들의 활동을 엿볼 수 있는 전시가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허준박물관에서 지난 21일 개막했다. 박물관 설립 20주년 기념 ‘조선의 의사들, 인(仁)을 실천하다’ 특별전이다. 구암 허준(1537~1615)이 집필한 『동의보감』 『신찬벽온방』(보물) 등 박물관 소장품과 한독의약박물관 등에서 대여한 유물 등 105점을 선보인다.

침을 보관하던 은제 침통. [사진 허준박물관]

전시는 조선시대 의료인 육성·관리가 어떻게 이뤄졌나에 초점을 맞춰 책자·공문서 등을 소개한다. 수도 한양에 비해 의원과 약을 구하기 어려웠던 지방에서 의료환경 개선에 힘썼던 유의들의 활약상도 조명한다. 대표적으로 경북 상주 존애원은 임진왜란 직후인 1599년 상주 지역 사족·선비들이 설립한 우리나라 첫 민간 의료기관이다.

침을 보관하던 침통, 시신을 검시할 때 쓴 사각유척(놋쇠로 만든 사각 기둥 모양 자) 등 의료 유물도 만날 수 있다. 김충배 허준박물관장은 “비록 과학지식이 부족하던 시대지만 인의 정신 덕에 사회가 지탱했다는 점을 새삼 되새기게 된다”고 말했다. 전시는 9월 7일까지.

강혜란 문화선임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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